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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즈워스 대표는 언제 방북할까?
오바마 亞 순방 이전 발표, 이후 방북?
2009년 11월 05일 (목) 15:58:38 이광길 기자 http://onecorea615.cafe24.com/xe/tongilnews/mailto.html?mail=gklee68@tongilnews.com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언제쯤 방북할까?

올 하반기 '북핵' 외교가의 이 해묵은 의문에 대해 미 행정부는 리근 북 외무성 미국국장의 방미가 끝나도록 "검토하고 있다"는 선에서 한 발도 나가지 않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도 4일 "종래에는 해를 넘기긴 어렵다고 봤는데, 지금은 모르겠다"고 했다.

리근 국장의 방미 막바지에 북한이 보인 반응도 실망스럽다는 쪽에 가깝다.

2일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기자와의 문답에서 "미국이 아직 우리와 마주앉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도 그만큼 제 갈길을 가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3일에는 '폐연료봉 8천개에 대한 재처리를 8월말에 끝냈으며 무기화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말'과 '행동'을 통해 직접대화를 압박하기는 했으나, 북한이 현재의 미지근한 대화 모드를 당장 깨버리겠다고 나올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 토론회 직후 리근 국장의 발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실제로, 리근-성김 회동에 대한 미국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이언 켈리 국무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리근-성김 사이에) 매우 유용한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으로부터 북.미 회동 결과를 전해들은 고위당국자도 "괜찮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히 잘못된 대화나 서로 논쟁이 있었다고는 듣지 못했는데, 서로의 기대가 다른지는 모르겠다"고 최근 북한의 행보를 해석했다.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북한과 비교할 때, 미국은 기대에 비해 괜찮았다는 쪽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북한의 좋지 않은 행보'에도 불구하고 3일 이언 켈리 대변인이 "모두가 신중하고 수사를 완화하며 역내 긴장을 불러일으킬 어떠한 행동도 말아야 한다"고 톤다운에 나선 게 그 근거다.

미국측이 만족했다는 징후는 3일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보도에서도 엿볼 수 있다. 북.미협상 정보에 접근 가능한 미 당국자는 "막후 논의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회동에서 미국은 ▲북한이 다자회담에 복귀 전에 2차례 양자회담 개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때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면담 허용, ▲2005년 9.19공동성명 준수 등 3가지를 요구했으며, 북한은 앞의 2가지에 대해 합의했고 3번째 문제에 대해서는 '한반도 비핵화 구상'의 토대에서 다루자고 이견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3일 밤 게재된 <아사히신문> 인터넷판 기사는 보다 구체적이다. 미국은 지난달 24일 뉴욕회동에서 ▲6자회담 틀 내 인정, ▲강석주 제1부상 면담 허용, ▲북.미 대화 후 조속한 6자회담 개최, ▲검증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한 2005년 9.19공동성명 준수 등을 요구했다고 6자회담 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앞의 2가지는 응했으나 뒤의 2가지는 명확하게 대답하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들 보도에 대해, 우리 정부 당국자들은 '금시초문'이라지만, 사실이라면 방북 여건은 무르익었다는 평이다.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이 '6자회담 틀 내'라는 점을 북한이 인정했다는 것은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명확히 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까닭이다. 복귀시점이 남은 쟁점이겠으나, 북.미대화 이전에 리근 국장 선에서 확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내용적으로, 미국은 2005년 9.19공동성명 준수 의지를 분명히 하라고 북한측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보증이 있어야 방북하겠다는 것인가'는 의문에, 4일(현지시간) 이언 켈리 대변인은 즉답을 피했다. 성과가 '기대'될 수 있는 시점이라 판단되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중요한 토의로 이어지지 않는 대화는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보즈워스-강석주  회담이 가시화됐다는 점에서, 미국측의 '기대'가 충족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실제로, 정창현 <민족21) 대표는 4일 <프레시안>기고에서 "(북한이) 더 분명한 형태로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불가역적인 핵 폐기 의사를 공식 표명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 시점만 남겨 두었다"고 전했다.

북한측의 '양보'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행정부는 여전히 머뭇거리고 모양새다. '정적(政敵)'인 공화당을 의식, '성과'보다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점을 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결정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북한의 반발 외에도 중국과 러시아 등 국제사회의 여론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미국이 더 미적거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계기'는 12일부터 시작되는 오바마 미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중국, 한국으로 이어지는 순방 이전에, 오바마 행정부가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 일정을 발표하고 순방과정 중에 대북 메시지를 발표한 뒤 순방이 끝나면 보낼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