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평화 통일 골든벨에 참가하고.

김은희

 

제2회 대전 평화통일 골든벨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배진호, 김은희 씨. (오른쪽이 김은희 씨)10.4 선언 5주년. 내가 대학에 입학한지도 5년. 2007년 10월에는 수능을 앞둔 고3 수험생이었는데 지금은 어엿한 아가씨가 되어 있는 나를 보면 세월의 빠름도 인생의 무상함도 물 흐르듯 흘러가는 듯하다.

2007년 10.4 선언이 나왔을 때, ‘진짜 통일이 되려나?’라는 마음 보다는 ‘이 문제가 수능에 나올까?’가 나의 관심사였다. 이런 기억을 갖고 있는 나에게 세월이 지나도 10.4선언은 그지 와 닿지 않는 하나의 기념일이었다. 그러다 문득 ‘공부한번 해볼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함께 참가한 선배님에게 같이 하자 이야기 했다. 그렇게 시작된 공부.

추석 연휴가 길게 껴있어서 책을 각자 읽기로 했다. ‘냉전의 추억’. 사실 내 또래 학생들에겐 지금이 정전이라는 것도, 분단이라는 것도 잘 이해되지 않는다. 그저 땅을 갈라 싸우는 ‘돈놀이’라고 느낄 뿐이다. 분단으로 인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울고 있는지, 죽어가고 있는지. 그러나 이 분단을 이용해 일부 세력들은 자신의 탐욕과 재산을 축적하고 있는지.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알지 못했던, 그리고 교과서에서도 알려주지 않았던, 기득권들이 우리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은 일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알게 되었다. 그 일들이 얼마나 황당하고 어이없는지는 일일이 이야기 하지 않겠으나 그 억장이 무너지는 이야기는 한반도에서 우리들이 살아왔던 그 시간만큼 쌓여있을 것이다.

사족이지만 나의 외할머니도 개성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때 남으로 내려와 이제껏 고향땅을 밟아보지 못한 우리 할머니의 꿈은 고향에 가보는 것이었다. ‘내가 돈 많이 벌어서 데려다 줄게.’라고 했던 약속을 나는 지키지 못하고, 할머니는 끝을 기다리고 계신다.

그냥 어느 누군가의 길이 아니라 내 가족의 일인 ‘분단의 슬픔’. 슬픔을 걷어낼 수 있을 때. 그때가 하루 빨리 오길 바라며. 비록 골든벨이 아닌 1등에 그쳤지만 이번 통일 골든벨에 참가하면서 다시 한 번 지금의 상황, 그리고 앞으로 서로에 대해 열심히 공부해서 그날이 오는 날. 북의 동포들을 얼싸안고 이렇게 말하고 싶다. ‘만나고 싶었습니다. 이제는 잘 살아봅시다. 앞으로는 헤어지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