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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3만7천여명..정원 8천명 이상 초과
미 국방부 '2012년 기지구조보고서' 발표
2013년 03월 21일 (목) 08:09:41 조정훈 기자 whoony@tongilnews.com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병력수가 한.미 당국 사이에 합의된 2만 8,500명보다 훨씬 많은 3만 7,000여 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된 주한미군 범죄와의 관련성 여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발표된 미국 국방부 연례보고서인 '기지 구조보고서'(Base Structure Report Fiscal Year 2012 Baseline)에 따르면, 주한미군 병력수는 2011년 9월 말 기준으로 3만 7,35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9월 말 기준 2만 6,305명에서 2010년 3만 1,839명으로 꾸준히 증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한.미 양국이 줄곧 주한미군을 2만 8,500명으로 동결하기로 합의해온 것과 달리 8,854명이 많은 숫자이다.

'기지 구조보고서'는 2007년 9월말 기준 2만 8,356명에서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에는 2만 7,968명, 2009년에는 2만 6,305명으로 집계, 2,051명이 감소해 주한미군 병력 2만 8,500명 유지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기지 구조보고서'에는 주한미군의 숫자가 월등히 증가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 지난해 발표된 미국 국방부 연례보고서인 '기지 구조보고서'(Base Structure Report Fiscal Year 2012 Baseline) 표지. 2011년 9월 말 기준으로 주한미군의 숫자가 3만 7,354명으로 집계됐다. [캡쳐-기지구조보고서]

'기지 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주한미군 3만 7,354명 중 지상군 3만 82명, 해군 104명, 공군 7,168명이며, 특히 평택 캠프험프리 주둔 병력은 1만 977명으로 2009년 3,536명에 비해 7천여명이 늘어났다.

이에 대해 주한미군사령부 관계자와 국방부 관계자는 "공식적인 숫자는 2만 8,500명"이라며 "기지구조보고서 내용은 현재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은 "병력증강이 맞다고 봐야한다. 아프간, 이라크 전쟁 이후의 여파"라고 분석했다.

김종대 편집장은 "사실상 한.미간에 합의된 결과이다. 아프간과 이라크의 잉여전력이 나와서 중간 기착지로 한국을 택한 것"이라며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국제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고 이는 한반도 정세에 비춰 우리의 안보중시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유영재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미군문제팀장도 "미국의 필요요구에 따라서 주한미군 숫자가 들락날락한다. 이는 아프간, 이라크의 병력이 한국과 일본, 독일 등지로 분산배치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영재 팀장은 "2004년부터 변동수치를 보면 주한미군의 숫자가 연차적으로 줄어들어 2008년까지 2만 5천명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지만 2010년부터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는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에 따른 결과라는 설명이다. 

   
 '기지구조보고서'에는 주한미군의 숫자를 2011년 9월 말 기준으로 3만 7,354명으로 보고하고있다. [캡쳐-기지구조보고서]

특히, 이는 평택미군기지 주둔병력의 숫자 변동에서 엿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지 구조보고서'에 따르면, 평택 캠프험프리 주둔병력은 2009년 3천 536명, 2010년 4,880명에서 2011년 1만 977명으로 2년 사이에 7,441명이 늘어났다. 이는 아프간, 이라크 전쟁 참전군인 철수에 따른 잉여인원의 재배치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주일미군도 2009년 4만 1,512명에서 2011년 8만 7,182명으로 급증했으며, 주독미군의 숫자도 2009년 5만 3,106명에서 2011년 6만 477명으로 증가해 이를 뒷받침해준다. 

   
 지난 3년간의 주한미군 변동숫자를 확인해보면, 2009년 2만 6305명에서 2010년 3만 1839명, 2011년 3만 7354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지상군의 숫자가 점차적으로 늘어났다. [그래픽-통일뉴스]

주한미군을 비롯한 해외주둔 미군의 숫자가 급격히 증가한 이유는 지난해 1월에 발표된 미국의 '신 국방전략 지침에서도 엿볼 수 있다.

'신국방전략 지침'은 △크기는 작지만 기민하고 효율적인 군, △신속한 투사 및 배치가 가능한 유연하고 적응력이 뛰어난 군, △첨단무기와 장비를 갖춘 다기능적 군 건설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주요핵심의 토대는 유럽에서 아.태 지역으로의 전략적 우선순위 조정이다. 이는 한국, 일본 등 주둔미군전력을 강화해 대북 억지력을 높이고 나아가 대 중국 관계를 관리한데 있어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아프간.이라크 전쟁에서 철수된 병력이 대거 한국과 일본으로 이동, 병력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급격히 증가한 주한미군의 숫자는 지상군 감축 계획을 담은 '신국방전략 지침'에 따라 줄어들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종대 편집장은 "한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고 하지만, 미국이 지상군 병력을 감축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러한 주한미군의 숫자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주한미군 병력의 증가는 최근 빈번히 발생하는 미군 범죄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유영재 평통사 팀장은 "인원이 늘어나면 범죄비율이 당연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관리하기 힘든 숫자에 통제하기 어려운 자원들이 주한미군 병력에 포함되면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정경수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주한미군의 숫자는 공식적으로 2만8천여 명으로 봐야한다. 군사훈련이 있으면 늘거나 줄기 때문"이라며 병력숫자 증가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미군은 오랫동안 전쟁을 해왔다. 그래서 현재도 부대 내 불미스런 일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들이 도심으로 진출해 범죄를 저지르고 이러한 것들이 보도되면서 과거에 알려지지 않은 범죄들이 소개되는 것"이라면서 병력수와 범죄율이 무관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