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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리종혁 "선언 일부, 이행 문제있을 수도">
방북 英의원들 보고서 밝혀..北, 캔터베리 대주교 공식 초청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북한의 리종혁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6.15공동선언과 10.4남북정상선언의 "일부 조항은 이행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초청으로 최근 방북했던 데이비드 앨튼 영국 상원의원 등이 북한과 남한을 방문한 후 내놓은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리종혁 부위원장은 북영친선의원단 위원장 자격으로 앨튼 의원 일행을 면담한 자리에서 대남 대화의 조건으로 남한이 두 선언을 존중해야 하는 것을 들며 이같이 말했다.

   보고서가 전한 리종혁의 말이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이라면 북한도 두 선언의 이행 과정에서 일부 수정이 불가피함을 인정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와 관련, 정부는 재정 문제 등을 이유로 6.15, 10.4선언을 `전면' 이행하는 것은 어렵지만 북한과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협의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연합뉴스가 18일 앨튼 의원측으로부터 이메일로 입수한 이 보고서는 리종혁이 두 선언의 일부 조항의 이행에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했으나 "두 선언에 대한 반대는 (남한) 새 정부의 남북통일 반대를 상징하는 것"이라며 남한 정부가 두 선언을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리종혁은 특히 대북 민간단체들의 전단 살포가 남북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그중에서도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인 16일 전단을 보내려는 것을 문제삼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리종혁은 자신들은 더 이상 과거 남북간 합의에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그러나 6.15, 10.4선언이 복원되면 대화 재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의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자신의 영국 방문 때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를 면담할 수 있었던 것에 사의를 표하면서 윌리엄스 대주교의 북한 방문을 거듭 공식 초청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윌리엄스 대주교가 방북 초청을 수락할 것과 함께 영국 정부의 장관급 고위인사의 방북과 북한군 고위층의 영국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 방문 초청을 권고했다.

   최태복 의장은 또 방북 후 남한을 방문할 예정이던 앨튼 의원 일행에게 남한 정부에 6.15, 10.4선언을 이행토록 말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한편 북한이 현재 추진중인 과학기술 5개년계획의 책임을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맡고 있다고 밝혔다.

   앨튼 의원 일행은 지난 3-7일 북한을 방문한 데 이어 7-12일 남한을 방문한 뒤 남북한과 영국 및 미국 정부에 대한 권고사항을 담은 '카르페 디엠(CARPE DIEM. `기회를 잡으라'는 뜻의 라틴어)'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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