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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즈워스 순방으로 국면 변화? '글쎄'
외교소식통 "천안함은 지나간 문제 아니다"
2010년 09월 12일 (일) 16:36:50 이광길 기자 gklee68@tongilnews.com

"(제재에서 대화로의) 국면 변화 가능성은 적다."

12일 오후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방한하는 가운데, 고위 외교소식통은 '제재.압박이 전면에 있는 현 국면이 변화될 가능성'에 대해 질문을 받고 이같이 일축했다.

최근 우다웨이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들고왔던 방북결과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결과도 '새로운 것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제재 해제를 내걸었던 북한측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또 "(북한에서 새로운 게 나오지 않았다면) 우리보고 새로운 것 양보해서 나가라는 것인데 정치적 여건 때문에 그럴 수는 없다"는 게 이 정부의 입장인 까닭이다.

그는 최근 남측이 민간이나 적십자 차원의 소규모 쌀지원에 대해 긍정적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나, 북측이 대승호를 돌려보내고 '이산 상봉' 적십자실무접촉을 제안한 것 등에 대해서는 "전보다 나아질 기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은 "모두 인도적 분야의 작은, 제한적 움직임"으로 정책변화까지 연계시켜 확대할 만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 몇 가지 유화조치들이 있었다고 하여, "천안함 사건은 우리에게 지나간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천안함 문제 외에도, 지금 6자회담이 열려봐야 이로울 게 없다는 판단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6자회담이 열리면 '제재-대화를 병행할 수 없다'는 북한의 목소리가 힘을 받게 되면서 '제재 유지를 주장하는 이들이 몰릴 수 있다'는 점, 천안함 대응과정에서 형성된 '편가르기'가 해소되지 않은 채 회담에 나서봐야 북한에 이용만 당한다는 우려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6자회담 재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미.중이 남북 모두에 관계개선을 촉구하고 북한이 이에 호응하면서, 공이 한국에 넘어오는 듯한 모양새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우리 때문에 6자회담이 열리지 않는다는 비난을 듣기는 싫다(당국자)"는 것이다.

다만 한 외교부 당국자는 "북.미가 사전에 어떤 얘기가 있더라도 어차피 미국은 우리가 동의해야 북한과 대화한다는 기조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편안해 할 때까지 미국은 기다려줄 것'이라는 인식이다.

한편,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대니얼 러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보좌관과 함께 12일 늦게 방한할 예정이다.

그는 서울에 대기중인 성김 국무부 북핵특사와 합류해 13일 오전 현인택 통일부 장관 예방, 오후 2시 신각수 외교부 장관 대행 예방에 이어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을 만난 뒤 14일 도쿄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