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31일에서 2006년 1월 1일까지 ‘1회 금강산통일사진대회’에 참가했다. 통일부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이가 후원하고 통일교육문화원과 서울청년단체협의회가 공동주관한 사진대회는 단체회원들만이 아닌 200여명의 일반인과 직장인들이 대거 참가했다. 특히 북측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과 민족화해협의회에서 14명 해외에서는 재일한국청년동맹원이 함께 행사에 참가하여 남,북,해외 청년이 모두 모여 함께 어우러진 뜻 깊은 행사였다. 사진대회를 준비했던 서울청년단체협의회 의장은 “광복 60돌과 6·15공동선언 5주년을 맞아 더 많은 청년과 함께 통일을 실천해보자는 의미에서 만든 행사"라며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개성과 평양 등 더 많은 북녘땅에서 이 행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었지만 이러한 행사를 최근에는 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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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그 금강산, 그대로 잘 있을까?" 2005년 마지막 날 올라가본 금강산. 


 12월 31일 새벽 5시 이른 아침을 먹고 간단히 북한 방문교육을 받은 다음 버스타고 이동해 남과 북 두 차례의 출입국 수속을 밟고서야 생애 처음으로 금강산에, 그리고 북한에 여행을 간다는 실감이 들기 시작했다. 북한 청년 14명과 간단히 인사 나누고 함께한 이틀의 여정에서 눈 덮인 삼일포 여행은 오래토록 기억에 남는다. 삼일포는 아주 큰 연못인데 눈발이 날리고 호수가 얼어 그 위에 하얀 눈밭이 곳곳에 솟아나온 조그맣고 큰 섬들의 그림자를 담고 있었다. 눈내리는 삼일포를 바라보며 단풍관에서 먹는 막걸리 맛에 추위도 다 사라진 듯 했다. 
 다음 코스인 구룡산 어귀에 있는 목란관으로 이동해서 냉면과 비빔밥을 먹었고 간단히 구룡산 구경을 한 다음 숙소로 버스타고 이동한 다음 조별 과제(통일에 대한 생각을 사진으로 담기)를 수행했다. 우리조는 장노출을 이용해서 글씨 쓰는 것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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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노출을 이용해 찍어본 '우리는 하나' 글씨. 

 이후 남북해외가 한자리에 모인 여러가지 행사에 참여했고, 기억에 남는 것은 마지막에 단일기를 흔들며 함께 노래한 장면이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조별 뒷풀이 및 평가시간을 가지고 새해 계획도 서로 공유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1월 1일 여행 둘째 날, 새벽 일찍 일어나 해금강 일출을 보기위해 버스에 올라탔다. 해금강 일출을 보면서 한해 다짐도 하고, 빨리 통일이 돼서 이런 아름다운 곳을 자주 와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갈 수 없는 곳이 되어 더욱 가보고 싶어진다. 
 새해 첫 일출을 사진에 담아 통일부장관상을 받아 나에게는 더욱 뜻 깊은 장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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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금강산통일사진대회에서 통일부장관상을 수상한 '해금강의 일출' 사진. 

 이후 만물상 등산 코스로 이동하여 제대로 금강산 등산을 하게 되었다. 작고 만만한 산이 아닌지라 가파른 계단에 다리가 후들거리고 강풍에 넘어질 것 같아 무서웠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장관에 발길을 멈출 수 가 없었다. 다리가 불편한 친구를 부축해 도와가면서 정상까지 올라가 내려다보는 금강산의 비경을 보면 정말로 진경산수화가 떠오를 수 밖에 없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렌즈에 다 담을 수 없는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하산하여 점심을 먹고 면세점에서 선물도 사고, 마지막으로 북한 사람들과 작별인사도 나누었다. 버스를 타고 내내 우리들에게 가이드를 했던 조장이 불렀던 ‘다시 만나요’가 마지막 그의 노래였다. 
 남한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언제 이곳에 다시 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예전처럼 육로로 버스타고 편하게 갈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사진대회 수상소감으로 “하루 빨리 통일이 되어 마음껏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라고 밝혔었는데 언젠가는 그 바람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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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5대전본부 고지훈 후원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