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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브로프 "北, 6자회담 복귀 의사 없다"
"상황이 참 어렵다.. 관련국 감정적 대응 말아야"
2009년 04월 24일 (금) 23:24:04 이광길 기자 http://onecorea615.cafe24.com/xe/tongilnews/mailto.html?mail=gklee68@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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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밤 외교부 청사에서 한.러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이 열렸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1박2일간의 방북을 마치고 24일 오후 서울에 온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오늘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측은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였으며 6자회담이 더 이상 필요없게 되었다는 우리(북한)의 입장에 유의하였다"는 이날 오후 북 외무성 대변인 대답을 확인한 셈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상황은 참 어렵다"고 토로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 친서까지 들고 방북했으나,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만나지 못하고 빈 손으로 내려온 데 대한 소회로 비쳤다. 그러나 그는 "관련국들이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냉정하게 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일본에서와 같이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빌미로 군사적 대응을 주장한다던가,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식의 발언이 나와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다.

나아가 그는 "우리의 공동 목표는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게 필요한 조건을 마련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9.19공동성명에 나온 원칙을 재확인할 준비가 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9.19공동성명에 나와 있는 의무를 모든 관련국들이 실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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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내외신 기자들이 몰렸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특히 "구실을 갖고 자기들의 의무를 피하면 안 된다"며, '2.13합의'와 10.3합의' 등에 명시된 중유보상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한.일을 겨냥해 직설적으로 불평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는 "제재는 건설적이지 않다"며 유엔안보리 논의과정에서 제재 결의에 반대했던 러시아의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거듭 확인했으며, 지난 14일 채택된 유엔안보리 의장성명도 제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우리측이 협조를 요청한 '북 억류 현대아산 직원 문제'에 대해서는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어야 된다"면서도 "인도주의적 문제와 6자회담 재개 문제를 서로 연계하면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납치문제 미해결'을 빌미로 6자회담 진전에 제동을 거는 일본의 전철을 밟을까 우려한 것이다.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과 관련, 이날 밤에 기자실을 찾은 외교부 당국자는 "라브로프 장관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나라들에 대해 불평한 것은 그런 장애들이 제거되면 6자회담 재개 분위기가 만들어질수도 있지 않느냐는 것"이며 "그런 희망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개성 억류자 문제와 6자회담 재개를 연계하지 말라'고 한 데 대해, 이 당국자는 "(우리가) 걱정하는 것 알고 해결됐으면 좋겠는데 그 문제로 인해 6자회담 같은 중요한 것을 뒤로 물리면 안된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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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8시에 한.러 외무장관 회담이 열렸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이날 한.러 외무장관의 공동기자회견은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별관에서 오후 8시35분께 시작됐다.

40여분간 계속된 이날 회견 중 라브로프 장관은 한국 기자들이 러시아 기자들에 비해 질문을 너무 많이 한다고 불평하거나 회견 중간에 생방송에 들어간 한 방송사에 제동을 거는 등 자유분방한 스타일로 한국기자들에게 '문화적 충격'을 안겼다.

이에 앞서 오후 8시에 열렸던 한.러 외무장관 회담과 관련,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과정에서 이루어진 한.러간 긴밀한 협의과정을 평가"하고 "안보리 결의 1718호 및 의장성명 이행과정에서도 협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양측이 '4.14 북 외무성 성명'에 대해 우려했으며 북한의 조속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