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서울시 공무원인 탈북자 출신 유우성씨가 남한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 1만명에 대한 정보를 북한 보위부를 넘겼다며, 간첩혐의로 체포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이는 마치 탈북자들이 사회 곳곳에서 위장간첩으로 활동하면서 국가의 중요한 기밀사항을 유출하며 국가안보에 위협을 주는 세력임을 각인시키듯 연일 충격적인 소식으로 전했다.  하지만 이 사실은 채 1년이 지나지 않아 국정원이 화교출신인 유우성씨에게 간첩혐의를 씌우기 위해 합동신문센터에서 여동생에 대한 가혹한 고문과 조작이 있었음이 드러났고, 심지어 중국 외교문서까지 조작하였음이 폭로되었다.  가뜩이나 지난 18대 대선에 대한 국정원의 조직적이고 총체적인 관권부정선거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시점에서 탈북자(실제는 화교)를 대상으로 한 간첩조작 사건의 진실이 밝혀짐으로써, 국정원 개혁과 해체에 대한 국민들의 목소리는 더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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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부 지정 '북한이탈주민 지역적응센터'인 대전하나센터

  현재 대한민국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 수는 약 2만5천명 정도로 200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다가 2009년을 정점으로 현재는 감소세이다.  그 중 충청지역에 정착하고 있는 탈북자는 대전 530여명, 충북 900여명 충남과 세종이 1,000여명정도로 특히 대규모 공업단지가 있는 아산시와 음성군을 중심으로 전입인구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탈북자들의 69.6%는 함경북도 출신이며, 11.5%정도가 양강도 출신이다.  그리고 다음순이 함경남도 출신(5.4%)인 것에서 보여지 듯 이들은 대부분 두만강 일대의 국경지대에 있는 농촌지역 출신들이다.  그들의 재북 직업 중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나는 것이 무직부양(51%)인 현실을 보더라도 전문직종에 종사한 사람들보다 다수가 생계형 탈북이 주를 이루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은 실제 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시기를 거치면서 식량부족으로 인한 심각한 경제적 위기를 겪었으며, 이때 주로 대규모 탈북이 이루어 졌다.  이때 탈북한 사람들이 길게는 10여 넘게 중국에 불법체류를 하다가 2000년대 이후 제3국인 태국 라오스등을 통해 꾸준히 입국하고 있는 것이다.  대전지역에서 탈북자들의 생활지원을 하고 있는 대전하나센터 배영길센터장은 “탈북자들의 75%가 여성이며, 주로 20대~40대인 가임기 여성이 가장 많다”고 말하며 “실제 탈북자 문제는 여성들의 육아와 자립을 위한 생계문제이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통일부의 ‘한국민이 되라는 식’의 폐쇄적인 지원정책이 아닌 그들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들과 공존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2005년 이후 탈북자들이 영국, 캐나다, 스웨덴 등 유럽망명을 신청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럽쪽에서 거부하면서 국제난민으로 떠돌고 있다”며 현 정부의 탈북자 지원정책과 사회인식에 씁쓸함을 표했다.

  탈북자들은 대한민국 땅을 밟는 순간 국정원이 운영하는 합동신문센터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구금상태로 조사를 받는다. 바로 이곳에서 개인 신상에서부터 북한내부 실상에 대한 내용까지 포함하여 상세한 조사를 받게 된다. 75%이상이 여성인 상황에서 제3국을 통해 입국하기까지 불법신분으로 살아야 했던 그들에게 많은 부분 밝히기 힘든 사생활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생산된 탈북자 관련 보고서 9000여건이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Y)에 2급 비밀문서로 분류되어 지속적이고 정기적으로 전달되었다는 위키리크스의 폭로는 가히 탈북자들에 대한 초보적인 인권조차 어떻게 미국정보로 팔려나가는지 대한민국 국정원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탈북자라는 신분만으로도 그들은 국가보안법상 적국에서 넘어 온 사람들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이번 소위 유우성 탈북자 간첩조작 사건처럼 정권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그들의 약점을 이용해 정치적 희생물로 삼으려 한다면 박근혜 정부가 말하는 통일대박은 커녕, 현정부가 통일을 지향하고 있다는 진정성조차 국민들에게 의심받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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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전본부 집행위원장과 
(사)우리겨레나하나되기대전충남운동본부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고, 
제1기 통일교육아카데미를 이수하여 6.15대전본부 교육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