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kga_meetingT.jpg<대전작가회의>는 <민족문학작가회의 대전지회>의 새로운 이름입니다. 그간 익숙했던 ‘민족문학’이 분단국가라는 우리 민족의 역사적 특수성을 극복하고 민족통일을 우리의 나아갈 길로 부각하는 데 반해, <한국작가회의 대전지회>란 새 이름은 ‘세계 속의 한국’이라는 지역적 인식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많은 논란과 갈등을 겪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 민족문학이란 명칭이 갖는 미래지향적 의미가, 대외적으로는 오히려 국수주의적이고 폐쇄적인 인상을 주고, 보편적 용어인 ‘민족’이 우리 민족의 특수성을 무화시켜 버린다는 지적이 다수의 동의를 얻은 것이지요.
 
 지난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저항시인 김지하의 근거 없는 막말 파동이 진보세력에 큰 충격을 준 바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작가회의의 전신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가 1974년에 창립된 것이, 당시 박정희 정권의 독재에 온몸으로 저항하다 독방에 수감된 김지하의 구명을 위해서였다는 점에서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었지요. 대전의 자생적인 문학운동단체였던 <삶의 문학>은 70년대 말의 암울한 시대상황에 대한 저항의지로 출발해 80년대 초반 자유실천문인협의회에 적극 가입하면서 <대전작가회의>의 뿌리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87년 전두환 정권의 호헌에 맞서 자유실천문인 협의회가 동아일보에 호헌 철폐 성명서를 낼 때에 삶의 문학 동인들도 적극 참여하면서 소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그 뒤 89년에 <대전·충남 민족문학인협의회>를 결성하였고, 지역에서 활동하던 <화요문학>, <새날>, <허리와 어깨>, <충남교사문학회>, <젊은시> 동인들과 결합하여 1998년에 사단법인 <민족문학 작가회의 대전·충남지회>를 창립하게 되었습니다.

 

 <대전작가회의>는 기존의 주류 문인조직과 대비되는 이른바 진보적인 문인조직입니다. 진보문학은 보다 넉넉하고 너그러운 세상을 이루기 위해 시대와 불화하는 것도 기꺼이 감내합니다. 지향점이 같은 이들과 어깨 걸고 공생공락의 아름다운 세상을 이루고자 노력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민족의 역사적 아픔을 공감의 언어로 치유하는 일에 우리의 역량을 집중하고자 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자기중심적인 독선과 아집에서 벗어나 품격을 잃지 않은 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다양한 세력과 공존하는 지혜와 포용력이 진보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jakgamadang.jpg<대전작가회의>는 그간 우리의 문학적 지향을 기관지인 『작가마당』을 통해 사회적 발언을 지속해 왔습니다. 또 『시선집』발행과 함께 회원 개개인의 작품집 발간도 활발하게 이루어져 우리의 문학적 역량을 향상시켜 왔습니다. 무엇보다도 문학적 소양을 지닌 청소년의 육성을 위해 청소년 문예종합지『미루』를 발행하는 등 문학의 저변을 확대해 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지역민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려 합니다. 대전지역의 주요 작고 문인과 현역 문인들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주도하여 대전문학에 대한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그들의 문학적 체취를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문학탐방지도를 제작 보급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금년 말엔 일정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마침내 그들의 희망이 되는 <대전작가회의>를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글쓴이. 대전작가회의 김영호 회장  kimyh.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