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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은 어디에나 있기 마련입니다. 자전거여행에서의 시련은 뭐니 뭐니 해도 높은 고개일 것입니다. 진부령을 넘었던 기억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2시간 이상을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 10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내려오는 허무함이 고개입니다. 자전거여행에서 고개를 만나는 것이 공포이긴 하지만 이것도 다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고개를 쉽게 넘는 나름의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고갯길이 나타나면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반갑다 고개야 네가 있어 내 체력이 단련이 되겠구나! 즐겁고 반가운 마음으로 받아 들이면 시련은 곧 즐겁고 행복한 것이 되기도 합니다. 요즘 산사에는 인동초 향기가 그윽하게 퍼지고 있습니다. 인동초꽃을 찻잔 속에 띄워 놓으면 그윽한 향이 찻잔 가득히 우러나오게 됩니다. 인동초는 파릇한 잎으로 겨울을 이겨내기에 인동덩굴 또는 인동초(忍冬草)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인동초의 그윽한 향은 어쩌면 모진 겨울의 추위와 시련을 딛고 살아 낸 결과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동초의 그윽한 향에 취할 때마다 황벽선사의 싯귀 한 구절을 떠올리곤 합니다. ‘不是一番寒徹骨 爭得梅花撲鼻香 한 번의 매서운 추위가 뼈에 사무치지 않고서 어찌 코를 찌르는 매화향을 얻겠는가!’ 라는 글입니다. 특히 남북관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즈음 더욱이 인동초의 향기가 의미하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다 같이 힘내서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