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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남북관계 경색 책임 '북한탓'

"6.15, 10.4선언 지키지 않는 쪽은 북한"...민주 "사태본질 외면" 비판

제정남 기자 / jjn@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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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최근 남북경색의 원인을 두고 좁혀지지 않는 인식차를 드러냈다. 사건의 발단은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23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 남북관계 경색 국면은 우리의 대북정책에 원인이 있는 게 아니라 북한의 대남 강경책 때문"이라고 말한 것이 알려지면서다.

현 장관의 발언에 민주당은 "현 장관은 남북관계가 경색된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아니면 사태의 본질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면서 "6.15, 10.4 선언 이행을 거부해 남북관계 경색에 중요한 원인을 제공했다"고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다.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정부와 선을 긋겠다고 북한에 선을 그어 지난 10년간 쌓은 남북협력의 공든 탑을 무너뜨리고 있다"면서 "정부가 관계개선의 의지가 있다면 이제라도 6.15, 10.4선언 이행을 선언하고 북한에게 대화에 나서라고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노 대변인은 "북한 역시 남측을 탓하며 대화의 문을 닫거나 과도한 행동으로 한반도 주변 정세를 위기 상황을 몰아가서는 안 된다"면서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이며 한반도 주변정세에 긴장을 조성하는 것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북한에 요구했다.

민주당의 반응에 한나라당은 즉각 "6.15, 10.4선언을 지키지 않는 쪽은 바로 북한"이라며 "김정일 답방문제, 이산가족상봉 등 인도적 문제를 해결 안한 쪽은 바로 북한"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다소 상기된 얼굴로 국회 기자실을 찾은 윤상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우리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계속하면서, 또 우리 내부문제에 대해 간섭하고 상호존중 등의 것을 전부 위반하고 있는 쪽은 바로 북한"이라며 재차 강조한 뒤 "이명박 정부를 꾸짖기 전에 바로 북한을 먼저 꾸짖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대변인은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전면전 대결태세를 운운하고, 조평통 성명으로 NLL 무력화 기도를 하고,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사정거리 6,700km에 달하는 대포동 2호 미사일 시험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남북관계를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은 바로 북한이지 남한 정부가 아니다"고 성토했다.

그는 또 "우리는 남북관계 경색타개를 위해서, 그리고 남북대화를 위해서 언제든 어느 때든 어떤 의제를 가지고도 만날 준비가 되어있다"면서 민주당을 향해 "제발 남북관계 문제에 대해서 현실을 호도하지 말고 객관적인 사실에 대해서 말하라"고 소리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