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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남북군사실무회담 성과없이 종료
南 "천안함 책임있는 조치 취해야"..北 "해상침범 말아야"
2010년 09월 30일 (목) 13:24:18 정명진 기자 mjjung@tongilnews.com

<2신, 13:50> 2년만에 남북군사실무회담 성과없이 종료
북 "전단살포, 해상침범 대응 따라 남북관계 전도 좌우될 것"
남 "천안함 사건 북측 책임있는 조치가 문제 해결의 관건"

2년 만에 열린 남북군사실무회담이 성과 없이 끝났다. 남측은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한 북측의 책임 있는 조치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북측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맞섰다.

30일 오전 10시 판문점 남측 지역의 '평화의 집' 2층 회의실에서 시작된 38차 남북군사실무회담은 1시간 40여분 만에 오후 회의를 이어가지 않은 채 종료됐다. 양측은 기조발언을 통해 각자의 입장을 개진했지만, 결국 입장차만 확인한 것이다.

남측이 천안함 문제의 선 해결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오늘 회담에서는 쌍방이 제기한 현안 문제에 대해 상호 입장을 개진했으며, 우리측은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한 북한측의 책임 있는 조치가 문제 해결의 관건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남측은 북측에 천안함 사건에 대한 시인 및 사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등 책임 있는 조치를 조속히 취하라고 강력히 촉구하면서, 남측 해역에 대한 북측의 군사적 위협과 적대적 도발행위, 남측 당국에 대한 비방.중상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북측은 이에 대해 "천안함 피격 사건과 관련해서 우리측 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검열단 파견을 수용하라는 기존 주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회담에서 북측이 제기한 문제는 남측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 중단과 남측 해군함정의 북측 해상경비계선 침범 중단 등이다. 북측은 기조발언에서 "이 두 문제에 대해 우리측이 어떻게 대하는가에 따라 남북관계의 전도가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서 차기 회담 일정을 합의한 것은 없으며, 향후 전통문을 통해 차기 회담이 협의될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1신, 13:30> 2년 만에 얼굴 맞댄 남북軍 "결실 있는 회담돼야"

남북군사실무회담이 2년 만에 개최됐다. 천안함 사건, 상호 비방 중지 등 산적해 있는 남북 간 군사현안에 대해 실마리를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오전 10시 판문점 남측 지역의 '평화의 집' 2층 회의실에서 문상균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육군 대령)을 수석대표로 한 3명의 남측 대표와 리선권 대좌(대령)를 단장으로 한 3명의 북측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남북군사실무회담이 시작됐다. 이에 앞서 북측 대표단은 9시 35분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 평화의 집으로 이동했다.

남측 대표자 명단은 문상균 수석대표 외 김영철 해군대령(합참 해상작전과장)과 통일부 정소운 회담 1과장이 대표이며, 북측 대표자 명단은 리선권 대좌 외 2명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본격적인 회담에 앞서 공개된 환담 자리에서 남북은 이번 실무회담이 2년 만에 열리는 만큼 성과 있는 회담이 되어야 한다는데 공감하면서도, 회담 공개 문제 등으로 신경전을 벌였다.

리 단장은 "북도 남도 수확의 계절인데 어떤 의미에서 4대 계절 중 가을이 우리의 계절인 것 같다"며 "2년 만에 열리는 회담인 만큼 좋은 계절에 북남 회담이 결실을 맺는 생산적인 회담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수석대표는 "엄중한 시기에 열리는 회담인 만큼 슬기롭게 풀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리 단장은 "오늘 회담에서는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측은 군사실무회담을 제안하면서 '쌍방 간 군사적 합의 이행에 따르는 현안 문제'를 논의하자만 밝힌 바 있다.

남측은 이날 회담에서 천안함 문제를 적극 제기한다는 방침이어서 이에 대한 남북 간의 논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남측이 제시한 의제는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한 북측의 책임 있는 조치 우리 당국에 대한 북측의 비방 중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긴장완화 문제 등이다.

이에 대해 김태영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국방회관에서 열린 서울대행정대학원 조찬세미나에서 "오늘 실무회담에서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한 시인 및 사죄,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사후 재발 방지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군사실무회담이 통상 장성급 군사회담을 준비하는 만큼, 추후 한 단계 높은 군사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이날 회담에 앞서 북측 리 단장은 "우리가 회담을 오랜만에 열었고 생산적인 회담이 되기 위해 모든 과정을 공개하는 것이 어떻겠나"라고 제안했으나, 남측 문 수석대표는 "지금까지 원칙도 그렇고 관례상 군사회담은 비공개로 했다"며 비공개 진행을 고집했다. 거듭 리 단장이 공개를 주장했으나 회담은 결국 비공개로 진행됐다.

<남북 군사실무회담 환담록>

리선균 북측 단장 : 서울에서는 언제 왔나?

문상균 남측 수석대표 : 아침에 출발했다. 북측은 언제 왔나?

리 : 어제 왔습니다. 잘 몰랐는데 밖을 보니 들에는 벼가 잘 익고 산을 봐도 과일이 잘 익고 있더라. 북도 남도 수확의 계절인데 어떤 의미에서 4대 계절 중 가을이 우리의 계절인 것 같다. 이번 회담이 얼마 만에 얼린 건가? 2년. 좋은 계절에 북남 회담이 결실을 맺는 생산적인 회담이 됐으면 좋겠다.

문 : 이 대좌가 북측의 단장으로 부임한데 대해 환영한다. 이 자리는 엄중한 자리다. 이런 생각을 한다. 새가 비를 피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참새처럼 처마 밑에 숨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독수리처럼 구름을 뚫고 올라가 비를 피하는 것이다. 참새처럼 처마 밑에 숨는 것이 편할 수는 있어도 독수리처럼 푸른 하늘을 보지 못할 것이다. 독수리의 혜안을 가져야 엄중한 시기에 열리는 회담인 만큼 슬기롭게 풀어나갈 수 있다.

리 : 독수리는 자기의 생존 방식이 있고 참새는 참새의 방식이 있다. 오늘 회담에서는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다.

문 : 독수리의 혜안으로 귀측이 어떻게 오늘 회담에서 풀어나갈지 보겠다.

리 : 우리가 회담을 오랜만에 열었고 생산적인 회담이 되기 위해 모든 과정을 공개하는 것이 어떻겠나.

문 : 지금까지 원칙도 그렇고 관례상 군사회담은 비공개로 했다.

리 : 관례도 좋지만 이번 회담은 생산적인 회담이니 공개로 하는 것이 어떤가.

문 : 군사회담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