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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남북교류 아니면 활로가 없는 상황"
<창간 11주년 특별대담> 강원도 민관 파트너 정성헌 vs 최문순
2011년 10월 31일 (월) 01:19:26 통일뉴스 tongil@tongilnews.com
대담 : 정성헌 DMZ평화생명동산 이사장
         최문순 강원도 지사
사회 :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
정리 : 김치관 통일뉴스 편집국장


   
▲ 정성헌 DMZ평화생명동산 이사장과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통일뉴스 창간 11주년 기념 특별대담이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의 사회로 진행됐다. [사진 - 민족21 백운종 기자]
춘천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70년대 암울한 유신독재시대를 ‘타는 목마름으로’ 함께 헤쳐왔던 정성헌(65) DMZ평화생명동산 이사장과 최문순(55) 강원도 지사는 이제 남북 접경지대에서 평화를 가꾸는 민관 파트너로 뛰고 있다.

지난 24일 강원도청에서 진행된 통일뉴스 창간 11주년 특별대담에서 최문순 지사는 “처음에는 접적지역으로 부르다가 지금은 접경지역으로 부르다가 저는 지금 평화지역으로 부르라고 한다”고 말했다.

남과 북으로 나뉘어 있는 강원도는 인천광역시와 경기도와 더불어 북한과 이웃한 이른바 ‘접경지역’이지만 최 지사는 이를 ‘평화지역’으로 부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민들의 의식에 대해서도 “오히려 갈라져 있기 때문에 북한하고 통일되면 제일 큰 이득을 보고 지금은 그 것 아니면 활로가 없는 상황이라는 것까지 인식하는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진단했다.

민간 차원의 남북교류에 앞장서온 정성헌 이사장도 “직접적인 피해를 많이 보는 곳이고 따라서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제일 좋은 도가 된다는 믿음은 의외로 강하다”면서 “변화에 대한 욕구는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4.27 도지사 보궐선거에서 접경지역인 강원도 북부지역에서 최 지사에게 표가 더 많이 나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최문순 지사는 남북교류와 협력에 있어서 “정경분리와 민관분리가 돼야 한다”면서 특히 “금강산과 같은 것은 투트랙(two-track)을 꼭 만들어 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금강 관광과 ‘제2 개성공단’ 등을 실현시켜 돌발 상황이 한쪽에서 발생하더라도 다른 한쪽은 안정적으로 교류가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성헌 이사장은 “현대아산이 한 외금강과 해금강 관광은 즐기기 위주의 관광”이라며 "경원선 길을 복원해서 하는 내금강 관광은 보다 더 역사적이고 생태적이고 가치지향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한 "북쪽에도 DMZ평화생명동산을 만들기 위해 지뢰제거 사업부터 국제운동으로 시작할 수 있다”며 “DMZ를 접경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유네스코와 강원도와 함께 추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최 지사는 5.24조치에 대해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실효성이 거의 없다... 실질적으로 거의 유명무실한 상태가 돼 있다"며 "5.24조치는 뭐 굳이 풀고 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체면이 상하니까. 그냥 (북한에) 가게 하면 된다"고 색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또한 "최소한의 교류도 안하고 있으니까 우발적인 충돌이 일어나도 제어할 방법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지난 9월 말 GTI (광역두만강개발계획) 총회를 강원도에서 개최한 최 지사는 "대륙과, 러시아.중국.몽골과 교류하는 것이 돈이 된다"며 "물류와 철도를 깔아 관광객을 이리 끌어들이고, 동해안을 따라서 가스관도 끌어들이고 이런 것들이 강원도한테는 사활적 이해가 지금 걸려있는 사안"이라면서 '대륙 이니셔티브'를 제창했다.

정성헌 이사장은 우리 내부의 진보.보수 등을 아우르는 내부통일과, 남과 북의 소통일, 그리고 남과 북은 물론 미.중.일.러 등에 거주하고 있는 우리 동포들까지를 포괄하는 ‘코리안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대통일이라는 3가지 통일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 내부평화와 남과 북의 평화,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서의 '참평화'를 3대 평화로 내걸 것을 제안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해 최 지사는 "평화라는 것이 우리 민족에게 득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되고 그런 의식이 확대될 수 있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평화 올림픽'을 강조하고 남북 단일팀 구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DMZ 60주년'이 되는 내년에 전체 철책의 3분의1을 담당하고 있는 상징적인 지역인 철원에 그런 걸 만들어서 내년 DMZ 60주년에는 한번 사고의 틀을 깨는 것을 기획해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철원에 인제 DMZ평화생명동산,이나 고성 DMZ박물관처럼 평화를 가꾸는 거점을 마련하고 싶다는 것이다.

정성헌 이사장의 오랜 남북교류의 경험에서 우러나는 실천적이면서도 깊이있는 통찰과 실질적 행정력을 발휘할 수 있는 최문순 지사의 의욕적이고 거시적인 구상이 손발을 맞추어 나가면 지금 일시적으로 가로막힌 강원도의 남북교류가 조만간 가장 모범적인 민관협력 체계로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최 지사는 "민이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것을 뒷받침하고 보장해주면 된다"고 말했고, 정 이사장은 "그러면 민은 관하고 다 협의를 한다. 진짜 다 협의한다. 그렇게 안 하니까 협의를 안 하고 그러는 거지. 그렇게만 하면 오히려 귀찮을 정도로 관에 와서 상의한다"고 화답했다.

다음은 24일 오후 4시 45분부터 강원도 춘천시 소재 강원도청 통상상담실에서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의 사회로 진행한 통일뉴스 창간 11주년 기념 특별대담 내용이다.

“우린 감자바위 저기는 물강원도라 한다”

   
▲ 특별대담은 24일 오후 강원도청 통상상담실에서 진행됐다. [사진 - 민족21 백운종 기자]
□ 사회 : 오늘 두 분 만나서 반갑다. 오늘 대담 취지의 하나는 저희 통일뉴스가 10월 말일이 창간 11주년이다. 이번에는 오프라인 상에서는 민족일보와 조용수 50주기라서 행사를 갖는다. 민족일보가 민족언론의 길을 걸어왔고, 통일뉴스도 같은 흐름에 있기 때문에 ‘민족일보의 얼을 이어받겠다’는 행사를 4년 전에 한 적이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번 11주년 행사를 할 예정이다.

또 하나는 강원도가 접경지역인데 이전에는 안보지역이라 했지만 최근에는 금강산 길이 트이면서 민족화해와 협력의 지역이 됐다. 그래서 강원도와 관련해 대담을 갖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이전에는 아무래도 관 주도로 사업들을 해왔는데, 이제는 민과 관이 같이 하는 그런 사업들이 많아졌다. 강원도는 두 분이 민과 관에서 함께 민족화해의 입장에서 남북교류사업을 모범적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두 분을 모셨다.

먼저 두 분은 고향이 강원도로 안다. 지금은 민과 관의 입장에서 강원도에서 일을 하고 계신데, 언제부터 아는 관계였고, 특히 최 지사 취임 이후 어떤 교유를 하고 계시는지?

■ 최문순 도지사 : 정 이사장은 오늘날 저를 이렇게 만든 분이다. 옛날 고등학교 졸업하고 고대 학생회장 하다 문제가 돼 춘천에 내려와 계셨다. 그 당시에는 학생회장이 경복고, 경기고 같은 서울 명문 고등학교에서만 했는데, 춘천 출신으로 하신 분은 드물었다. 나는 유신 때 고등학생이었는데 말하자면 ‘의식화’를 시킨 분이다. 그때 춘천에서 운동을 한 사람이 딱 40명 정도인데, 더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고 평생 이렇게 하고 있다.

   
▲ 정성헌 이사장은 춘천고 출신으로 카톨릭농민회와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등을 거쳐 인제군에 DMZ평화생명동산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 - 민족21 백운종 기자]
■ 정성헌 이사장 : 전혀 그렇지 않고, 올바른 생각을 갖고 잘 살자고 한 것이다.(웃음) 지금 연도는 기억이 안 나고 유신체제 시대 때인데, 진짜 암울할 때다. 유신독재 시절의 암울함을 사람들이 너무 쉽게 잊어버린 것 같은데, 그때 만난 사이이기 때문에 진짜 나라 걱정 많이 하고 민주주의 걱정을 많이 한 사이다. 김지하 시인의 ‘타는 목마름으로’가 나오던 유신독재의 암울한 시기에 만났으니까 무슨 대화가 오갔을 지는 뻔한 것이다.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내 고향은 춘천시 남산면인데, 최 지사 고향은 신남 증리, 아주 가까운 곳이고 다 농촌이다. 최 지사 고향이 춘천시내에 조금 가까울 뿐이고 우리는 강촌에서 2km 또 올라가는 곳이다. 다 같은 시골 사람이다.

내가 지금 걱정하는 것은 최 지사가 자기 시간을 확보하면서 구상을 잘하고 좀 되돌아보고 해야 하는데, 만나는 시간이 세분될 정도로 바빠서 걱정이다. 자기 시간을 갖고 쉬고 해야 하는데 힘들 것 같다.

■ 최 : 고2 때 유신이 일어났는데, 정 선배가 어쩔 수 없이 춘천에 내려와 있었다. 그 당시 고등학생은 지금과 달라 성인 같은 의식이 있었다. 선배도 춘천고 출신이고 저도 춘천고 출신인데, 일제시대 최초로 항일운동을 시작했던 상록회의 선배다. 그런 뿌리 깊은 의식이 있어서 고등학생인데도 시위를 하려고 했다.

그때 저는 고2고, 고3에 정재돈 형이 있었는데 나중에 카톨릭농민회를 했다. 그 위로 최열 선배가 있었고 또 그 위로 층층이 있고, 제일 위에 정성헌 선배가 있었다. 계보가 있다.

그 당시에도 박정희에 대한 저항이 있었지만 남북문제가 큰 축이었다. 울진.삼척 공비사건 같은 일이 맨날 있었다. 춘천 북쪽에는 삼팔선이 지나간다. 그 당시에는 군사도시고 긴장이 높았다.

정 선배는 그 후에도 여전히 카톨릭농민회,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이렇게 거쳐서 최종적으로 남북문제를 하러 최전방에 와 계신다. 북한이 못 쳐들어오게 몸으로 막고 계신다.(웃음)

   
▲ 춘천고 출신인 최문순 지사는 MBC 사장과 민주당 국회의원을 거쳐 올해 4.27 재보궐선거에서 강원지사로 당선됐다. [사진 - 민족21 백운종 기자]
저도 그걸 여전히 이어받아서 여기 와서 처음에 선거 나올 때 당선될 거라 생각 안 해서 ‘사람들 변화나 시키자’ 해서 제2 개성공단을 걸고 나왔다. 말리는 사람들이 제일 큰 이유가 “천안함 때문에 거기는 못 나간다”는 것이었다. 저는 어차피 이래 지나 저래 지나 생각했다.

□ 강원도가 남북 강원도로 나뉘어진 유일한 곳인데, 이런 상태에서 지방자치단체의 교류와 협력사업이 갖는 의미를 설명해달라.

■ 정 : 우리도 강원도라 하고 저기도 강원도라 한다. 여기도 강원일보가 있고 거기도 강원일보가 있다. 여기 강원일보는 거기 강원일보와 교류하기를 원한다. 물론 저기는 일간지는 아니지만.

그리고 별명도 우린 감자바위라고 조금 순박하고 어수룩한 것을 말하는데, 저기는 물강원도라고 한다. 북한 사람들이 강원도 출신 며느리를 제일 좋아한다. 말 잘 듣고 일 잘 한다고.(웃음) 비슷비슷하다.

그리고 인구도 거의 같다. 통계로 보면 저쪽이 10만 명쯤 더 많은 160만 명이다. 왜냐하면 과거에는 함경남도였던 원산하고 문천을 떼어 붙였기 때문이다. 면적은 우리가 조금 더 넓다.

남북이 갈라져 있기 때문에 하여튼 직접적으로 남북 분단의 영향을 제일 많이 받는 곳이 여기기 때문에 그것을 극복해야 된다는 것을 강원도 사람들도 표현이 적극적이지는 않은데, 속으로는 내가 보기에 제일 많다고 본다.

대개 오해들이 있는데 강원도 사람들은 선거 때, 접경지역이기 때문에 표성향이 어떻다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한 15,16년 전부터 그게 안 맞는 말인 것 같다. 최 지사 투표율도 자세히 보면 다르다. 북쪽에서 이겼다. 서울에서, 신문에서 자꾸 뭐라고 그러는데 가보면 그게 아니다. 오히려 상당히 적극적인 사람들이 많다. 전체적으로 변화에 대한 욕구는 많다.

‘아, 저 사람을 통해 변화할 수 있겠다’ 그러면 표가 그리로 가는데, 그게 없을 때는 오히려 ‘같은 값이면 여당 찍어주지’ 이렇게 되지만 ‘저 사람을 통해서 변화를 할 수 있겠다’ 하면 표가 그리로 간다. 작년 선거도 아마 그런 게 많이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

직접적인 피해를 많이 보는 곳이고 따라서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제일 좋은 도가 된다는 믿음은 의외로 강하다. 그래서 남북 강원도 교류협력사업은 통일에도 도움이 되지만 남북 강원도가 하나 되면 진짜 좋은 도가 된다는 믿음도 상당하다. 그 두 개가 합쳐졌다고 봐야 된다. 그것을 잘 받들어서 광역 지자체 차원에서 교류, 협력을 하면 통일에도 도움이 되고 강원도가 잘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접적지역, 접경지역, 평화지역

□ 강원도가 남북으로 이름을 같이 하면서 있으니까, 다른 광역도 보다 더 친화성이나 동질성이 많은 것 같다.

   
▲ 최 지사는 접경지역을 '평화지역'으로 부르도록 지침을 내렸다. [사진 - 민족21 백운종 기자]
■ 최 : 그것을 넘어서서 아마 통일을 유일하게 가장 원하는 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그 전까지는 처음에는 접적지역으로 부르다가 지금은 접경지역으로 부르다가 저는 지금 평화지역으로 부르라고 한다.

경기도와 인천이 있어서 행정용어를 함부로 바꾸지는 못하는데 정치적으로 평화지역으로 부르라고 지침을 내렸다.

오히려 갈라져 있기 때문에 북한하고 통일되면 제일 큰 이득을 보고 지금은 그 것 아니면 활로가 없는 상황이라는 것까지 인식하는 것 같다. 금강산 관광 이런 것 때문일 것이다.

다음으로 동해에서 물고기가 안 잡히는데, 명태와 오징어가 온난화 때문에 올라갔는데, 북한 해역에 중국 쌍끌이 어선이 1천 척이 와 있어서 거기서 다 잡아버리기 때문이다. 북한이 중국에 조업권을 팔아먹어 버렸다. 1천 척이 와서 싹쓸어 버리니까 물고기는 오르락내리락 하는데 올라가면 내려오지를 않는다. 그냥 없어져 버린다. 이런 것을 국회에서도 문제를 삼았고, 아주 생존의 문제가 돼 버렸다.

그리고 전방지역에 연평도 포사격하고 그러니까, 면회가 끊기고, 휴가를 안 나오고, 완전히 힘들어졌다.

우리가 선거에 이긴 곳이 철원.화천.인제.양구.고성 다섯 개 지역 중에서 세 군데를 이겼다. 그리고 철원하고 고성은 지긴 졌는데 옛날 차이보다는 바싹 따라 붙어서 2-3% 차이로 졌고, 양양.속초도 ‘아바이 마을’이라고 해서 실향민들이 많고 보수성이 엄청나게 높은데도 거기서도 이겼다.

□ 그런 변화를 어떻게 봐야 하나?

■ 최 : 통일이나 북한하고 같이 사는 것이 좋다는 걸 아는 것이다. 그 분들은 금강산 관광이 중단돼서 직접 피해자다.

■ 정 : 어업에 대한 지적은 상당히 중요한 것이다.

□ 전에 어느 책에 보니 동해안에서도 남북이 공동으로 합의한 기록이 있는 것 같다.

■ 최 : 공동으로 안 되고 있다. 북한이 배가 없다. 넘어온 것 보면 목선이 제일 큰 거다. 그리고 배가 없으니까 아주 황금어장이다. 중국이 와서 싹 쓸어간다.

■ 정 : 남북 강원도가 2000년에 남북 공동어로까지 합의를 봤는데, 저쪽에서 엄두를 못 내서 못한 건데, 그때 약속한 것 하도록 만드는 것이 최 지사의 중요한 임무 중의 하나다. 약속들은 다 됐다.

그래서 그때 북쪽 우리 상대한테 무지하게 화를 냈다. 도대체 헐값에 중국한테 어로권을 넘기고, 그때 우리 어선 폐선된 것 보내주고 계획이 다 있었는데.

내가 북에 대해서 화낸 것이 딱 두 개인데, 동해상 공동어로와 서한만의 석유다. 그건 공식적인 게 아니고 내가 북한 사람들만 만나면 늘 얘기했다. 거기 석유가 90년대 초 자료로 최하 30억 최대 120억 배럴이 있다고 외국 잡지에 나왔다. 여러 경로를 통해서 북한 사람들 만나면 남북이 공동개발하자 했는데, 그런데 덜렁 중국하고 2005년엔가 합의했다. 그것도 연말에. 그래서 나하고 이물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북한 측 인사에게 “이게 당신들이 이야기하는 우리 민족끼리냐”고 그랬다. 진짜 너무 아깝다.

■ 최 : 지금도 마그네사이트가 전 세계 매장량의 50%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전체 지하자원이 7천조 원 정도라고 한다. 다음으로 희토류가 있다는데 이것도 다 잘못하면...

마그네사이트를 이리로 가져오기 위해서 포철이 지금 강릉 옥계에 연구소가 들어와 있다. 나중에 문이 열리면 가져다가 제조해서 팔려고 한다. 마그네사이트가 왜 중요하냐 하면 차를 만드는데 철보다 가볍고 탄탄하기 때문에 그걸로 만들면 휘발유가 덜 쓰이고, 그래서 아주 중요한 소재다. 그런데 그걸 뺏겨버리면...

포철도 지금 박태준 회장의 유시로 김책제철소와 무산철광을 뺐기면 안 된다는 입장에서 민족기업으로서 하고 있는데, 북한이 저렇게 돌아가고 있으니까 아주 어떨 때는 초조하다.

■ 정 : 그건 우리 국민학교 때부터 배우던 철광이다. 무지하게 좋은 철광인데 그걸 헐값에 참...

□ 지금까지 남북 간 교류와 협력사업 중 가장 의미 있었던 것은 무엇이고, 이것을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보는지?

   
▲ 정 이사장은 북이 잘못하면 우리라도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 민족21 백운종 기자]
■ 정 : 답답한 얘기인데, 조금 전 최 지사가 철광, 마그네사이트 얘기를 했는데 그게 우리 현실이다.

나는 이런 얘기를 하는데, 남북이 잘 하고 4대 강국이 남북관계를 잘 이해하고 도와주면 100점짜리가 되는 거다. 물론 그건 현실적으로 안 된다. 안 되면 남북, 우리끼리 잘해야 한다. 그러면 한 80점짜리는 되고 통일로도 갈 수 있다. 아무리 주위에서 뭐라고 해도 우리끼리 하자고 하면 되는 거다.

문제는 그것도 아니니까, 북이 잘못하면 우리가 잘해야 하고, 우리가 잘못하면 북이라도 잘해야 한다. 작년에 북이 잘못했다. 복잡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연평도에서 사람 죽고 그랬으니까. 북이 잘못하면 여기서 잘해야 한다. 그런데 저기서 잘못하면 여기도 영향을 받아서, 그래서 40점짜리로 확 내려가 버린다.

내 생각으로는 지금은 60점짜리를 만들 단계다. 그럼 우리라도 잘하자. 쟤네들이 잘못하는데 우리라도 잘 하고, 그래서 저기도 잘하도록 끌어올려야 한다. 그 복안을 가지고 해야 남북문제가 풀리는 거지, 쟤네들 잘못하니까 우리도 이렇게 엄격한 상호주의를 하면 만날 40점짜리다.

남이 해결 안 해주고 결국 우리가 해야 하니까. 60점짜리를 만들어서 다시 80점짜리로 가게 하는 게 지금 우리들의 임무라고 보는데 그게 쉬운 건 아닌데 우리가 마음을 그렇게 먹어야 한다.

정치라는 게 마음에 안 드는 사람과 같이하는 게 정치 아니냐. 지금 여야도 맘에 안 들어도 같이 하듯이 저기도 마음에 안 들더라도 같이 해야 한다. 그런 노력은 우리가 해야 한다고 본다. 저쪽이 그런 걸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렇게 여유롭지 않다고 본다. 그러니까 우리가 다 해야 하는데, 그걸 어려운 말로 포용정책이니 햇볕정책이니 하는데, 그런 말 안 써도 이치가 그런 것 아닌가. 그걸 해야 하는데 참 답답하다.

그래서 그 생각하면 남북 강원도가 좀 잘 한 게 있기는 있는데 그렇게 큰 의미가 없다. 다시 40점짜리로 돌아와 버리니까, 한심하기도 하고.

되살려서 생각해보면 만나서 진실된 대화가 꽤 많이 됐었다. 그런 얘기를 하더라. “평양에서 남북 강원도 협력사업을 제일 모범적이라고 본다”고 했다. 왜 그러냐니까, “우린 서로 믿지 않습니까” 말한다. 신뢰라고 얘기했는데, 우리가 생각해도 가장 아마 믿음으로 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이뤄진 게 꽤 많은 데, 두 가지 예를 들고 싶다. 안변 남대천의 연어 부화장은 해마다 새끼연어가 500만 마리씩 생산돼서 계속 태평양을 거쳐 다시 북한으로 돌아오고 있으니까 훌륭한 일을 한 것 같다.

또 소나무 솔잎혹파리 방제사업해서 사실 북에서는 평양 주변, 평안북도까지 다 해주기 바라는데 금강산만 한 게 아니라 6,500만평 이상을 했다. 우리 강원도 사람들이 이해하는 게, 금강산 솔잎혹파리를 잘 방제해야 설악산 소나무까지 건강하게 된다고 같이 생각이 되는 거다. 크게 보면 한 권역이다. 이것은 퍼주기가 아니고 금강산 소나무를 잘 살리면 우리 설악산 소나무 살리는 것이니까. 한 권이니까. 그 두 가지는 잘한 것 같고 북도 성의껏은 했다고 본다.

또 하나의 과제가 북강원도 내금강에 DMZ평화생명동산을 만드는 것이다. 1998년부터 남북 DMZ(삭제) 평화구상을 시작해 2000년에 북측에 제안했는데, UNDP(유엔개발처)에서도 같이 하자고 여러 차례 찾아왔고 2001년 <조선일보> 연감에서도 가장 좋은 제안이라고 엄청나게 좋게 썼다. 그렇지만 결국 우리만 먼저 인제에서 DMZ평화생명동산을 시작하게 됐다.

내년에 다시 북측에도 제안할 생각인데, 북쪽에도 DMZ평화생명동산을 만들기 위해 지뢰제거 사업부터 국제운동으로 시작할 수 있다. DMZ를 접경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유네스코와 강원도와 함께 추진하려고 한다.

그리고 북한의 아이스하키 대표선수단이라든지, 태권도 시범단 방문, 평창동계올림픽을 공식적으로 지지한다고도 했다.

여담인데 아마 최지사가 MBC 사장일 때 일 것이다. 아이스하키 북한 선수단이 육로로 오면 속초시민들이 모여서 속초에서 큰 환영식을 해주고 또 강릉에서 해주고 시합은 춘천에서 하기로 했다. 그런데 갑자기 오기 이틀 전인가 연락이 도청으로 와서 그리로 못 온다는 거다. 김포 비행장으로 온다고.

알고 봤더니 너무 좋게 되면 마가 끼더라. 김정일 위원장이 좋아하는 경기가 아이스하키와 농구다. 아이스하키팀이 겨울에 이리로 온다고 하니까 “야, 걔네들 그리로 가다 사고 나면 어떻게 하냐. 안전하게 비행기로 가라” 특별히 관심을 표명하니까 이리로 오기로 한 게 갑자기 바뀌었다. 여기서는 환영회 준비 다 해놨다가 김정일 위원장이 한 말씀 하는 바람에 그냥... 아까운 일인데, 대표선수들이 와서 시합을 했다. 저쪽도 약속을 지키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경원선 복원, 내금강 관광은 ‘평화중심’ 가치로

   
▲ 선후배 사이인 정 이사장과 최 지사는 지자체 차원의 민관협력의 새로운 모범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 - 민족21 백운종 기자]
□ 최 지사는 도지사뿐만 아니라 국회의원과 MBC 사장으로도 일해 왔는데 연관해서 예를 들어달라.

■ 최 : 정경분리와 민관분리가 돼야 한다. 확고한 원칙으로 서로 간에 룰이 정해져 있어야 한다.

금강산과 같은 것은 투트랙(two-track)을 꼭 만들어 놔야 한다. 금강산도 앞으로는 지금 오르내리는 코스와 다른 코스를 하나 더 우리가 개발해야 이런 무슨 사건이 한쪽에서 나더라도 다른 쪽에서는 계속할 수 있다. 개성공단도 이쪽에 있고, 또 다른데 하나 있어야, 이게 닫더라도 다른 쪽은 유지될 수 있다.

투트랙을 만들어 남북관계 안전판을 만들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금강산도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내금강으로 경원선을 복원하는 것이다. 서울에서 철원으로 해서 금강산으로 가는 것을 복원해야 한다.

MBC에 있을 때 비정치적인 것들 중에 남북 양쪽에서 동의해 크게 된 것들이 많았다. 뉴욕필 평양공연은 로린 마젤이 와서 그때 미국 국기가 북한 국기와 동시에 처음으로 평양에서 올라갔고, 미국 국가가 처음으로 평양에서 공연됐고, 북한의 국가가 MBC를 통해 전 세계에 퍼져나가 CNN 톱뉴스였다. 그 다음에 원래 미국에 답방을 가고, NHK도 가고 계속되기로 했는데 중단됐다.

또 하나 중단된 사업 중 아까운 게 손종도 목사 기념사업이다. 손종도 목사는 남북 양쪽에서 다 높이 추앙하는 분인데 김일성 주석의 은인이기도 하고, 류관순 열사의 스승이기도 하고, 또 그의 아들은 손원일 제독이라고 해군을 창설해서 대한민국 무공훈장을 타신 분이다. 양쪽에서 다 추앙하는 분이다. 김일성 회고록에 이분 이야기가 나오고 그래서 그쪽에서도 굉장히 높이 평가하고 이쪽에서도 높이 평가하는 분이다. 이분 기념사업회도 왔다갔다 하지 못하니까 흐지부지 됐고 지금 유명무실하다.

지금부터라도 해야 할 게 이런 비정치적이고 남북한이 동시에 합의할 수 있는 올림픽이다. 공동선수단 구성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좀 정치와 상관없이 진행됐으면 좋겠는데 이 모든 것이 다 한꺼번에 ‘all or nothing'으로 연계해서 한다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 중국과 대만도 그렇고 다른 나라들도 이렇게까지, 전쟁 때도 이렇게 하는 경우는 없다.

■ 정 : 현대아산이 한 외금강과 해금강 관광은 즐기기 위주의 관광이다. 경원선 길을 복원해서 하는 내금강 관광은 보다 더 역사적이고 생태적이고 가치지향적으로 해보고 싶다. 내금강은 평화중심의 가치로 됐으면 좋겠다.

특히 지금까지 조계종이 금강산 신계사를, 천태종과 진각종이 개성 영통사를 중건했는데, 금강산 5대 사찰 중의 하나인 내금강에 위치한 표훈사는 기독교계가 발의해서 중건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미 내가 가톨릭대와 성공회대, 한신대 총장에게 제안했는데 반응들도 좋았다. 돈은 누가 내도 좋은데 그렇게 해야 종교간 화해도 되고 민족간 화해도 된다.

□ 작년에 천안함 사건이 일어나고 5.24조치로 남북 교류와 협력이 끊겼다. 관과 민의 입장에서 5.24조치에 대해 정부 당국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 달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극복방안이라든지.

■ 최 : 5.24조치는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실효성이 거의 없다. 여러 가지 조치들이 있었지만 실제로 실효성이 없었고, 북한을 굴복시키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그것 때문에 우리가 이익을 본 것도 없는 것 같고. 실질적으로 거의 유명무실한 상태가 돼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다시 냉철하게 재점검해봤으면 좋겠다.

실제로는 정부가 북한과 여러 가지 접촉을 하고 있는 징후가 있다. 가스관 연결이라든지 등등. 그런 것들이 명실상부하게 같이 서로 진행됐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금이라도 민간 부분에 대해서도 정 선배도 왔다갔다해야 한다. 활발하게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런데 그것도 선별적이고 제한적으로 하니까.

□ 좀더 나아가서 과감하게 5.24조치를 푸는 대북사업을 제안한다거나 뭘 해야 하나?

■ 최 : 아니, 5.24조치는 뭐 굳이 풀고 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체면이 상하니까. 그냥 (북한에) 가게 하면 된다. 갈 의지가 있으니까 가게하고 또 부르고. 안 되면 제3국으로 가서 만나면 된다.

■ 정 : 다른 예를 하나 들겠다. 작년에 우리가 일제식민지 된 게 100년 되던 해다. 그리고 6.25전쟁 난 지가 60년이 됐다. 그런데 작년에 그런 사건이 떡 생긴 거다. 천안함이니 연평도니. 그래 진짜 속이 상했는데, 식민지 10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고 사실 큰 이야기들을 해야 할 시점인데 그랬다.

평화생명동산에서 교육할 때 내가 꼭 이야기하는데 일본의 어느 네티즌이 남북관계가 외국에서 볼 때는 심각해 보였다. 전쟁 나는 줄 알고. 이런 말을 쓴 게 기억난다. ‘남과 북이 싸우다 같이 망하겠네’. 우리를 식민지 지배했던 그 나라의 젊은 네티즌이 남북이 아웅다웅하는 걸 보고 걔네들이 보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나는 이게 진짜 엄청나게... 야 이건 진짜 우리가 교훈으로 봐야겠다. 작년에 이게 뭐냐 이게. 나는 그 이야기를 늘 한다. 강의시간에 꼭한다.

남이 우습게 여기는 것은 우습게 여기는 사람도 문제가 있지만, 우습게 보이니까 우습게 보는 것이다. 얼마나 일본 네티즌이 보기에 한심하니까 ‘남북이 싸우다가 같이 망하겠네’ 그런 말을 하느냐 이거다. 진짜 한쪽이라도 잘 해야지.

그래서 5.24조치는 무슨 취소니 뭐니 할 것도 없이 그냥 하면 된다. 민간단체 간다면 “가라” 그러고, 지방자치단체 간다면 “가라” 그러면 되는 것이다. 금강산관광도 나는 재개될 수 있다고 본다. 진정한 용기가 있으면 “자, 다시 합시다” 하면 되지만 그게 없어도 그냥 하면 된다.

□ 대북사업을 강원도 자체에서도 민관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다고 본다. 최 지사는 지자체 책임자고 정 이사장은 민간단체에 영향력이 많다. 어떻든 강원도에서 민과 관이 같이 할 일이 있다고 본다. 그럴 경우 지자체와 민간단체 간의 협력이 어떤 원칙 하에서 이뤄져야 된다고 보나? 서로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원칙에서 민관협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 최 : 다를 것은 별로 없고, 저는 민이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더 안전하다고 본다. 그걸 지방정부가 담보를 해줘야 한다. 정치나 관은 늘 언제나 민감하니까. 아까 민관 분리, 정경 분리라는 게 경제와 민간이 같으니까 그분들이 활발하게 교류하고 우리는 그것을 뒷받침하고 보장해주면 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서 지금도 그런 원칙으로 좀 왔다갔다할 수 있도록 하고, 남북협력기금이 강원도의 경우 50억 정도 있으니까 그런 것도 쓸 수 있도록 하고 이렇게 하는 게 남북관계에 더 장기적으로 좋다고 본다.

그런데 지금 정치가 다 지배해버리니까 그게 잘못된 것이다. 그게 풀리지 않으면 스포츠, 비경제 교류까지 일체 차단돼서 군사적으로 아주 위험한 순간까지 있을 수 있다. 최소한의 교류도 안하고 있으니까 우발적인 충돌이 일어나도 제어할 방법조차 없는 상황이다.

■ 정 : 더 이상 할 얘기는 없다. 민관 문제 이전에 올해 강원도청에서 강원도 출신 해외동포를 상반기에도 초청하고, 하반기에도 초청했다. 그분들이 평화생명동산에 와서 1박 2일을 같이 대화하고 했다. 거기에 대단한 사람들이 많다. 북한을 11번인가 취재한 분도 있고, 연변에서 있는 분도 있고, 애향심과 애국심이 대단하다. 대한민국과 강원도, 우리민족을 위해 일할 마음들이 상당히 돼 있는 분들이 꽤 있더라. 그 분들의 역할도 있을 것이다.

내 식으로 표현을 이렇게 하는데, 나는 단계가 아니라 3가지로 이야기 한다. 내부통일과 소통일과 대통일의 통일과정에서 우리는 통일된다.

내부 통일이란 민관협력이라든지 보수진보, 우리민족과 강원도가 잘 되는데 있어서 방법상에서 좀 차이가 있을 뿐이지 목표 자체는 다른 게 없는 것 아닌가. 그래서 내부통일은 충분히 이야기하고 서로 역할 분담을 잘하자는 얘기다.

그런데 소통일이라는 건 우리 남북이 세계에 처음 있는 일을 하려고 하는데, 말로 서로 충분히 이야기해서 통일해보자는 것 아닌가. 이게 되면 엄청난 일이다. 그래서 우여곡절이 많다. 지금 너무 통일된 국가형태에 집착할 필요 없다는 거다. 준비를 잘하고 조건이 무르익고 어떤 상황이 되면 그때 그 조건과 상황에 맞는 통일을 하면 되는 것이다. 나는 그게 소통일이라고 본다.

어떤 사람은 “연방제 아니면 안 된다”, “뭐는 안 된다” 하는데, 그거에 매달리다 보면 우리 통일을 바라지 않는 4대 강국이 주변에 있는데, 통일의 기회가 와도 우물우물하다 놓칠 수 있다. 그러니까 기회가 오면 빨리 해버려야 한다.

대통일은 영토적 통일이 아니고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 한국 사람이 좀 많은가. 북에서 나간 사람들도 있고.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 민족하고 문화적, 경제적 네트워크, 영어로 하면 ‘코리안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이것을 대통일로 생각한다.

그 말을 똑같이 쓰지는 않았지만 1990년대 초인데, 대한민국 경제가 쫙 올라가고 하니까 독일의 시사잡지 <디 자이트>가 제일 처음 쓴 단어인데 ‘코리안 공영권’이라는 말을 썼다. 특히 연해주, 동북3성의 일부분까지를 크게 보아 코리안 공영권으로 생각했다.

나는 그걸 확대해서 ‘코리안 글로버 네트워크’라고 하고 이것을 대통일로 생각한다. 절대 그건 영토적인 것이 아니다. 문화적인 경제적인 것이다.

이게 같이 맞물려서 예를 들면 강원도가 환동해권 회의를 하는데 연해주를 간다, 몽골을 간다, 그러면 그쪽 사람들과 거기에 나가 있는 해외동포들과 북한사람들과 다 같이 뭘 합작해서 할 수도 있고 따로 할 수도 있고, 그 면에서 무진장 유연하고 자유로워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나는 특히 4대 강국에 제일 많이 나가 있기 때문에 4대 강국의 민간끼리 ‘우민’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나라끼리는 아무리 우방, 우방 해도 전부 이해관계인데, 민간끼리는 우민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이런 내부통일, 소통일, 대통일 과정에서 통일이 된다고 확신하고 그렇게 정책을 써야 된다.

내부통일이나 소통일이라는 점에서 지금 최 지사가 이야기한대로 민을 앞장세우고 관은 밀어주고 하는 것 아닌가. 또 그러면 민은 관하고 다 협의를 한다. 진짜 다 협의한다. 그렇게 안 하니까 협의를 안 하고 그러는 거지. 그렇게만 하면 오히려 귀찮을 정도로 관에 와서 상의한다. 최 지사가 그런 생각을 가진 것은 엄청나게 중요하다.

강원도의 사활적 이해, ‘대륙 이니셔티브’

   
▲ 정 이사장은 오랜 남북 교류사업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만의 견해와 철학을 제시했다. [사진 - 민족21 백운종 기자]
□ 정 이사장의 통일 방안, 철학을 들은 것 같다. 남북간 교류협력사업을 할 경우 국민들이나 강원도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어떤 사업을 할 경우 도민들, 일반 주민들의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복안이 있나?

■ 정 : 최 지사가 이야기한 대로 하면, 그냥 도민들은 내가 보기에 한 8할 정도가 늘 찬성할 거다. 일부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세상은 원래 그렇게 구성돼 있으니까. 민이 앞장서도록 하고 관이 도와준다면 8할 정도는 대부분 다 지지할 거다.

특히 민과 관, 또는 보수와 진보를 정해서 교육을 같이 많이 했으면 좋을 것 같다. 그러면 서로 이해가 많이 된다. 인간이란 게 어떤 걸 의미부여하는 존재, 즉 보람을 생각하는 것이다. 이익도 생각하지만 보람도 생각하는 게 인간이다.

내가 최전방에서 민.관.군 같이 일을 해보는데, 예를 들어 저번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인제 현장에서 12사단, 인제군 공무원들, 인제군 자원봉사자, 평화생명동산 관계자들, 원주환경청 공무원들 이렇게 모여서 간단한 교육을 하고 그 다음에 DMZ 생태계 보존을 위해서 일을 하자. 그렇게 의미부여를 하면 상당히 보람있게 생각한다. 그런데 예를 들어 군에서 그냥 시키면 귀찮게 생각한다. 제대로 하면 돈도 많이 안 든다. 예산 조금만 세워도 된다. 그러면 바람직하게 될 것이다.

특히 보수.진보라는 게 엄밀히 본질적인 걸 이야기하면 사실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것은 많다. 그것도 이런데서 민하고 관이 힘을 합쳐서 같이 교육형 행사라든지 할 게 의외로 많다. 예를 들어 ‘화천 베트남 참전용사 만남의 장’에도, 시민운동하고 고엽제 피해자, 베트남에서 시집온 사람들이 같이 가보면 베트남인들이 보면 잘못 쓴 글이 틀림없이 있다. 우리가 보면 잘 모르는데. 그런 대화를 해서 만약 거기 잘못 쓴 글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아, 그건 다른데요” 그러면, 그걸 재향군인회에서 받아들여서 스스로 고쳤다면 그런 게 대단한 거다.

사실 꼭 보수와 진보가 꼭 싸우는 것이 아니다. 서로 충분히 이야기해서 더 좋은 걸 만들자는 이를테면 경쟁인데, 그런 걸 강원도 같은데서 능히 할 수 있다. 특히 최 지사 같은 마음이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그런 걸 소위 진보진영에서 먼저 “야, 이거 잘못됐으니까 끌어내려” 이렇게 해버리면... 인천 맥아더 동상도 마찬가지다. 내가 농담으로 그랬다. “야, 최고급 운동이 뭐냐면 다른 사람이 그 일을 하도록 하는 게 최고급 운동이다. 우리끼리 하는 건 중급운동이다” 그러니까 나는 그런 마음을 가지면 가능하다고 본다.

□ 최 지사도 남북사업 뿐만 아니라 강원도 도정에서 도민들의 참여가 필수적일 것 같다.

■ 최 : 나도 남북관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는 교류를 하기 위해서 교류가 우선이니까 퍼주기라는 공격도 받고 그랬는데, 지금 단계에서는 북한하고 교류하는 게 이익이 되고 돈벌이가 된다는 생각을 강원도민들이 이미 안다.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그걸 이야기 할 필요도 없다.

그걸 조금 발전시켜 내놓은 게 제2 개성공단, 제철소를 짓겠다, 철원 평화도시 이런 것들이다. 도민들은 이미 알고 있다. 북한하고 교류하는 게 나한테 득이 되고 이익이 된다, 평화가 돈이 된다는 걸 안다.

북한도 맨날 얻어먹으면서 바치러 왔다고 했는데, “김정일 장군님께 바치러 왔다”고 하는데 북한도 바뀌고 있다. 북한도 바뀌어서 자기네들도 스스로 돈을 벌고 여러 가지 자본주의적 질서를 익히는 것이 더 좋다는 걸 알기 시작했다. 그게 한 단계 질적인 업그레드 해야 한다.

이름을 뭐라 붙여야 할지 모르는데, 강원도 같은 경우는 지금 ‘대륙 이니셔티브’라고 하다. 대륙과, 러시아.중국.몽골과 교류하는 것이 돈이 된다. 물류와 철도를 깔아 관광객을 이리 끌어들이고, 동해안을 따라서 가스관도 끌어들이고 이런 것들이 강원도한테는 사활적 이해가 지금 걸려있는 사안이다.

중국 사람들은 바다를 못 보아서 동해안을 좋아하는데 철도가 이미 깔려있어 연결만 하면 된다. 그리고 TSR(시베리아횡단철도), TMR(만주횡단철도), TCR(중국횡단철도) 철도로 여기 생산품들을 유럽으로 수송하면 1주일이면 가니까 물류비용이 확 줄어들고 부산까지 연결되고 일본까지 연결된다.

이건 단순히 남북문제 뿐만 아니라 더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고, 그런 걸 이미 도민들이 다 알고 있다. 이것을 우리 정치권에서 실현을 못시켜주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 앞으로 그와 같은 일을 하려면, 거기에 확고한 신념이 있는 최 지사가 오래 해야 할 것 같다.

■ 최 : 그건 아니고, 내년 대선에서 이슈로 삼아야 한다. 누가 나올지 모르지만 내년에 그것 가지고 승부를 봐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우리나라 경제가 대륙 이니셔티브 아니면 다른 방법이 없다. 활로가 거기밖에 없다.

□ 이제는 우리나라의 총적인 발전을 위한 거대한 구상이 없어 새로운 걸 제시해야 하는데 ‘대륙 이니셔티브’가 중요한 것 같다.

■ 최 : 대륙 이니셔티브에 대해서 반대하는 분들이 ‘이니셔티브’라는 말이 상대 쪽에서 볼 때는 상당히 거부감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좀 다른 말을 만들어야겠다.

   
▲ 최 지사는 '대륙 이니셔티브'를 제기하는 등 거시적 안목을 놓치지 않았다. [사진 - 민족21 백운종 기자]
□ 지난달 말 평창에서 제12차 GTI(광역두만강계획) 총회가 열린 것으로 안다. 남북관계와 우리나라의 발전 방향과 관련해 상당히 중요한 내용이 많은 것 같다. 그런데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 최 : GTI가 Greater Tumen Initiative 라고 해서 광역두만강개발계획인데 두만강 트라이앵글 지역의 러시아, 중국, 북한 이렇게 3개국이 라진.선봉지구를 중심으로 개발하는 계획이다. 사실은 그게 작은 지역이지만 실제로 굉장히 전략적인, 지정학적인 곳이다.

중국에서도 그쪽 지역이 대단히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처음에는 지방정부의 계획이었는데 업그레드해서 중앙정부가 개입해서 고속도로를 놓는 등 투자를 대규모로 하고 있다. 러시아도 내년에 블라디보스톡에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열면서 푸틴이 이쪽에 지정학적인 위치에서 인구이주 정책과 개발계획을 세우고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그쪽으로 지정학적인 눈을 돌리지 못하고 있지만 강원도에서 처음으로 GTI 총회를 개최한 것이다. 물론 지경부와 정부에서도 신경은 쓰고 있지만, 강원도에서 처음으로 한 거다. 여러 가지 가스관, 철도, 공항 이런 것들에 대해서 구체적인 논의를 지금 시작하고 있다. 굉장히 중요한 사업이고 과거 역사에 비추어 볼 때도 의미있는 일이다.

그런데 그것도 결국 북한, 남북문제다. 철도나 가스관, 공항 전부 다 남북문제가 걸려있다. 북한은 얼마전 GTI에서 탈퇴해서 이번에 참여요청을 했는데 아직 참여하지 않고 있다.

□ GTI에 참여하는 나라는?

■ 최 : 남북한에서 북한은 탈퇴했고, 일본, 러시아, 몽골, 중국 등 이 지역 국가들이 다 모여 있다.

□ 그동안 우리나라의 국토개발, 대외 발전전략에서 ‘서해안 시대’가 많이 나왔다. 그러면 이것에 ‘동해안 시대’라는 말을 붙여도 되나?

■ 최 : 우리의 발전 축이 남북으로 돼 있다. 호남과 영남으로. 그런데 이걸 동서축으로 바꾸자는 것이 강원도의 전략이다. 춘천서 속초 간, 인천공항에서 강릉 간 이 두개의 철도를 깔고 제2 영동고속도로를 하나 더 만들어서 물류를 흔들어서 이게 결국 철도로 연결돼서 시베리아와 유럽을 철도로 가게 된다.

그리고 북극 항로가 내년부터 열리게 돼 있다. 여기서부터 북극으로 해서 유럽으로 간다. 북극이 다 녹아 버리니까. 이게 무슨 장점이 있냐면 인도양으로 희망봉으로 돌아 유럽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 유럽으로 가는데 물류비용이 굉장히 줄어든다.

그것보다 더 좋은 건 가스관이 2015년에 블라디보스톡까지 오게 돼 있다. 그게 굉장히 싼 가스이기 때문에 철도로 우리 기지가 있는 삼척으로 와서 전국에 연결돼 있는 가스망으로 보내면 가스 값을 굉장히 싸게 보급할 수 있다. 발전소도 싸게 만들 수 있다.

내가 당선된 또 하나의 이유는 기름값이었다. 물가가 올라가고 기름값이 올라가니까 어선들이 나가도 한번에 100만 원어치 씩 싣고 나가는데 100만 원어치를 못 잡아 온다. 그리고 재래시장 상인들이 횡성장에서 홍천장으로 옮겨 다니는데 그 이동 거리가 멀어서 기름값이 안 나온다. 그것이 서민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고 있다. 기름값이 2천원까지 올랐다. 농민들은 비닐하우스에서 기름을 때고 있다. 굉장히 고통을 받고 있다. 그래서 정부에서 발전소 짓자고 다급해하고 있다. 에너지 문제를 푸는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3대 평화’

   
▲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해 '평화'에 방점을 찍은 최 지사. [사진 - 민족21 백운종 기자]
□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빼놓을 수 없다.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정리해 달라. 그와 연관해서 성공적 개최를 위한 관의 입장, 민의 입장, 또 하나는 조직위가 지금 만들어졌는데, 민과 관의 입장에서 어떻게 조율해나가야 하는지, 애로사항은 없는지? 먼저 ‘성공적 개최’의 의미를 정리해 달라.

■ 최 : 동계올림픽 그 자체는 보름간 열리는 이벤트다. 물론 잘 하는 것 중요하다. 국제적으로 널리 알리고 우리 위상 높이고 이미지도 제고하고. 그러나 그 자체는 보름간의 이벤트다.

따라서 그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국민들이 과거에서부터 벗어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유치 당시에도 외신들과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들이 제일 질문을 많이 하는 것 중 하나가 “올림픽 사이트가 북한 포 사정거리에 있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안보와 평화를 지키지 못하면 그것도 거의 힘들어지게 된다. 그래서 나는 전쟁을 벗어나는 것, 평화라는 것이 우리 민족에게 득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되고 그런 의식이 확대될 수 있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흑자 올림픽, 환경 올림픽, 민생 올림픽, 많이 내놨는데, 나는 그것 보다는 우리가 지금까지 찌들려왔던 사고체제에서 세계시민이 된다는 뜻이고 선진국이 된다는 것인데, 세계시민이 되는데 남북끼리 이래 가지고 되겠냐는 것이다. 자기 민족끼리도 뭐 못하는데 세계시민이 되겠냐는 것이다.

하계올림픽은 중하위 소득수준이 낮은 곳에서 열리는 것이고 동계올림픽은 선진국에 진입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동계올림픽을 연 나라들은 전부 선진국들이다. 그런데 아주 후진적인 행태들을 보이고 있으니까 되겠느냐는 것이다. 그런 부분들에 대한 기대를 좀더 많이 하고 있다.

조직위라든가 이런 사소한 티격태격 같은 것은 큰 흐름에서 보면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남북문제에 이것도 큰 고리로 생각하고 있다.

□ 성공적 개최를 그렇게 본다면 평화문제, 남북관계도 신경 안 쓸 수 없다. 북쪽에 올림픽 관련해서 제안하고 경기장이나 종목, 이런 계획들은 있나?

■ 최 : 경기장은 힘들고 단일팀 구성이 가장 유효하다. 만나야 제의를 하지.(웃음) 단일팀 구성은 당연히 해야 한다. 단일팀 구성은 양팀이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선례가 있다.

■ 정 : 이번 동계올림픽 핵심가치는 똑같이 평화라고 생각하는데 그걸 조금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평화를 뭐라고 설명하기 힘든데 한번 분류해보면 우선 이 올림픽을 계기로 좀 우리 내부평화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 내부도 많이 갈라져 있다. 큰 뜻이나 추구해야 할 가치 이런 걸 잘 얘기해서 내부평화에 대해서 주력하고, 그 다음에는 남과 북의 평화다. 우리 내부평화가 남과 북의 평화를 상당히 담보해주리라 본다. 내부평화가 없으면 이상하게 하는 사람들이 꼭 있다.

환경 올림픽 이런 것은 결국 유식한 말로 하면 참평화인데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가 제일 잘 된 게 참평화다. 아예 3대 평화를 제시해서 평화로 간다고 하면 조직위도 그런 가치나 용어는 채택하리라 본다.

방법론상으로는 남북단일팀을 위해서 여러 노력을 하고, 앞으로 7년 남았으니까 프레 올림픽이 아니라도 미리 남북, 일본, 중국, 몽골, 연해주 등 환동해권 당사자끼리 경기도 할 수 있고 여러 가지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민간끼리 할 수 있는 것도 있고.

■ 최 : 내년이 DMZ 60주년이다. 우리도 여러 가지 7월 27일 무슨 사업을 할까 진행 중이다. 화천 베트남 참전기념비라든지, 철원에 엊그제 평화문화광장이 만들어졌고, 인제 DMZ평화생명동산, 고성에 DMZ 박물관, 이런 것들이 철책 바로 밑에 있다. 전체 철책의 3분의1을 담당하고 있는 상징적인 지역인 철원에 그런 걸 만들어서 내년 DMZ 60주년에는 한번 사고의 틀을 깨는 것을 기획해보고 있는 중이다.

내년은 총선과 대선도 있고 DMZ 60주년이고 그래서, 남북 평화문제와 대륙 이니셔티브 문제를 한번, 그리고 이건 북한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말하기 조심스러운데 평화협정 체결 그런 문제들을 제기해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 이제는 평화협정 문제도 우리 사회에서 이전에 비해 일상적 용어가 됐다.

■ 최 : 누가 정치적으로 들고 나선 사람이 없어서 그런데, 내년 대선에는 그렇게 돼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  ‘코리안 글로벌 네트워크’를 제시하고 '삼족오' 연구를 제안하는 등 깊은 통찰력을 풀어놓은 정 이사장. [사진 - 민족21 백운종 기자]
■ 정 : 평화 얘기 하니까 한림대에 미국에서 많은 자료를 가져왔는데, 내가 본 게 있다.

1951년에 전쟁이 교착상태가 되면서 소련측에서 휴전을 제안했다. 그러니까 우리 국군 7사단하고 인민군 12사단하고 가평군 현리 현장에서 사단 대표끼리 만나서 현장에서도 평화협상을 한다. 그게 현수막을 크게 써 붙이고 하는데, ‘같은 핏줄을 나눈 민족끼리 화평할 수 있다’고 크게 써 붙였고, 어떤 사람은 여름 8월 16일인데, 웃통 벗고 속옷 차림이더라. 10여 명씩 양쪽으로 해서 전선에서 평화협상을 하고 있더라. 그런 사진과 자료를 봤다. 그래서 평화라는 게 전쟁터에서도 하는 건데, 워낙 다급하니까 했겠지만.

평창올림픽을 깊이 생각한다면 진짜 평화로운 세상으로 갈 수 있는, 그것은 진짜 이니셔티브를 취해야 한다고 본다. 대륙 이니셔티브는 용어상 혹시 저쪽에서 오해를 하지 않나 하는데, 원래 이니셔티브가 주도권이라기 보다는 원래 뜻은 선언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얼핏 생각한 게 중국인들은 우리를 그런 점에서 자꾸 경계하고 싫어하는데 지금 남북이 공유하는 상징 중에서 내가 보기에 중요한 것이 삼족오다. 그게 고구려의 상징이 아니고 그 이전부터, 태양에 산다는 새로서 우리민족이 북중국부터 한반도 전체에 걸쳐 살 때 이 새를, 실제 새는 아니지만 상당히 생각했다. 그러니까 중국 사람까지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보는데, 이 시대에 대해서는 중국인들은 열등감이 있다.

그래서 2002년 월드컵 때 치우천황을 젊은이들이 달고 나왔는데, 그런데 치우라는 말은 쓰면 안 된다. 중국인들이 치우천황한테 하도 데어서 ‘버러지 같은 놈’으로 낮춰 부르는 것이다. 원래는 ‘자오지천황’이다.

그런데 삼족오는 누가 잘 연구해서 환동해권이라든지 대륙, 남북을 다 엮을 수 있는 게 지금까지는 한반도 깃발로 했는데 좀 빈약하다. 한반도기의 지도를 보면 무슨 뜻인지 알겠는데 매우 빈약하게 느껴진다. 한반도기에 삼족오가 겹치면 다른 모습이 되리라고 본다. 대륙 이니셔티브를 형상화 한다면 이런 것도 될 것 같다.

내년에 낮은 차원의 공약 공방이 안 되고 이렇게 가장 기본적인 얘기들이 되는 선거가 돼야 하는데 최 지사가 애를 많이 써주라. 진짜 내년에 크게 넘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도 크게 놀 때 크게 놀아야 운이 풀리는 것처럼 뭐가 좀 풀릴 것이다.

□ 통일뉴스 창립 11주년 기념 특별대담에 두 분 모두 흔쾌히 응해주시고 장시간 진지하게 임해주셔서 감사드린다. 강원도가 남북교류와 협력의 모범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더욱 크게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