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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에서 보는 '천안함 침몰사고'
비판소고 ② 주장, 분석, 의문제기
2010년 05월 11일 (화) 15:02:45 정기열 http://onecorea615.cafe24.com/xe/tongilnews/mailto.html?mail=donna@tongilnews.com

정기열 (중국청화대학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들어가는 말

이 글은 천안함 사건의 법적, 정치적, 군사적, 도의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미국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특별히 이 소고는 경제위기를 포함한 안팎의 도전과 문제들로 국가위기를 맞고 있는 미국의 ‘실패한 동북아전략’이라는 차원에서 천안함 사건을 분석하고 이해하려는 시도다. 천안함 사건조사과정을 통해 작년 10월 원자바오 중국총리의 평양방문 이후 미국의 대북, 대중전략에서 예상됐던 변화의 조짐들이 조금씩 더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그 변화의 조짐이란 6자회담구도에 대한 미국의 기존의 대북, 대중전략에 수정이 가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북핵카드를 이용해 북과 중국을 이간시키고 서로 적대관계에 빠지게 만들어 궁극적으로 동북아지역을 분할통치/지배하려던 전략이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2-30년 지속된 미국의 대북, 대중전략은 오늘 중대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고는 대북전략의 실패로 동시에 급격히 침몰하고 있는 미국의 대중전략 즉 동북아전략에 대한 분석이기도 하다.

I

먼저 천안함 사건의 지휘책임논쟁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은 미국문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자. 과거처럼 2010년 키 리졸브/독수리 합동군사훈련 또한 한국군의 작전지휘통제권이 미국에게 있었음은 물론이다. 즉 천안함은 미군(주한미군사령관) 지휘하의 군사작전(military operation)에 참가했다 원인불명의 이유로 침몰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어느 경우에도 천안함 사건의 법적, 정치적, 군사적, 도의적 지휘책임이 미국에게 있다는 사실은 피할 수 없는 경우다.

그러므로 미국정부는 다른 무엇보다도 먼저 ‘작전지시를 받고 임무 수행 중 전사한 한국군 사병전원’에게 총지휘관으로서의 도의적 책임에서 먼저 공식으로 사과부터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양국의 군사동맹체제가 규정한 법에 따라 작전 중 희생당한 전사자들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미국정부는 누가 요구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 나서 천안함 사건의 모든 진상을 한 점의 의혹 없이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다.

천안함 침몰 당시 작전지휘통제권을 행사한 미국정부가 당시 파악하고 있는 사실 모두를 있는 그대로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에서부터 합동군사작전을 책임졌던 총지휘관으로서의 법적, 정치적, 군사적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것이 될 것이다. 부디 양심과 이성, 상식, 정의에 기초해 미국정부가 이번 사건의 전모를 하루 속히 온 세상에 낱낱이 밝힐 수 있기를 적극 권고한다. 하여, 오늘 한국사회내부는 물론이고 남북관계와 동북아지역에까지 점증하고 있는 불안과 갈등, 혼란, 불신, 군사긴장 등의 모든 불필요하고 소모적이며 불합리한 사건의 정치사회군사적 후유증을 일소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 3대일간지 가운데 하나인 <The LA Times> 4월 28일자 기사도 천안함이 백령도 인근해역에서 군사작전 중 ‘임무를 띠고’ 항해하다 침몰했다는 뜻으로 영어의 ‘on a mission’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자국의 주요언론매체도 미국이 천안함 사건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간접적으로나마 밝히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선지 미국은 처음부터 천안함 사건조사대상에서 아예 제외되었다.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물론 미국정부는 사건의 작전지휘책임문제가 공론화되는 것을 당연히 제일 꺼려할 것이다. 그래서 가능한 사건의 전면에 나서는 것을 극구 피했을지 모른다. 그런데 드러나서 도움될 것이 전혀 없는 미국의 경우는 그렇다 치더라도 왜 한국정부마저 미국의 지휘책임부분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는가?

반면 한국정부와 보수언론은 온갖 가설에 기초해 아직 원인규명도 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북관련설’과 ‘북도발설’을 그리도 열심히 주장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왜 60년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는 미국의 명백한 지휘책임문제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거론조차 못하는가? 무슨 이유에서 한국정부와 보수언론은 미국의 작전지휘책임문제에 대해서는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인가? 도대체 왜?

이유는 아마도 세상이 익히 다 아는 우리 모두의 부끄러운 역사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한국군의 작전지휘통제권을 한국대통령이 아니라 60년이 다된 아직도 미국(주한미군사령관)이 행사하고 있는 정치군사적 현실 때문일 것이다. 한미관계역사가 주종관계 혹은 예속관계에 놓여있는 역사라는 사실과 현실을 빼놓고 한국정부가 미국의 지휘책임에 대해 왜 입다물고 있는지를 설명할 길이 없을 것 같다.

반세기를 넘긴 한미예속史에서 하위동맹국 한국의 지위가 한번도 바뀐 적이 없던 현실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별히 군사문제에서 그렇다. 한국이 미국의 지시와 동의, 묵인 없이 군사문제에서 혼자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현실이 아마도 십중팔구 한국정부가 입다물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오늘 21세기의 현실이 과거와 똑같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비록 아직도 여러 측면에서 주종관계에 놓여있긴 하지만 오늘의 한미관계는 과거와 같지 않다. 특히 오늘의 한국이 옛날의 한국이 이미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의 많은 것이 변했고 오늘도 또 내일도 변할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 착오하지 않아야 한다. 임기를 마치면 떠나는 현 정부도 절대 착각하지 않아야 한다. 끝없이 변하고 있는 한국사회에 대해서! 이번에도 과거 2002년 ‘효순이 미선이’ 때처럼 대강 때우고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효순이 미선이’ 사건 때 미군대표는 유가족들에게 "그 누구도 힐책해야 할만한 죄가 없는 것으로 결정됐다!"는 천만번 부당하고 무례하기 짝이 없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주한미군2사단을 대표한 공보실장 겸 대변인 브라이언 메이커 소령의 발언이었다. 그의 일종의 사건종결통보는 상상할 수 없으리만치 오만불손하고 인종차별적이었다. 그런 식으로 미국은 백주대낮의 여아살해사건을 눈 하나 깜짝 않고 훌쩍 덮으려 했었다.

지난 60년 지구촌 최대최악의 불평등조약으로 ‘소파’라고 더 잘 알려진 소위 ‘주둔군지위협정’(SOFA) 때문이다. 한미동맹예속歷史 기간 그와 비슷한 사건만 ‘십만 건을 넘는다’는 소파관련 조사자료는 이제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천재지변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그 누구의 과실도 아니다!“라고 내뱉듯 말했다는 메이커 소령은 “우리 유가족뿐 아니라 한국사람 모두를 조롱한 것!”이라며 울부짖던 효순이 부모의 목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것 같다.

당시 효순이 아버지는 사건을 겪으면서 미군 측이 유가족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밥 먹듯 했다는 사실에 더욱 분개했다. “현장조사 때 참석하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족 몰래 현장조사를 따로 진행했고 브리핑 시간도 아무런 연락 없이 변경하는 등 유가족과의 약속을 거의 지키지 않았다”고 절규했던 것도 기억에 선명하다.

당시 한국정부는 과거에 수도 없이 그랬듯 미국눈치를 보며 사건의 근본문제에 대해 입다물고 있어야 했다. 오히려 효순이 미선이 부모들이 그 근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던 처지가 불행히도 오늘 또 다시 반복되고 있는 것 같아 참담하기 그지없다. 효순이 아버지의 절규다: “당시 사건은 미군지휘체계의 문제였다. 지휘체계문제에 대한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을 때는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2002년 효순이 미선이 부모의 절규는 2010년 천안함 시대를 사는 오늘 우리 모두에게도 또 다시 귀중한 교훈이 아닐 수 없다.

효순이 미선이 때와 똑 같은 문제가 2010년 또 다시 발생했기 때문이다. 2002년 때 사건처럼 2010년 천안함 사건도 근본문제는 미군지휘체계의 문제다. 그런데 2002년에 그랬듯 2010년 오늘도 아무도 그 문제를 건드리지 못한 채 진실이 땅에 묻혀가고 있다. 미군작전에서 임무 수행 중 원인불명의 이유로 46명의 목숨이 어이없이 유명을 달리했는데도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미국 한국 모두에서 말이다. 특히 사건의 지휘체계문제를 물어 제일 먼저 책임을 물었어야 할 미국은 무대 뒤로 사라져 숨어있다. “지휘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호소했던 효순이 미선이 부모의 절규가 교훈이 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대이유다.

당시 효순이 아버지는, “지휘체계에 문제가 있었고 이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제2의 효순이 미선이'가 발생하지 않는다. 사고를 낸 일개 사병을 처벌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유가족과 세상에 지휘자들이 어떻게 지휘를 했고 그 과정에서 왜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명확히 설명해달라는 것이다. 미군 측의 책임 있는 사람이 대국민사과를 발표하는 것으로 사건이 마무리됐으면 좋겠다.” 이 호소와 절규는 오늘 또 다시 한국사회는 물론이고 이제는 온 세상이 한미양국정부에 하는 호소와 절규가 되고 있다.

한미관계역사에서 미국은 자신의 군사지휘체계를 벗어나면 그것이 설혹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 박정희 대통령마저도 핵무기개발을 미국 동의 없이 비밀리에 추진하다 목숨을 잃은 역사가 좋은 예다. 명목상으로는 비록 국군통수권자이지만 한국대통령은 주한미군사령관 동의 없이 국군소대병력하나 혼자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것이 60년의 현실인 것이다. 바로 이 현실이 한국정부가 천안함 사건의 지휘책임을 물었어야 할 미국을 조사대상에서 아예 처음부터 왜 제외주지 않으면 안되었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II

사건 이해를 돕기 위해 천안함이 참가한 한미합동군사훈련의 규모를 먼저 잠깐 살펴보자. 당시 키 리졸브/독수리 훈련은 비밀리에 진행되어 언론에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다행히 해군2함대 사령부와 경기일보, 뉴시스 등이 공개한 자료가 있다. 일부를 인용한다: “한미합동군사훈련에는 미국 제 7함대 전함들 가운데 9,600톤 급 미사일순양함 샤일로호(USS Shiloh), 9,200톤 급 미사일구축함 래슨호(USS Lassen), 8,300톤 급 미사일구축함 커티스 윌버호(USS Curtis Wilbur), 3,300톤 급 구난함 샐버호(USS Salvor) 등이 참가했다. ……. 한국군 전함들은 8,500톤 급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호와 4,400톤 급 구축함 최영호, 그리고 440톤 급 고속정 윤영하호 등도 참가했다.”

천안함 사건 이후 밝혀진 자료들을 조금 더 인용한다: “고속정은 물론 1,000 톤 이상 가는 천안함, 속초함 등도 참가했고 초계함에는 하픈 미사일까지 장착하고 북방한계선(NLL) 인근까지 진출하여 미국이 공공연히 밝힌 대로 ‘북의 핵시설 파괴와 평양점령을 목표로 훈련을 전개했다’고 한다.”

당시의 훈련참가규모를 보면 작전을 총지휘했던 미국이 사건의 진상을 이미 소상히 파악하고도 남았을 함정규모라는데 이견이 없을 것 같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이미 모든 상황을 처음부터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기에 미국이 이번 사건에서 이상하리만치 처음부터 일관되게 말조심을 하며 신중하게 행동하고 있는지 모른다. 마치 모두 다 약속이나 한 것처럼 말이다! 물론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는 있지만!

반면 한국정부는 처음부터 미국과 그 반대였다. 사건이 발생한 3월 26일 이후 벌써 한 달 반이 되고 있다. 6.2 지방선거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하여, 전체 돌아가는 상황과 진행과정을 살펴보니 이번 사건은 아무래도 다음과 같이 비유해서 설명해야 이해가 빠를 것 같다. 즉, 국가안보분단추리소설로 둔갑하고 있는 이번 사건에서 한국은 결국 악역을 한 셈이고 미국은 무대 뒤에서 총감독과 연출을 한 것이다. 무슨 근거에서 이렇게 주장할 수 있는가?

지난 60년 한미관계사가 일관되게 증언하고 있기에 그렇다. 과거처럼 무대에 올라 북치고 장구친 것은 결국 한국이었고 무대 뒤에 숨어(?) 마치 제3자처럼 훈수나 둔 것은 주로 미국이었기에 그렇다. 결국 이번에도 단순해상事故일 수 있었던 사건이 급기야 동북아군사정치事態로 급변하게 된 중요한 이유와 배경에 미국이 있다는 말이다. 지나친 상상일까? 글쎄, 아닐 것이다. 총감독과 연출을 맡은 미국과 주로 악역을 맡은 한국정부와 조선일보 같은 보수언론이 공동으로 집필하고 있는 기상천외한 분단소설에 비하면 상상력에 있어서 견줄 바가 못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 모든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분명한 것은 아직 아무도 미국의 지휘책임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미양국정부 그 어디에서도 이 문제는 공론화되지 않고 있다. 양국 언론 또한 마찬가지다. 단순한 실수에서였을까? 아니면 어떤 숨은 전략적 의도와 배경에서였을까?

천안함 사건 직후 돌아가고 있는 상황과 ““북도발설””과 관련한 진실공방을 거듭하는 한미양국정부의 여러 사정을 감안할 때 답은 아무래도 후자 같다. 특별히 수면 아래로 침몰한 한국해군의 천안함과 동시에 서서히 수면 위로 솟아오르고 있는 미국의 새로운 전략카드 때문일 것이다. 바로 ‘先 천안함 後 6자회담’ 카드다! 답을 후자라고 판단할 수 있게 만드는 하나의 적절한 실례가 아닐 수 없다.

'先 천안함 後 6자회담'이라는 새로운 전략카드를 기획한 인물들은 아마도 한국정부사람들이 아닐 것이다. 6자회담구도와 관련하여 한국정부가 먼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처음부터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북미직접대화를 피하고 클린턴 행정부의 '북미기본합의서'를 파기할 목적으로 6자회담구도가 만들어졌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6자카드를 기획한 부시 행정부의 장본인들은 당시 백악관과 펜타곤을 장악한 네오콘 계열의 군사전략가들이다.

어제나 그제나 세계지배야욕을 버리지 못하는 대표적인 사람들이 키신저(전 국무장관)나 브레제진스키(전 국가안보보좌관) 같은 미국의 전략가들이라는 사실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들의 목적이 애초부터 '한반도의 비핵화'가 아니었음은 불문가지다. 그들에게 미국이 주창하는 '비핵화'라는 구호가 얼마나 허구인가를 묻는 것 자체가 오히려 우문에 속한다! 1945년 8월과 9월을 거치며 시작된 한반도의 분단과 이어진 한국전쟁,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미국전략가들의 대북적대전략은 한번도 그 목적이 바뀐 적이 없다. 오늘까지 계속되는 60년 북미적대역사가 그리 증언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어쩌면 가장 '반제자주'(反帝自主)적인 국가를 붕괴시키려는 미국전략가들의 목적이 바뀔 것이란 바램은 너무 순진하다. '북핵문제'라는 카드자체가 미국지배를 한반도전체로 확장하기 위해 고안된 전략으로 궁극적으로 북의 정권교체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물론 정권교체를 궁극적으로 이루어내기 위해 사전에 북중관계를 이간시키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전제조건이었다. 결국 마지막 순간에 미국의 전략적 속임수가 드러나 실패하고 말았지만!

천안함 사건과정에 '先 천안함 後 6자회담' 카드라는 새로운 대북, 대중전략이 태어나고 있음을 알린 사건이 하나 있다. '진상조사 끝날 때까지 북미접촉 거부하라'는 한국정부의 압력을 보스워스 특별대표와 성 김 대사가 반대했다는 사건이다. 그런데 누군가가 그들을 (보스워스 표현대로) "찍어 눌러 입다물게 했다!" 물론 그들은 백악관의 대북파트를 새롭게 접수했다는 대북매파 게리 시모어(백악관 대량살상무기담당관)를 비롯한 오바마 시대의 새로운 네오콘들이다.

촘스키 교수의 표현처럼, 세계에 대한 미국의 제국적 지배(Global Imperial Ambitions)를 노골적으로 주장했던 네오콘세력은 여전히 미국행정부와 연구기관, 보수언론매체 등 곳곳에 포진해있다. 그들이 한국정부로 하여금 '先 천안함 後 6자회담' 카드를 새롭게 꺼내 들게 한 장본인들이라고 추정해서 틀리지 않을 것이다. 아무래도 천안함 사태는 미국의 새로운 동북아전략이 자리잡기까지 꽤 오랜 시간 동북아지역에 국가안보분단귀신이 되어 구천을 떠돌 것 같다. 분열된 우리민족 모두의 불행과 비극이 아닐 수 없다.

그들 네오콘세력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부시 때의 그것과 대동소이하게 만들고 있는 장본인들이기도 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 안팎의 보수극우세력들에 의해 손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마치 포로가 된 형국이라고 평가해야 할까? 클린턴 대통령과 보스워스 대표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친서를 전달했어도 북미간의 단순한 예비접촉마저도 실천에 옮기지 못할 정도로 오바마 행정부는 역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허약체질상태는 아마도 임기가 끝날 때까지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어려운 미국경제 또한 그의 어깨를 내리누르고 있다. 반면 불확실한 미래와 무너진 자존심, 수치, 궁핍해져 가는 경제생활 등으로 활활 타오르기 시작한 일종의 미국 版 반정부운동은 마치 들 불처럼 퍼져가고 있다. 주로 백인서민중심의 (직역하여) '茶黨애국운동'(Tea Party Patriotic Movement)이라 불리는 전국차원의 반정부(武裝)세력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그들은 오늘 '제2의 내전'(The Second Civil War)을 공개적으로 준비하고 있을 정도다.

그들은 워싱턴의 보수공화당도 부족하다고 비판할 정도로 극우적이다. 인종차별주의적 사고를 하며 기독교근본주의신앙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주다. 오바마 대통령을 "하와이가 아니라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났고 국제테러단체가 파견한 테러리스트"라는 억지주장(political propaganda)을 믿을 정도로 단순하다. 그들의 역사의식과 세상에 대한 이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얕고 단선적이며 보수적이다.

그래서 그들의 정치지도자로 떠오르는 사람의 역사의식과 세상이해 또한 그들과 대동소이하다. 지난 대선 공화당 부통령후보였던 알래스카의 새라 페일린(Sarah Palin) 전 주지사다. 그가 지극히 단선적이고 극우적 사고를 하는 기독교근본주의자라는 배경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티파티운동의 정신적 지주가 된 인물은 아마도 현존하는 인사 가운데 정치적으로 가장 극우적이며 인종차별주의자인 러쉬 림바(Rush Limbaugh)다. 그는 전국에 생방송되는 대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방송인이다. 그의 대담을 듣는 사람들의 수가 고정적으로 약 3천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영향력을 짐작할만하다.

페일린과 림바를 보면 오늘 들 불처럼 퍼져가는 소위 '新애국주의운동'이라는 미국의 티파티운동의 성격과 목적, 미래, 전망이 어떨까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을 것 같다. 미래가 잘 보이지 않는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 짝이 없다. 미국의 국가위기문제를 좀 더 깊게 다루는 과제는 다음으로 미루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 그들 오바마 시대의 새로운 네오콘 실세들이 동북아지역에서 6자회담구도가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핵카드가 실패한 것이 명백해지는 마당에 6자구도가 더 이상 필요치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중심의 6자회담이 오늘 중국중심의 새로운 동북아다자간협력구도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 언젠가 미국에게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런 모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그들에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는 근거는 여기저기 있다. 언젠가 6자카드를 버리고 새로운 전략대안을 만들고자 할 때 필요한 것 하나가 6자회담 폐기명분이었을 것이다. 바로 그 때 천안함이 침몰한 것이다. 6자구도를 제안하고 추진해온 핵심주체로서 폐기명분이 딱히 없던 차제에 46명의 목숨이 만들어준 호재였다고나 할까? '先 천안함 後 6자회담' 카드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전략가들은 이것만으론 만족한 것 같지 않다. 과거에 썼던 낡아빠진 카드를 또 다시 꺼내는 것을 보니 말이다. 부시 행정부 때 결국 폐기했던 소위 '테러지원국가'딱지를 또 다시 갖다 붙이겠다는 심보다. 천안함 사건에서 잘하면 이미 뗀 딱지조차 다시 갖다 붙일 구실도 만들 수 있겠다는 기대에 흥분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벌써 미의회와 펜타곤 주변의 네오콘계 인사들이 바빠지기 시작한 것 같다. 국무성 대변인의 공식발언 가운데 “북이 도발을 중지할 것을 요구”한다는 대목이 있다. 즉 그 또한 '도발'이란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이다. 우연이 아니라는 말이다!

미국전략가들에게는 천안함 상황이 이전 카드를 버릴 명분뿐만 아니라 잘하면 이 기회에 아예 한두 개 더 새로운 전략카드들을 만들 수도 있겠다고 계산했을 수 있다. 그들이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에 빠질 만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단순좌초사고였을 침몰사건은 이제 한반도의 군사긴장은 물론이고 동북아국가들 특히 중국과의 사이에서 갈등과 불신, 불협화음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무슨 근거에서? 왜?

답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첫째, 이 모든 상황을 동북아지역에 한꺼번에 조성시킬 수 있는 정치군사역량은 미국 외에는 없다. 둘째,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모든 상황은 누군가 즉 미국의 주도적 개입 없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바로 이 제반 상황들이 흔히 발생 가능한 단순해상사고였던 천안함 침몰사건이 상상을 초월하는 기상천외한 국가안보분단事態로 둔갑하게 된 가장 중요한 배경이자 직접적인 정치군사적 동인(動因)이 아닐까 싶다.

무슨 근거로 그렇게 주장할 수 있나? 한반도에서의 군사문제는 아직 절대적으로 미국 소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의 동의와 지지가 없이 한국정부 단독으로 단순좌초사고일 수 있는 천안함 사건을 이리도 기상천외한 은폐와 조작과정을 거쳐 북도발설로 둔갑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북에 대한 군사적 응징이 현실화될 경우 그것은 곧 한반도에서의 핵전쟁을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즉 한국정부가 군사행동도 불사하는 도발적 발언을 남발하여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사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상황은 미국의 동의 없이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미국전략가들은 실패한 기존의 대북, 대중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새로운 동북아분할통치지배전략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어쩌면 이번에 가능할 수도 있겠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전쟁과 군사분쟁을 밥 먹듯 하는 그들에게 이해관계를 위해서라면 '46명의 목숨'쯤 눈 하나 깜박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후텐마 기지문제로 시끄러운 일본도 '찍어 내리눌러' 계속 미국의 동북아전략구도에 묶어두기 위해서도 동북아의 군사긴장은 어쩌면 더 일찍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미국전략가들은 중국이 가장 경계하는 문제, 즉 '지속적인 고도의 경제성장'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최고의 전략카드가 대만문제와 티베트, 그리고 동북아 즉 한반도에서의 군사긴장임을 잘 알고 있다. 지역의 상존하는 군사긴장은 한편으론 북을 옥죄고 동시에 중국을 압박하며 괴롭힐 수 있는 카드다. 동시에 불안한 하위동맹국 일본과 한국을 더욱 확실하게 미-일-한 동맹체제에 묶어둘 수 있는 카드이기도 하다.

또한 최근 장사가 어려운 미국군산복합체를 위해서도 한반도와 동북아에서의 항시적 군사긴장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즉 군사긴장이 없으면 MD(미사일방어망)를 팔 수 있는 시장여건이 조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천안함 사건 와중에 미국군부와 군산복합체가 한국에 BMD(Ballistic Missile Defense: 탄도미사일방어망체제) 배치의 필요성을 새롭게 강조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던 것 또한 우연이 아닐 것이다.

미국군사전략가들은 여하튼 이 모든 전략적 목적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카드로 천안함 사건 만큼 활용가치가 높은 호재가 또 다시 차려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그들이 더욱 유혹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었을까 싶다.

III

이제부터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김태영 국방장관을 비롯 국방부는 침몰사고 직후부터 '좌초' 혹은 '충돌' 가능성을 강하게 그리고 일관되게 부인했다. 반면 한반도 안팎의 대부분 국제해상전문가들은 '좌초' 혹은 무엇과의 '충돌'에 의해서 침몰했다 혹은 침몰이 시작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좌초'와 '충돌'을 A라고 부르기로 하자. 이상한 일이란 도대체 어떻게 침몰사건 직후부터 오늘 이 시간까지 국방장관은 “A는 분명히 아니다!”라고 강력하게 부인할 수 있었을까다. 당시 아무런 구체적인 조사가 전무했던 상태에서 말이다. 그때는 심지어 함수와 함미위치도 제대로 찾지 못했던 때가 아닌가? 당시 유일하게 진상파악을 도울 수 있었던 사람들은 천안함에서 생존한 함장과 장교전원, 그리고 살아남은 수병들뿐이었다.

그런데 그들마저도 '충격 때문에 국군통합병원에 모두 갇혀 (일종의 감금된 상태에서?) 외부와의 모든 접촉이 차단되었던 상황'이 아니었던가?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해서 국방장관은 당시 다른 아무런 객관적 자료와 과학적으로 타당한 근거도 없이 처음부터 일관되게 “A는 결코 아니다!”라고 주장할 수 있었을까? 그렇게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주장할 수 있었던 이유와 배경에는 혹시 세상은 모르는 무슨 다른 확실한 사건진상자료가 따로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의문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좌초'나 '충돌'이 아니라고 일관되게 부정하는 사람은 김 장관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주요정부인사들도 그랬다. 정부 측 소위 군사안보전문가들도 이구동성으로 '좌초' 혹은 '충돌'은 아니라고 일관되게 부인했다. 물론 보수언론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니까 마치 모두 약속이나 한 것처럼 일관되게 '좌초'나 '충돌'은 결코 아니라고 부정한 것이다. 그래서 더욱 이상하다. 그들 모두는 도대체 어떻게 무엇에 근거해서 그리도 일관되게 처음부터 모두가 마치 합창할 때 같은 악보를 보며 'A는 침몰원인이 아니다!'라고 노래할 수 있었을까? 당시 아직 아무런 타당한 객관적 자료나 조사진행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때에!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그것은 곧 역으로 그들이 사건의 내막 즉 구체적 진상을 이미 처음부터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다는 하나의 반증이 아닐까? 그렇기에 무엇이 아니라고 처음부터 강력하게 부정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일단 사건의 진상은 덮자며 은폐와 조작을 시도했던 것은 아닐까?

한미양국정부에 치명적일 수 있는 사건을 역으로 누군가에게 뒤집어 씌워 상황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없을까를 솔직하게 고민하지 않았을까 싶다. 세상은 이 질문과 의문들을 기상천외한 가설에 기초해 20세기 동남아 통킹만 사건을 21세기 동북아 판으로 새롭게 각색하여 영화를 찍고 있는 총감독 미국에게 물어야 할 것이다. 영화에서 주로 악역을 맡는 단역배우 한국정부만이 아니라!

이제 한미정부와 군산복합체, 펜타곤과 국방부, 양국의 보수언론매체들, 네오콘과 뉴라이트 등이 쏟아내는 가설에 기초한 억지주장이 아닌 과학, 이성, 상식에 기초한 일반 세상사람들의 이야기를 좀 들어보자. 상식적으로 그리고 객관적으로 타당한 그래서 누구나 쉽게 납득할 수 있는 침몰사고원인을 찾기 위해서다. 스스로 찾아내지 않으면 상상을 초월하는 은폐과정을 거쳐 조작된 기상천외한 소설내용이 마치 정설처럼 굳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한국의 대표적인 해난구조전문가 가운데 한 사람인 이종인 선생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는 '알파잠수기술공사'라는 이름의 국제해난구조사업체 대표다. 언론과의 대담에서 직업에 대한 질문에 그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나는 배 건지는 게 직업이다. 어뢰 맞은 배도 여럿 봤고 좌초한 배도 여럿 건져 봤다. (중국) 진잉호 좌초 때는 ‘이 배 몇 시간 뒤 부러진다, 다 대피하라’고 말한 뒤 21시간 만에 부러져 가라앉았다. 나는 대학만 나오고 석사도 박사도 아니지만, 이 일을 30년이나 했다. 이라크에 가서는 어뢰 맞고 가라앉은 군함을 11척이나 조사했다. 전문가라고 떠드는 사람들 중에 나만큼 경험 있는 사람이 있나 모르겠다. 외국 전문가들도 많이 들어왔다는데 과연 그 사람들이 진실을 이야기하는지 지켜볼 계획이다.”

이어진 '(한국정부와) 군이 사고의 실체를 은폐하고 있다고 보는 건가? 민간전문가들도 합류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그 자신의 입을 통해 직접 들어보자: “제대로 된 전문가라면 절단면을 잠깐 들여다보기만 해도 폭발이 아니라는 걸 알 것이다. 배 좀 타본 사람들도 보면 금방 안다. 내부폭발이든 외부폭발이든 폭발은 절대 절대 아니다.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실체를 숨기기는 어려울 거라고 본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사고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사고다. 크게 잘못한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진실을 은폐하고 거짓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해상전문가 가운데 이번 사건과 관련 아마도 제일 바쁘게 일하는 민간인은 신상철 선생일 것 같다. 그는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야당 추천 민간조사위원으로 꾸준히 언론매체를 통해 일반 보통사람들이 객관적이고 과학적이며 상식적으로 사건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는 인터넷매체 <서프라이즈>(www.seoprise.com) 대표이기도 하다.

<KBS> TV는 4월 5일 '추적 60분' '천안함 무엇을 남겼나'를 방영했다. <KBS>가 신 대표와 한 대담이 포함되어 있는 프로그램이다. 사고 다음날인 3월 27일의 상황이 담긴 사진 한 장을 소개했다. 사진에는 손으로 '최초 좌초'라고 쓰여진 지점이 보인다. 아래에 첨부한 사진에는 '최초 좌초'라고 쓴 바로 밑에 또한 손으로 '4m'라고 쓴 표시도 있다. 진상조사 기간 내내 꾸준히 '좌초설'을 주장하고 있는 신 대표는 그것에 기초해서 '최초 좌초'가 있었던 바다의 수심을 4m라고 판단하고 있다.

신 대표는 해양대학을 졸업한 뒤 해군장교로 서해안에서 근무를 한 배경을 갖고 있는 해상전문가다. 그는 특히 천안함 사건이 났던 백령도 지역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나아가 해군제대 후에는 해운회사에서 항해사 생활을 하는 동안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네 곳 조선회사에서 신조선 감독으로 7년 정도 배를 만들었던 경력도 갖고 있다고 한다. 그 또한 모든 “지식과 경험을 통해 판단했을 때 (이번 사건은 먼저) 저수심(해군작전지도에 쓰여진 것처럼 약 4m 정도)에서의 좌초에서” 침몰이 시작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 대표는 백령도 인근 해역이 일종의 "해안 단구"라고 설명한다. 그곳은 거의 “육지에 붙을 정도로 수심이 얕은 지대”라며 “수심이 가장 얕은 곳에는 암초나 여(수면 아래 존재하는 암초)”들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는 천안함이 수심이 극히 얕아진 순간 바다 밑의 암초와 충돌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국방부는 왠 일인지 3월 27일 사고 바로 다음 날 해군이 실종자가족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려고 (아마도 실수로?) 보여준 해군작전상황도에 손으로 쓰여진 '최초 좌초' 지점을 한번도 공식적으로 인정하거나 언급한 적이 없다. 오히려 최초 자초 지점을 비롯해서 '한주위 준위가 의식을 잃고 결국 사망한 제3의 부표지점'에 대해서도 일체 언급이 없다. 한국사회와 이웃국가들 중국과 러시아 등 온 세상사람들은 한미양국정부에게 물어야 한다.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하여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을 갖고 심각한 의문제기를 해야 할 것이다.

국방부는 사고 직후인 3월 26일의 첫 공식발표에서 천안함이 “북위 37도 55분, 동경 124도 37분, 백령도 남서쪽 1마일(1.6km)” 지점에서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해경 발표와도 거의 일치하는 지점이다. 그러나 지난 5월 7일 민군합동조사단의 첫 공식발표에서는 사고지점이 수정됐다. 합조단은 당시 사고지점이 “북위 37도 55분, 동경 124도 36분 해점, 백령도 남서쪽 2.5km해상”이라고 본래와 다르게 수정해서 발표한 것이다.

이것은 국방부와 해경이 발표한 최초사고지점과 약 700m의 차이가 난다. 이 차이에 대해 합조단은 당시 국방부가 "사고 초기 함수와 함미의 위치가 파악되지 않아 대략적으로 1마일이라고 한 것"이라며 그러나 "각종 증거를 통해 사고지점을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군이 발표한 사고지점(지도의 아래 오른쪽에 '38'이라고 쓰여있는 곳)은 작전상황도에 표기된 '최초 좌초' 지점에서는 여전히 2.3km정도 남쪽에 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에 신 대표가 언론과 대담한 기사내용 일부를 발췌해 소개한다. 천안함 진상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참고가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서프라이즈>에 들어가면 물론 전문을 볼 수 있다:

질문 1: '저수심, 낮은 수심 쪽에서 좌초'라고 보시는 것인가요?

신상철: 네, 백령도 주변을 보면 자연적 환경이 참 묘합니다. 20년 전에 몇 번 가봤습니다만, 백령도 주변은 대동강으로부터 조류에 실려 온 토사들이 많이 쌓여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백령도, 대청도 주변에 저수심 지대가 매우 넓게 분포해 있어요. 그런데 천안함이 지나치게 연안에 근접하여 항해한 것이 첫 번째 화근입니다.

그리고 보통 좌초했다 하면 영화 타이태닉처럼 찢어지고 부서지는 걸로 생각하시는 경향이 있는데, 조용히 모래톱 위에 얹히는 것도 좌초고, 뻘에 얹힌 것도 좌초입니다. 하부에 아무런 손상이 없어도 선박이 육지에 얹히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됩니다.

왜냐하면, 선박은 기본적으로 물 위에 떠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육지에 닿게 되면 거대한 중량이 어느 부위에서든 응력의 문제가 생긴다든지, 큰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좌초 자체를 매우 위험하게 보는 것입니다.

암초와 부딪쳐서 깨진 것이 아니고, 바닥이 깨끗하다 하더라도 좌초인데, 이번에 함미를 인양할 때 좌우에 쭉쭉 스크래치가 간 것을 보지 않았습니까? 그것 자체가 ‘나는 좌초되었다!’고 배가 스스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두 번째 사고는 충돌입니다. 백령도 인근 해역에서 놀랄만한 사실 하나가 말이죠, 백령도, 대청도 주변의 해상교통 상황이 아주 열악하다는 겁니다. 이 두 섬 한가운데에는 상당히 넓은 암초 지대가 존재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수심이 매우 얕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배가 다닐 수 있는 항로를 그려놓고 보면, 너무나 좁은 협수로와 교차 지점이 몇 군데나 존재합니다.

일반 우리 차량 같으면 갑자기 급정지도 할 수 있고 좌우로 꺾는 것도 편하지만, 선박은 정지할 수 없이 그냥 가야 합니다. 그래서 알아서 판단해서 가야 되기 때문에 우리가 선박에서 사고라고 하면 거의 90퍼센트 이상이 좌초 아니면 충돌인데, 이번 천안함의 경우 두 번의 일련(거듭)된 사건이 연속 발생했다는 것이 큰 문제인 것입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이것은 해난사고입니다. 그리고 군함이었을 뿐이지 일반적인 일련의 해난사고와 다름없는 사고입니다.

질문 2: 그러니까 함미에 분명히 긁힌 자국이 있다는 말씀이고, 그걸로 첫 번째 좌초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암초에 충돌했다는 말씀이십니까?

신상철: 충돌의 대상이 수상인지 수중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떤 다른 선체와의 충돌을 하게 된 것이 직접적으로 절단이 되고 가라앉은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우리가 두 번째 사건을 놓고 봤을 때, 정부에서는 ‘이것이 어뢰다.’ 쪽으로 얘기하는 것이지만, 저는 충돌로 볼 수밖에 없는 것은, 그 차이는, 폭발에 의한 것이냐 아니면 물리적인 충돌에 의한 것이냐 그런 차이거든요. 그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질문 3: 그런데 ‘그것이 폭발이 아니고 물리적인 것이다’라고 하는 것은 어떤 면을 보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겁니까?

신상철: 우리가 폭발이라고 하면 사실상 엄청난 힘으로 선박을 절반으로 쪼갤 정도의 폭발력 아닙니까? 그러면 그 힘이 어마어마한 것입니다. 그럼 그 폭발이 일어났을 때에 증세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우선 폭발에 의해서 찌그러진 정도라든지, 그 다음에 수많은 파편이 튀어야 한다든지, 그리고 또 함미 절단부에서 시신이 안타깝게 처음 발견됐을 때도 아무런 손상이 없었단 말입니다. 절단면 바로 옆에서 발견되었는데도요. 두 번째 시신도 마찬가지 이지요. 생존하신 분이나, 희생당하신 분이나 육체적인 데미지(damage)는 전혀 없었습니다.

특히나 선박 자체가 거대한 공명체이기 때문에 하부에서 그런 큰 폭발이 일어나면 거의 대부분 이비인후과적인 질환이 발생하게 됩니다. 귀가 고막이 터지든지, 계속 소리가 난다든지. 하다못해 말이죠, 이번에 사고가 났던 시각이 21시 22분 아닙니까? 그런데 21시 47분, 불과 25분 뒤가 저조 시간대입니다. 가장 저수심인 것이지요.

그럼 조류 흐름이 멈추게 되는데, 배를 반 토막 낼 수 있는 폭발이 배 밑에서 터졌으면, 지금 연평도, 대청도, 소청도 쪽에는 까나리 어장이 1년 중 가장 크게 형성될 거거든요, 그러면 수많은 까나리들이 다 죽어서 바다에 떠야 하는 것입니다. 그 조류 따라 아마 백령도 일대를 까나리 일대로 덮어놨을 겁니다. 그런데 그야말로 까나리 하나 봤다 하는 사람 없거든요. 이런 것을 가지고 폭발의 징후를 배제하기 때문에 그러면 이 큰 데미지는 뭐냐, 충돌밖에 유추할 수 없는 겁니다.

국내외 많은 해상전문가들 가운데 먼저 어쩌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국내 두 명의 전문가들을 이 글을 통해 참고로 소개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정부와 국방부, 보수언론이 발표한 진상조사내용보다 민간전문가들과 일반인들이 스스로의 노력으로 분석하고 조사한 발표내용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고 상식적이며 과학적 타당성과 객관성을 갖고 있다. 비극적 분단현실이란 것이 얼마나 부끄럽고 때로 참담할 수 있는가를 깨닫게 해주는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천안함 사건 관련해서 미국에서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기사논조를 유지하는 매체 가운데 주요3대신문인 <The New York Times>와 <The Washington Post>, <The LA Times>가 있다. 그들은 한국정부와 보수언론의 천안함 사건조사과정에 다소 회의적인 것 같다. 그들 미국보수매체와 한국보수언론의 논조는 최소한 천안함 사건 관련 적지 않은 차이를 노출시키고 있다. 그들은 한국보수언론의 기상천외한 소설쓰기에 조롱 섞인 질문도 던진다.

대표적인 예로 4월 28일 자 <The LA Times> 기사가 있다. <조선일보>의 '인간어뢰'(human torpedo) 기사에 대한 비평기사다.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진상조사과정을 빗대어 한 표현이다. “제임스 본드 수준(James Bond quality)의 007 영화를 보는 듯한!” 상황이라고 일종의 조롱조 비평기사를 실은 것이다.

그래도 한국정부와 보수언론은 마이동풍인듯싶다. 그냥 무조건(마치 고스톱에서 안 먹어도 즉 누가 뭐래도) 'Go!'이다. 이제는 김태영 국방장관이 <The LA Times>까지 고소할 판인가? 워싱턴 소재 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e) 초빙연구원으로 가있는 박선원 박사까지 고소했으니 말이다. 그는 알려진 대로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통일안보비서관을 지낸 사람이다.

그래서일까? 그는 여하튼 미운 털이 많이 박힌 것 같다. 일반적으로 ‘명예훼손’ 정도에 불과한 사건이 공안검사들 손으로 넘어가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조선일보도 자신을 감히 조롱하고 명예를 훼손한 죄를 물어 <The LA Times>도 고소해야 하지 않을까? 공안검사들 또한 ‘신성한 국가안보’ 문제를 ‘007영화의 제임스 본드’ 정도로 조롱한 미국의 <The LA Times>도 ‘유언비어’ 죄목으로 잡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속히 인터폴(InterPol)에 연락을 취해야 할 것이다! 죄 없는 국민들을 단지 아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고 진실을 찾는다는 이유만으로 잡아넣는 오늘의 현실은 마치 무슨 희극영화(comedy show)을 보는 것 같다. 마치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과거군사독재시대가 재현되고 있는 것 같아 더욱 그렇다.

그런데 만약 반대로 김 국방장관이 국민과 세상을 상대로 이제껏 한말들이 모두 거짓이라면 그는 도대체 누구 손에 의해 조사를 받고 어떤 처벌을 받아야 할까? 먼저 그는 대한민국의 국가명예를 크게 실추시킨 죄를 물어야 할 것이다. 둘째, 그는 자신의 거짓증언이 남북 8천만 겨레와 삼천리금수강산을 단숨에 잿더미로 만들 핵전쟁을 야기할 수 있었던 대역죄를 물어야 할 것이다. 그 죄는 그 무엇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진정한 대역죄가 아닐 수 없다. 셋째, 그는 진정한 의미에서 온갖 거짓과 조작으로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한 죄를 물어 공안사범으로 다루어야 할 것이다.

여하튼 요즈음 한국정부는 온통 무슨 ‘告訴공화국’ 같다. 이놈 저놈 모두 툭하면 告訴하겠다고 한다. 나라가 온통 이런저런 告訴로 난리다. 돈 없고 힘없고 빽 없는 사람들은 告訴도 못한다는 세상인데! 告訴와 관련 아마도 단연 으뜸은 청와대 홍보수석인 것 같다. 봉은사 주지스님을 告訴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자신과 직접 통화한 사실을 폭로한 한나라당 불교계 인사마저도 告訴했으니! 告訴에서 둘째가라면 아마 문화관광부장관도 물러설 수 없을 것 같다. 그는 무명의 네티즌을 告訴했던 사건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그런데 그 일도 이젠 옛일처럼 들릴 정도다. 하루가 멀다고 告訴가 이어지니 말이다!

IV

자, 이제 언론에서 사라진 천안함 사건 당시의 ‘제3부표지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제3부표지점 바다 밑에는 “잠수정으로 추정되는 검은 구조 물체가 가라앉아 있었다”는 증언이 있다. 고 한주위 준위와 함께 그곳에서 나흘씩 잠수했던 한국UDT대원들의 입에서 나온 증언이다. 사건조사 초기 특히 4월 5일 <KBS> TV를 비롯한 몇몇 언론매체들이 동시에 보도한 내용이기도 하다.

물론 그때 이후 <KBS> TV를 비롯한 모든 언론매체들은 어떤 이유에선지 더 이상 제3부표자리에 대한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모두 일체 함구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UDT대원들 또한 마찬가지다. 유일하게 그들이 공개적으로 했던 일 하나는 바로 그 ‘제3부표지점’에 가서 유명을 달리한 선배 고 한 준위의 위령제를 지냈다는 것뿐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세상사람들이 제3부표자리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한 것 같다. 그런데 제3부표자리 밑에 가라앉아 있는 것이 무엇이던지 간에 그 밑에 한국의 무엇이 아니라 미국의 무엇이 가라앉아 있었던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천안함 사건 직후의 여러 정황들이 스스로 그렇다고 증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라앉은 것이 무엇이었던 간에 무언가 미군의 중요한 무기였던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이와 관련하여 언론에 발표된 보도자료들을 아래에 소개한다. 주로 인터넷매체 <서프라이즈>에 ‘독고탁’이라는 筆名으로 천안함 관련 기사를 계속 올리는 사람이 있다. 아래 요약은 주로 독 선생의 글을 많이 인용했음을 먼저 밝힌다:

1. 고 한주위 준위는 제3부표자리가 있던 바다 밑에서 나흘씩 무리하게 잠수작업을 하던 중 의식을 잃고 인근 미군함정으로 옮겨진 뒤 사망했다. 그런데 한 준위는 실은 침몰한 천안함 선체와 실종된 46명의 한국동료해군사병들을 구하려다 사망한 것이 아니었다.

2. 당시 제3의 부표자리 바다 밑에는 한 준위 등 한국UDT대원들과 함께 미군 USS대원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당시 수온과 빠른 조류 속에서 잠수 작업은 미친 짓이라며 절대로 그런 조건에서는 작업을 하지 않겠다”고 해 부득이 한 준위일행만 무리하게 나흘씩 잠수를 반복하게 됐다. 당시 한 준위의 직접적인 사망원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3. 한 준위와 함께 제3 부표지점 바다 밑에 들어가 수중탐색작업을 진행한 한국UDT대원들의 증언은 어쩌면 이번 사건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핵심자료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 그들은 “수중에는 대형구조물이 (가라앉아) 있었고 해치를 열고 5m 이상 들어가 작업했는데 (내부에는) 소방호스 등이 매우 복잡하게 매달려있었다”며 당시 “들어가 본 (검은 구조 물체의) 내부구조는 잠수함과 유사했다”고 증언한 언론과의 대담기록이 있다.

4. 당시 미군은 한 준위 등 한국UDT대원들에게 제3부표 바다 밑에 침몰한 물체가 무엇인지 알아보라는 임무를 맡겼다. 미국은 자신들의 잠수함(?)으로 추정되는 “검은 구조의 물체”가 가라앉아 있는 사실을 한국UDT대원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5. 당시 워싱턴 상원청문회 참석차 미국에 가있던 주한미군사령관은 미국함정(혹은 잠수함?)이 아니라 한국함정 천안함이 침몰한 사건 직후 모든 것을 접고 급거 서울로 되돌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6. 만약 당시 천안함 상황이 한국군 함정 만의 침몰상황이었다면 주한미군사령관이 단지 그 사건만으로 워싱턴에서의 모든 것을 접고 급히 한국으로 되돌아왔을까? 그럴 리가 없을 것 같다.

7. 급거 뒤 그는 주한미국대사까지 동행해 직접 사건현장과 경함모인 독도함에 나타나 희생된 “한주호 준위를 용감한 해군”이라고 치켜세우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들은 수색작업에 열심인 미군USS와 한국UDT 특수요원들에게 “어떤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며 격려까지 하고 돌아갔다.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8. 만약 제3의 부표자리 밑에 만약 한국함정 혹은 잠수함이 가라앉아 있던 것이라면 주로 미군함정들과 미군USS대원들이 한국대원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인양작업과 구조를 위한 잠수활동을 계속 벌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9. 특히 만약 가라앉아 있는 것이 한국함정이었다면 미국함정들이 제3의 부표자리 사고해역주위를 지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10. 특히 그곳 제3의 부표자리 바다 밑에 있는 것이 무언가 대단히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면 해역을 지키고 있던 미군함정들이 그곳에 한국어선들은 얼씬도 못하게 접근을 막았을 이유가 굳이 없었다는 것이다.

11. 당시 <KBS>뉴스는 “제3부표지점 바다 속에서 무언가를 꺼내가는 헬기는 미국해군이 운용하는 씨호크(Seahawk)였다”고 보도했다. 또한 당시 한 준위가 희생되었던 “바다 속에서 끌어올린 것은 모양새로 보아 시신이 맞다”는 보도도 나갔다.

12. 무슨 이유에서건 4월 5일 언론보도가 나간 직후 국방부는 모든 언론매체들에게 함구령을 내렸다. UDT대원들에게는 물론이었다. 이후 한국언론에서 제3부표지점에 대한 보도는 일체 차단됐다. <서프라이즈> 같은 일부 인터넷매체들을 제외하고는 모든 보수언론매체들에서 제3의 부표자리 이야기가 사라졌다.
13. 당시 이런 상황전개에 한 준위 동료들은 분노했다고 한다. 이후 주한미군사령관까지 직접 장례식장에까지 나타나 한 준위 가족들을 위로하고 성금을 전달했다는 일종의 사건이 발생했다.

14. 이를 ‘사건’이라 부르는 이유가 있다. 60년의 주한미군주둔역사에서 주한미군사령관과 주한미국대사가 한국군 병사가 하나가 죽었다고 조문을 가고 위로금을 직접 전달한 예는 전무후무하기 때문이다.

15. 여하튼 한 준위의 동료들은 그의 위령제를 바로 제3부표지점에 가서 진행했고 그 뒤 그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자의에 의해서건 타의에 의해서건 간에...

16. 당시 미군은 제3의 부표 바다 밑에 가라앉은 잠수함(?)으로 추정되는 검은 물체의 인양작업을 위해 씨호크 헬기 등을 동원하고 잠수부들을 계속 훈련시켰다고 한다. 미군은 제3부표지점에서 당시 인양작업을 계속했다고 한다.

17. 미군은 천안함 침몰사건 당시/초기 민간어선의 구조활동참여를 막았다고 한다. 무엇인가 대단히 중요한 무엇을 숨겨야 할 것이 없었다면 그랬을 리가 만무하다. 때문에 당시 한국에 의한 직접적인 구조작업은 거의 정지상태에 머물 정도였다고 한다. 도대체 이 모든 것을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해야 할까.

18. 천안함의 함수 함미 위치가 명백히 밝혀지고 나서 제3부표지점에서 미군의 탐색활동은 일단 한편으론 진상을 숨기면서 동시에 무엇보다도 침몰한 자국의 잠수함 (혹은 다른 어떤 것)의 위치확인이 한시가 급했던 것 같다. 아마도 바로 그 위치확인작업 끝난 후에야 침몰한 천안함의 구조활동도 비로소 본격화된 것 같다.

19. 침몰한 천안함의 위치를 찾고 실종자들을 구조하는 데서부터 두 조각난 선체의 실질적인 인양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이런저런 이유들에 의해 늦어졌던 이유도 아마 이와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20. 천안함 함수와 함미 수색작업은 당시 바지선에 본부를 두고 있었는데 제3부표지점에서의 수색작업은 최신 輕항모인 독도함을 따로 본부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 제3의 부표지점 바다 밑에 어느 정도 중요한 물체가 가라앉아 있는가를 쉽게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단서가 아닐 수 없다.

21. 그 지점에서 건져 올려 헬기로 실어간 미군(?)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하나의 결정적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당시 <KBS> TV는 씨호크 헬기가 제3부표지점 수중에서 줄로 끌어올린 물건을 싣고 가는 장면을 포착하여 언론에 소개했다. 그것들 중 하나는 “시신을 담가에 싼 모양으로 상체부위는 도톰하고 다리부위는 날씬했다”는 보도도 나갔다.

22. 당시 <KBS>와 대담한 한국UDT대원은 제3부표지점 바다 밑 “대형구조물에 들어가 보고 천안함과 달라서 당황했다”고 증언하면서, “들어가기 전까지는 천안함 함수부에서 떨어져 나온 무언가를 탐색하는 것으로 지시를 받았는데 들어가보니 대형구조물이었다”고 했다.

23. 천안함은 이제 인양작전이 끝났기 때문에 천안함 구조활동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다. 해서, 민간잠수부들이 인양작업을 대신 책임지고 있다고 한다.

24. 제3부표자리에 아직도 미군USS와 한국UDT대원들이 합동으로 본격적인 수중작전을 펴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당시 그들은 무엇인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첨단잠수장비들을 동원하여 인양훈련을 계속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국내외 해상전문가들은 천안함 침몰이 암초투성이의 수심 낮고 해역이 좁은 백령도 주변 해역에서 작전명령을 하달 받고 임무 수행 도중 사고로 ‘좌초’해 침몰하기 시작한 단순한 좌초사고일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그들은 같은 해역에서 훈련에 참가한 수십 척 군함들 중(혹은 잠수함/정들) 어느 하나와 사고로 ‘충돌’해 침몰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음도 인정한다.

천안함 침몰원인규명은 만약 사건에 대한 과학적 조사와 투명하고 객관적인 사건조사가 이루어졌다면 이미 사건에 대한 결론을 쉽게 얻을 수 있었던 단순좌초사고 혹은 단순충돌사고였던 것 같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전국 주요지휘관회의에서 “천안함은 ‘단순한’ 사고로 침몰하지 않았다”고 발언한 진의는 무엇일까? 그 발언이 사건에 대한 정확하고 올바른 객관적 표현이었을지 분명치 않다.

오히려 이렇게 표현해야 옳지 않을까 싶다: 먼저 천안함 사건은 ‘단순사고’을 수 있다. 그러나 단순사고사건이 결코 어떤 이유에서건 ‘단순치 않은 과정’을 거치면서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전체와 이제는 유엔과 국제사회로까지 대단히 ‘복잡한 문제로 둔갑하여’ 확산되어가고 있다. 결국 천안함 사태는 오늘 한국사회의 내부갈등은 물론 최악의 상태로 몰려가는 남북관계 나아가서는 이웃 중국과의 외교관계에서도 갈등과 불신의 벽이 높아지는 단순하지 않은 대단히 복잡한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다고말이다.

(다음 III부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