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이슈는 서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삼팔선은 삼팔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걷다 넘어지고 마는

미팔군 병사의 군화에도 있고

당신이 가다 부닥치고야 마는

입산금지의 붉은 팻말에도 있다

가까이는

수상하면 다시 보고 의심나면 짖어대는

네 이웃집 강아지의 주둥이에도 있고

멀리는

그 입에 물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죄 안 짓고 혼줄 나는 억울한 넋들에도 있다

삼팔선은 삼팔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 김남주 시인의 <3.8선은 3.8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에서

 

김남주 시인의 시구처럼 3.8선은 3.8선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분단된 민족 곳곳에 분단의 흔적과 상처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 민족은 분단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통일을 민족과제로 설정하고 있고, 온 국민이 통일을 위해 노력해야 할 사명을 띠고 있다.

통일이라는 이슈가 너무나 거대한 담론이기 때문에 지역에서 통일사업과 활동을 하는데 에는 약간의 어려움이 따랐다. 만나는 시민들 중에서는 통일이라는 이슈는 서울 사람들이나 나서서 할 일이지, 지방 사람들은 대세를 따라 가면 되는 걸로 인식하거나, 지역과 통일문제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묻는 분들도 있었다. 경험적으로 많은 통일관련 사업들이 서울에서 하는 행사의 참가자를 모집하거나 서울과 동일한 행사에 대한 지방행사로 진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두근두근6.15를 개편하면서 대전의 통일 이슈를 발견하고, 글로 적어 낸다는 게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과 두려움도 있었다. 매달 통일 이슈를 찾아내는 것이 편집위원회 입장에서는 여간 머리 아픈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한달 한달 정기시험을 치는 수험생 마냥 이슈를 찾아냈다.

 

2013년 대전! 통일 이슈?

<2013.03>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랐다?

<2013.04>과거(?)있는 충남도청사, 어떻게 활용할까?

<2013.05>“중소기업에게 개성공단은 마지막 희망이었지만 현재는 절망”-에스엔지 정기섭 대표 인터뷰

<2013.06>대전광역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에 대하여

<2013.07>정전 60주년에 산내학살을 다시 생각한다.

<2013.10>시간의 시급성을 갖는 이산가족 문제

<2013.11>재가동한 개성공단지금은!-에스엔지 정기섭 대표 인터뷰

 

올 한해 찾아낸 통일 이슈들이다.

 

올 봄 남북 간 극단으로 치달았던 상황에 앞서 대전 상공에서 발생한 굉음은 시민들의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히 그 굉음은 소닉붐으로 밝혀졌으나, 소닉붐조차 전투기가 음속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응축된 에너지가 갑자기 방출되면서 내는 폭발음이기 때문에 군사적 긴장상태와 전혀 상관없는 일만은 아니었다. 유난히 매년 비슷한 시기에 대전 상공에서 소닉붐 현상이 발생하니 시민들의 마음이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극단으로 치닫던 남북관계는 결국 개성공단 잠정 중단으로 이어졌고, 대전에서도 개성공단에 진출한 기업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여 해당 기업 대표를 인터뷰하기에 이르렀다. 5월호에 진행된 (<2013.05>“중소기업에게 개성공단은 마지막 희망이었지만 현재는 절망”-에스엔지 정기섭 대표 인터뷰)가 바로 그것이다. 남과 북의 경제협력의 상징으로만 알고 있었던 개성공단 사업이 우리 지역의 기업들도 진출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개성공단 사업이 남북경제협력 뿐 아니라 우리 지역의 경제와도 조금이나마 관련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행히 개성공단은 중단166일만에 재가동되었고, ()에스엔지 정기섭 대표를 6개월만에 다시 찾아 개성공단 재가동 상황을 들어보기도 했다.(<2013.11>재가동한 개성공단지금은!-에스엔지 정기섭 대표 인터뷰) 그리고 개성공단 재가동과 더불어 3년 만에 어렵사리 남북이산가족상봉이 합의되었지만, 상봉일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연기되어 이산가족 상봉 당사자 뿐 아니라 많은 국민들로부터 안타까움을 자아냈는데, 이 일을 계기로 우리지역을 포함한 이산가족 실태에 대한 이슈를 알아보기도 했다.(<2013.10>시간의 시급성을 갖는 이산가족 문제)

6.15공동선언 발표 기념일이 있는 6월 호에서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를 분석해 보았다.(<2013.06>대전광역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에 대하여’) 대전광역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가 2008620일 공포되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2008년을 마지막으로 민족공동행사는 성사되지 못했고, 조례 또한 전혀 활용되지 못했다. 더군다나 당시 제정된 조례는 남북관계가 개선이 된다하더라도 기금마련의무조항이 없어 조례를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어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충남도청과 산내학살 사건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2013.04>과거(?)있는 충남도청사, 어떻게 활용할까?)(<2013.07>정전 60주년에 산내학살을 다시 생각한다.) 이 두가지 이슈는 모두 한국전쟁과 관련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대전지역은 한국전쟁 당시 임시수도였고, 충남도청사는 한국전쟁 당시 임시 중앙청으로 사용되었고, 산내지역에서는 군경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자행된 곳이었다. 우리 대전 곳곳에 전쟁의 상처가 있다는 사실이 가슴 아팠다.

 

일년 동안 대전! 통일 이슈?’를 준비하면서 이슈를 찾아내고, 연구하고, 집필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 대전지역에 대한 공부도 많이 했고, 관심과 애정도 깊어졌다. 뿐만 아니라 거대하고, 멀게만 인식되었던 통일문제가 지역과의 연관성을 찾으며 통일문제에 한 발작 더 다가갈 수 있었다. 지역의 이슈, 그것도 통일 이슈를 발굴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과정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을 거치면서 시나브로 축적되는 성과들이 발견되어 편집위원회에서는 2014년에도 지속하기로 하였다.

 

2014대전! 통일 이슈?’ 에도 많은 관심과 애정을 바라고, 함께 발굴해볼만한 이슈가 있다면 편집위원회로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