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는 현실을 극복한 미래를 희망한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전본부 이대식 공동대표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본부장)

   

가진 자들에게 현실은 살만할테고, 지켜야 할 기득권이 많으니 그들에게 미래의 희망은 현실을 유지하는 것일 것입니다.

가진 것이 별로 없고, 그래서 자신의 노동력을 팔지 않으면 자신과 가족의 생존권을 지키기조차 어려운 노동자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은 현실을 극복한 새로운 세상일 것입니다.

역사와 사회의 창조자인 노동자들은 현실에서는 주인으로서의 권리는커녕, 자본과 권력에 의해 고용위협과 임금착취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조금의 차이는 있다 해도 고용과 임금 등의 노동조건을 조금이라도 개선하는 것도 어려울 뿐 아니라, 이미 만들어놓은 노동조건조차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때로는 목숨까지 걸어야하는 절박한 현실이 바로 한국 노동자들이 살아가는 현실입니다.

그나마 노동조합이 임금투쟁에서 일정정도 임금인상을 쟁취했어도 교육과 의료, 연금 등 복지시스템이 취약한 한국사회에서는 자본과 정권에게 세금이나 의료비, 교육비로 고스란히 다시 빼앗기고 있는 참담한 현실이 한국사회입니다. 그러나 노동조합에 조직되어있지 못하는 90%가까운 노동자들은 저임금에 장시간 노동으로 노골적인 착취에 놓여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노동자들은 이러한 정치경제적 억압구조뿐만 아니라 분단으로 인해 더욱 가중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정치적 권리에서 소외되고 경제적으로 착취당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분단체제를 법적으로 고착화 시키는 국가보안법으로 그나마 쟁취한 노동권마저 보장받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을 종북이니, 빨갱이니 하며 매도하고, 노동자들과 노동조합 활동을 국가보안법으로 옭아매고 있는 것은 분단이라는 특수한 한국사회에서만의 문제입니다. 실제 노동자들의 단체행동은 90%이상이 경제투쟁이고 생존권투쟁임에도 수많은 노동자들과 노동자들의 단체행동을 공안문제로 다루고, 국가보안법으로 구속, 탄압까지 하고 있습니다. 분단은 노동자들의 민주적 권리를 박탈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분단은 전쟁위기 조성으로 노동자들에게 쓰게 되면 당장에 비정규직도 정규직화하고, 무상의료, 무상교육 등 복지를 실현할 수 있는 막대한 국가예산을 미국에 퍼주기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과 가족들을 전쟁으로 인한 공포에 빠지게 하여 민주적 권리를 박탈하는 이유로 삼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아직 쓰지도 않은 5338억원이 있는데도 미국에게 9200억원 퍼주기한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공공부문 비정규직에 대한 고용승계를 명문화한 보호지침마저도 위반한 수자원공사의 집단해고에서도 알 수 있듯이, 최저임금을 간신히 넘기는 비정규노동자들 10여명을 해고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도대체 비정규노동자 10여명의 연봉을 모두 합쳐서 얼마나 되겠습니까? 자국민인 노동자들을 하루 아침에 실업자로 만들어버려도 자국의 이익으로 주둔한 주한미군에겐 그들이 요구하는대로 퍼주기하는 말도 안되는 현실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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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집단해고된 10명의 수자원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매일 중식집회 장면>


더욱 심각한 것은 순식간에 전쟁의 잿더미로 사라질 전쟁위기가 상시적으로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3월에 예정된 키리졸브 훈련, 독수리훈련으로 국지전 얘기가 심상치 않게 언론에 나오고 있는 상황을 보면서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을 전쟁공포로 새해를 맞이 하고 있습니다. 한국 현대사에서 전쟁위기는 선거를 앞둔 권력자들이 줄 곧 써왔던 방식이며, 그 방식에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은 공포에 눌려 자신들의 권리가 억압되는 것을 묵인해왔다는 것입니다. 분단은 바로 평화의 문제이며 민주의 문제입니다.

민주주의 없이 노동의 권리가 없다는 것은 876월 항쟁으로 민주주의가 일정 승리했을 때 7,8,9노동자 대투쟁을 통해 민주노조 운동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에서 민주주의가 후퇴 되자 노동자들과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탄압이 폭력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노동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동자들이 사회 민주화 투쟁에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민주와 분단극복의 문제는 함께 연동되어 있는 문제입니다. 분단으로 인해 민주주의는 탄압받고 있으며, 평화가 위협받고 있으며, 노동의 권리가 박탈되고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노동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동자들은 분단극복, 통일로 나서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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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희망을 갖고 살아갈 통일되고, 민주화된 세상을 꿈꾸는 필자(가운데)>


노동자에게 한국사회의 현실은 새로운 사회로의 희망이 없다면 견디기 힘든 현실입니다.

새로운 사회에 대한 희망은 노동자들에겐 가혹한 지금의 현실을 바꾸는 것에 있습니다.

분단을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실현시키기 위한 투쟁은 노동자가 희망을 현실로 만드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투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