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2913


北 '미사일발사설', 대북전문가 '갖가지' 해석
정욱식 "북한, 인공위성 대리 발사 '딜' 위한 것"
2009년 02월 18일 (수) 18:56:09 고성진 기자 kolong81@tongilnews.com

북한은 과연 '미사일'을 쏠 것인가? 최근 발사 준비 징후가 포착되면서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18일 오후 3시, 서울 동국대학교 경영관 401호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의 평가, 전망 및 대책' 토론회에 자리를 함께 한 전문가들은 미사일 여부, 발사 시점, 의도 등에서 자신만의 뚜렷한 견해를 내놓았다.

   
▲ 김근식 경남대 교수. [사진-통일뉴스 고성진 기자]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점에 초점을 맞추며 "북한이 미사일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는 있지만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김 교수는 "남쪽을 압박하고 남쪽과의 군사적인 긴장구조를 충분히 맥시멈까지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북한과의 협상. 대화 의지를 갖고 있는 오바마 정부와 대화를 해보지도 않고 나중에 써도 되는 미사일 카드를 섣불리 쓰진 않을 것"이라며 발사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다.

그는 "2006년 7월 대포동 2호 미사일을 쐈던 상황은 BDA 문제로 거의 몇 개월 동안 북한과 미국 사이의 완전한 대결상황"이었고 "풀래야 풀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당시의 특정한 정황을 설명하고는 "그런 상황에서 마지막 쓸 수 있는 최대한의 카드로 미사일과 핵 실험을 선택했고, 결과적으로 부시 대통령의 입장을 바꾸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 진지한 대화를 할 의지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 대화를 시작하기도 전에 미국을 자극하고, 국제사회를 경색시킬 수 있는 미사일 카드를 쓰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적 관심을 끌기 위한 북한의 전략 측면이 강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강태호 한겨레 전문기자는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북한이 98년 미국과의 미사일 협상으로 관계 정상화 가능성을 확인했던 만큼 분명한 메시지 전달 차원에서 발사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강 기자는 "98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클린턴 행정부로 하여금 페리프로세스를 내놓고 북미관계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던 측면이 크다"며 "지금도 북한은 클린턴 행정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북.미관계 정상화의 문턱까지 갔었던 그 시점에서의 출발점으로 돌아가려는 의지를 담고 있는 미사일 발사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긴장을 격화시킬 수 있는 미사일 발사를 하려고 하느냐는 측면에 대해서는 (발사할 수도 있는) 북한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봤다.

   
▲ 18일 오후, 서울 동국대에서 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평가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고성진 기자]

반면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내외신 언론이 보도하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 '장거리 발사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에서 자꾸 대륙간 탄도 미사일과 인공위성하고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는데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3가지 기술이 필요하다"고 기술적 차이를 설명하면서 북한의 의도에 무게를 뒀다.

정 대표는 "북한이 왜 이 시점에 장거리 로켓체 발사 준비에 들어갔나는 부분은 북한은 인공위성을 굉장히 갖고 싶어 한다는 것"이라며 "강성대국을 보여주는 것은 가장 확실한 것이 인공위성"이라고 봤다.

그는 "특히 전체국가들, 독재국가들에서는 대내외적으로 과시할 수 있는 상징물을 통해서 강성대국 이미지를 강조하고 싶어 하는 것이 강하며 그것은 2000년 북.미간 미사일 협상에서 충분히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클린턴 정부에게 계속 요구했던 것은 '이것이 미사일로 쏘는 것이 걱정된다면 너희들이 쏘아 달라'는 것이었다"며 북한이 인공위성 대리 발사를 요구하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왜 장거리 발사체를 준비하고 있냐면 6자회담과 북.미 회담에서 미사일 문제가 의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 핵심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은 포기하되 미국이 인공위성을 대리 발사해주는 그런 형태의 딜을 북한이 제안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추측했다.

한편, 오는 25일 이명박 정부 취임 1주년을 맞이해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을 평가하는 토론회에서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발제자로 나서 "지난 1년 정부의 정책은 알맹이가 빠지고 껍데기가 남았다"며 "상생.공영은 말뿐이고 실제로는 이념적인 이데올로기적 대결정책이었다"고 정부의 발상 전환을 촉구했다.

이날 토론회는 민주주의연구소,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세교연구소, 한겨레신문, 코리아연구원 등의 주최로 오전 9시부터 시작됐으며, '이명박 정부의 성격과 리더십', '경제정책', '사회정책', '외교안보정책' 분야로 나뉘어 각각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