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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입주기업들 “PSI 참여로 문닫나” 불안
로켓발사뒤 출입인원 줄여 생산차질 호소
한겨레 이정훈 기자 황준범 기자
정부가 대량파괴무기 확산방지구상(PSI·피에스아이)에 전면 참여할 경우 개성공단이 아예 폐쇄될 수 있다는 우려를 입주기업들이 제기하고 나섰다.

개성공단 기업협의회 이임동 사무국장은 7일 “피에스아이 가입은 군사적인 조처이므로 북한 역시 군사적인 조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개성공단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많은 기업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구한 한 입주기업 대표도 “많은 기업들은 정부가 피에스아이에 가입하면 북한은 가만있지 않을 것이고 결국 개성공단은 문을 닫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무국장은 “정부가 남북관계를 긴장케 하는 피에스아이 가입은 안 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북한의 로켓 발사를 계기로 피에스아이에 전면 참여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하고, 현재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남쪽의 피에스아이 참여는 선전포고”라며 “즉시 단호한 대응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북한의 로켓 발사에 따른 정부의 공단 출입 인원 제한도 기업 활동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호소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예고한 로켓 발사 기간(4~8일)을 앞뒤로 당분간 개성공단 체류 인원을 최소화해 달라고 입주기업들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출입 인원이 이전의 절반 정도로 줄어든 상태다. 의류업체 ㅁ사의 성아무개 대표는 “통일부 조처로 관리·감독하는 인원이 모자라 기업 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은 지난 3월 한-미 연합 군사연습인 ‘키 리졸브’ 훈련 기간 북쪽의 출입 통제에 이은 남쪽의 이번 제한 조처로 계약이 끊겨 단순 임가공업으로 전환해야 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통일부의 개성공단 인력 축소 방침에 대해 “기업마다 사정이 다르므로 정상적인 기업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탄력적이고 유연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정부 당국자는 “공단 입주기업들의 현지 체류 인원을 줄이라는 요청은 계속하되 체류 인원 조정은 융통성 있게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훈 황준범 기자 ljh924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