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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비는 알고 있다, '1번 어뢰'의 진실을?

김경환 기자
kkh@vop.co.kr
  • 정부가 천안함 사건의 결정적 증거물로 제시한 '어뢰추진체' 안에서 가리비가 발견돼 새로운 의문을 낳고 있다. 합동조사단 발표대로 이 어뢰추진체가 천안함을 침몰시킨 주범이라면 가리비가 붙어 있는 상태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뢰추진체'에 가리비가 붙어 있는 것을 처음 발견한 것은 '가을밤'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한 블로거. 이 블로거는 직접 어뢰추진체 사진을 찍던 중 어뢰추진체 프로펠러축 안에 꽃이 핀 형태로 흰색흡착물질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놀랍게도 그 흡착물질은 가리비 위에 붙어 있었다.

    가리비가 발견된 곳은 어뢰추진체 프로펠러 축 부분의 지름 2cm가량 크기의 구멍 안이었다. 두 장의 패각 중 하나만 남은 상태였고, 그 패각 위에 흰색 흡착물질이 꽃처럼 붙어있는 형태였다.

    어뢰추진체 안에서 발견된 가리비

    어뢰추진체 안에서 발견된 가리비ⓒ http://blog.naver.com/ruleofgame


    어뢰추진체 안에서 발견된 가리비

    어뢰추진체 안에서 발견된 가리비ⓒ http://blog.naver.com/ruleofgame


    가리비는 산란기가 3~6월이며 수심 20~40m의 모래나 자갈이 많은 곳에 주로 서식한다.

    가리비 양식업에 종사하는 A씨는 어뢰추진체에 붙어있는 가리비의 형태로 볼 때 전형적인 참가리비로 보인다면서 "어뢰 인양 시에 저 정도로 성장할 수 있다면 양식업계에서는 대변혁이자 세계적인 이슈"라고 지적했다.

    가리비는 산란후 수정을 거쳐 40일 정도를 플랑크톤 상태에서 부유생활을 하기 때문에 어뢰가 발견된 시점에는 가리비의 치패가 플랑크톤 상태로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 정도면 7월에서 8월 초의 성장 시기로 보인다"면서 "가리비의 치패가 어뢰 속에 그 정도 성장하려면 가리비가 산란 후 최소 5개월 이상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만약 이 설명대로라면 어뢰추진체가 천안함을 침몰시킨 무기라는 설명은 단번에 힘을 잃게 된다. 어뢰가 폭발하는 와중에 가리비가 그 안에 흡착될 수도 없고, 폭발뒤 흡착 가능성도 시기상 맞지 않기 때문이다.

    '천안함 조사결과 언론보도 검증위원회'(언론검증위)는 3일 "조개 끝 부분에 꽃이 피듯 생성되어 있는 백색 물질의 형태는 어뢰추진체를 뒤덮고 있는 백색 물질이 정부 주장대로 흡착물질이 아니라 침전 작용으로 생겨난 침전물임을 보여준다"면서 "백색 물질이 흡착물이라면 액체 상태로 조개를 감싸 듯 들러붙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검증위는 "언론검증위가 캐나다 메니토바대 양판석 박사에 의뢰해 실시한 독자 분석에서도 천안함과 어뢰추진체의 백색 물질에는 이물질들이 층상구조가 아닌 반죽이 된 상태로 분포되어 있는 사실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장시간 부유물이 유입되면서 천안함 함체와 어뢰추진체에 침전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폭발로 인한 흡착이라면 흡착물 내에 해저 이물질이 들어갈 수 없고 흡착물 생성 뒤 층상으로 쌓여야 정상"이라고 덧붙였다.

    언론검증위는 정부에 어뢰추진체를 현 상태 그대로 보존하고, 어뢰추진체에 대한 국회 등 제3자의 정밀조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가리비를 처음 발견한 네티즌 '가을밤'은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국방부와 합조단 참여인원들에게 권고한다"면서 "이제라도 자진해서 '1번 어뢰'의 정체를 밝히시라"고 권고했다. 그는 "국방부와 합조단 인원들이 아닌 다른 쪽의 손을 탄 듯 보이지만 실상이 밝혀진 지금도 사실규명을 해태하는 것은 공범이길 자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