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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인택 통일 내정, MB식 대북정책 본격화 의지
남북관계 '외교적 접근법' 심화... 남북관계 불안정성 높아져
2009년 01월 19일 (월) 17:08:48 박현범 기자 cooldog893@tongilnews.com

이명박 정부의 새 통일부 장관에 현 정부 외교안보정책의 '터'를 닦았던 현인택(55) 고려대 교수가 내정됨에 따라 향후 대북정책은 'MB코드' 경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현 내정자의 입각은 집권 2년차를 맞은 이명박 정부가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등장으로 인한 한반도 정세 변화와 대북정책에 대한 국내 비판여론에 상관없이 종전의 기조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보여, 남북관계의 불안정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통일부 정책자문위원과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민간위원을 맡고 있는 현 내정자는 대선 때 외교안보자문그룹을 이끌었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도 외교통일안보분과 위원으로 좌장 역할을 하며 이명박 정부 외교안보통일정책의 틀을 잡았다. 북한이 극렬하게 반발하고 있는 '비핵.개방.3000' 구상도 현 내정자의 작품인 셈.

북한은 물론 국내 반발여론에도 불구 '상생.공영'이라는 모자를 씌우면서까지 '비핵.개방.3000' 카드를 버리지 않았던 이 대통령이 이 카드를 만든 장본인과 손발을 맞추게 된 것이다.

제주 출신의 현 내정자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국제정치학 박사 과정을 거친 인물로 '북한통'이 아닌 한.미관계와 안보분야를 전문으로 한 국제정치학자다.

이런 배경에서 대통령 후보시절과 인수위에서 외교안보통일 정책의 핵심적 역할을 했던 현 내정자는 당초 정부 조각에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외교통상부장관 후보로 거론됐었다.

때문에 현 교수가 이번 개각에서 외교부가 아닌 통일부 장관에 내정된 것은 통일부 폐지론에서도 확인됐던 남북관계에 대한 현 정부의 '외교적 접근법'이 집권 2년차로 'MB식 정국운영'을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과 미사일방어체계(MD) 참여론자로 알려진 현 내정자가 남북관계를 총괄하는 수장에 오르는 것도 '분란의 불씨'다. 지난해 이맘때 인수위는 PSI에 정식으로 참여하는 것을 검토해 논란이 인 바 있다.

북한이 대남 '전면대결태세 진입'을 선언한 지난 18일 인민군 성명에서 문제 삼은 북방한계선(NLL) 문제와 관련해서도 현 내정자는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었다.

현 내정자는 2004년 NLL 사태와 관련해 한 일간지에 쓴 글에서 "더 중요한 문제의 핵심은 북한의 행태이고 이에 대해 정부가 왜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라고 지적, NLL 문제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요직을 지내 정부.여당 매파들의 끊임없는 견제를 받았던 '색깔없는 김하중 체제'가 마감되고 'MB코드' 맞춤형인 '현인택 체제'가 들어섬에 따라 집권 2년차 남북관계는 더욱 요동칠 전망이다.

당장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의 진통도 예상된다. 18일자 국정원장과 경찰청장 내정부터 이 대통령의 '측근', '코드' 인사라는 비판과 함께 대통령과 고향이 같은  TK(대구.경북)인사, 서울시장 당시 인맥이라는 'S(서울시)라인 인사'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 내정자는 대선 후보 시절부터 대통령과 코드를 맞춰온 '코드 인사'라는 점과 이른바 '고소영 내각'에 속하는 고려대 인맥이라는 점이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상태론 개성공단을 확대해도 정부 부담만 커진다. 기업이 이윤을 못 내니 국민 세금만 들어간다"며 "그런 면에서 이 당선자의 (한강 하구에 남북 경제협력지구를 조성하는) ‘나들섬’ 구상이 훨씬 창의적이다"고 말한 바 있어 개성공단 추진 의지가 약한 점이 짐이 될 소지가 있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새 통일부 장관에 현인택 고려대 교수가 내정된 것에 대해 "'비핵개방 3000'의 설계자로 알려진 현인택 교수가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된 것은 남북관계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 내정자 프로필

△제주일고 졸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졸 △고려대 대학원 정치학 석사 △미국 UCLA 정치학 박사 △사회과학원 연구위원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현 고려대 정경대학 정치외교학과 교수 △미국평화연구소(USIP) 초빙교수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통일안보분과위원회 자문위원 △현 통일부 정책자문위원(통일정책분과) △현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민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