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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일, 누구와 무슨 얘기 나눴나?
당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 면담..'북.중 협력 5개항' 합의
2010년 05월 07일 (금) 16:15:12 이광길 기자 http://onecorea615.cafe24.com/xe/tongilnews/mailto.html?mail=gklee68@tongilnews.com

7일 오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북.중 국경을 넘기도 전에, 북.중 관영매체들이 일제히 '김 위원장의 비공식 방중' 사실을 확인하고 나섰다.

이들 보도에 근거해, 방중 기간 김 위원장이 어디서 누구를 만났으며,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정리했다. 

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전원 면담

먼저, 오전 9시께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통신>은 같은 내용의 기사를 차례로 내보냈다. "김정일 동지께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이고 중화인민공화국 주석이신 호금도(후진타오) 동지의 초청에 의해 5월 3일부터 7일까지 중화인민공화국을 비공식 방문해 동북 지역에 대한 방문을 진행하셨다"는 것이다.

'후 주석의 초청'이라는 점과 '비공식', '동북 지역에 대한 방문'이라는 표현이 눈에 띈다.

북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세기적인 낙후성을 털어버리고 활력에 넘쳐 첨단의 높이에서 조화롭게 전진하는 대련(다롄)시의 전변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거나, "대규모의 현대적 항으로 발전한 천진(텐진)항과 활력이 넘쳐나는 천진시내를 돌아보시고 천진시가 몇 해 사이에 몰라보게 전변된 데 대하여 높이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하루를 묵었던 다롄에는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로 꼽히는 리커창 국무원 부총리가 나와 환영연회를 주관하고, 김 위원장의 다롄시 시찰을 안내한 데 이어 김 위원장과 야경 관람까지 함께 했다고 북 매체들은 전했다.

리커창 부총리와의 담화에서, 김 위원장은 "호금도(후진타오) 총서기를 비롯한 중앙영도집단은 중조(북중)친선을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면서 전통적인 두 나라의 친선협조관계를 끊임없이 공고 발전시키려는 중국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입장을 다시금 천명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북 매체들은 5일 오후부터의 베이징 일정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이 부분은  중국 관영매체들의 몫이 됐다. 오전 10시(한국시간 오전 11)를 넘기며 잇따라 나온  <CCTV>와 <신화통신>의 보도들이 그것이다.

중 매체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5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 주석과의 회담에 이어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전원이 마련한 환영연회에 참가했다. 6일에는 우방궈 전인대 상무위원장, 원자바오 총리와 잇따라 별도회담을 가졌으며, 후 주석의 안내로 베이징 교외에 있는 보아오 생물유한회사를 참관하기도 했다.

북.중 정상, '실질적 협력강화 5개항' 합의

북.중 지도자들 사이의 회담에서 우선 강조된 것은 '북.중 우의'였다.

후진타오 주석은 "중조(북중) 우호합작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은 중국 당과 정부의 변함없는 방침"이라며 "우리(중국)는 시종일관 전략적 견지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양국관계를 확실히 하고 유지, 발전시켜 왔으며, 조선과 함께 중조관계가 끊임없이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고 양국 인민에게 복된 관계가 되고 지역의 평화 유지와 공동 번영 실현을 위해 더 큰 공헌을 하기를 원한다"는 기대를 밝혔다. 

이어 "중조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양국의 사회주의 건설에 더욱 유리하며 양국의 공동 이익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데 더욱 좋고, 이 지역의 평화, 안정, 번영을 유지하고 촉진하는 데 더욱 좋다"고 지적하고, 5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쌍방 고위층의 상호 교류를 유지하는 것. 양국 지도자는 상호방문과 특사파견, 구두 메시지 전달 등 다양하고 유연한 형식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다.

둘째, 전략적 소통을 강화한다. 쌍방은 수시, 정기적으로 양국의 내정.외교의 중대 문제, 국제와 지역 형세, 당과 국가 통치 경험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해 깊이 있게 소통한다.

셋째는 경제협력을 심화한다. 쌍방의 정부 관련 분야는 경제무역협력을 심화시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상세히 연구한다.

넷째, 인문교류를 확대한다. 쌍방은 문화, 교육, 체육 등 각 영역의 교류, 특히 청소년 교류를 심화시켜 북중 전통 우의가 여러 세대에 걸쳐 전해지게 해야 한다.

다섯째, 쌍방은 국제와 지역 사무에서 협조를 강화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더 잘 유지해야 한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후 주석의 성의 있는 초청과 열렬한 환대에 감사하고, 후 주석이 제안한 양국의 실질적 협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5개항의 건의에 동의했다.

김 위원장은 "양국 선대 지도자들이 직접 일구고 정성을 기울여 키워온 조.중 전통 우의는 여러 세월의 시험들을 거쳐 왔으며 시대의 변화와 세대의 교체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지난해 북.중 우호의 해 행사 등을 거쳐 북.중 우의가 새로운 역사의 단계로 발전했고 쌍방의 노력을 통해 각 영역의 우호협력이 훌륭하게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새롭게 합의된 압록강 대교 신건설 공사는 앞으로 조.중 우호협력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치켜세우고 "서로에게 공동이익이 되는 윈-윈 원칙에 따라 조선은 중국 기업이 조선에 와서 투자하고, 조.중의 실질적인 협력의 빈도와 수준을 적극 높이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롄.텐진 시찰 의미가 북.중 경협확대에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김 위원장은 "조선은 각 영역에서 질서정연하게 발전하고 있으며 인민생활 수준을 끊임없이 향상시키는 것은 북한 노동당의 업무에서 핵심임무"라고 했으며, 후 주석은 북한이 안정을 유지하고, 경제를 발전시키고, 민생을 개선하기 위해 취한 적극적인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북한 인민이 김 총서기(김 위원장)와 노동당의 영도 아래 국가건설에서 더 큰 성취를 이루길 축원했다.

"北, 6자회담 재개에 유리한 조건 조성 희망" 

중국 매체들은 이어 "쌍방은 국제 정세와 동북아 지역 형세, 6자회담 문제 등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쌍방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 번영은 중조 양국과 동북아 각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인식한다. 쌍방은 9.19 공동성명의 입장에 근거해 한반도 비핵화 목표 실현을 위해 공동 노력할 것이다. 쌍방은 6자회담 참가국들이 반드시 성의를 보여, 6자회담을 진전시키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이뤘다고 했다.

"북한측은 한반도 비핵화를 견지한다는 입장에 어떤 변화도 없다"고 밝혔으며 "북한측은 각국과 함께 6자회담 재개에 유리한 조건을 창조하기 위해 노력하길 희망한다. 북한은 중국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공헌하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후진타오 주석에게 편안한 시기에 다시 북한을 방문해주기를 진심으로 요청했으며, 후 주석은 이에 대해 감사를 표하면서 기꺼이 초청을 받아들였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우방궈.원자바오와 별도 회담.. '북.중 교류.경협 강화' 

6일 우방궈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올해는 중.조관계가 새로운 60년을 향해 가는 첫해로 양국 지도자들이 회담을 갖고 중.조관계의 한단계 깊은 발전을 위해 의견을 교환하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며 "쌍방의 공동 노력 하에서 우리(중국)는 중.조관계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위원장도 북.중관계에 대한 우방궈 상무위원장의 평가에 동의하고 "쌍방은 각 영역에서 우호적인 교류를 강화해야 할 이유와 기초와 책임이 있다"면서 "조선의 당과 정부는 앞으로 과거와 마찬가지로 양국 의회의 부단한 교류와 협력을 중시하고 지지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원자바오 국무원 총리는 "중국은 앞으로 과거와 마찬가지로 조선의 경제발전과 민생개선을 지지할 것이며 조선에 대해 중국 개혁개방과 건설의 경험을 소개하기를 바란다"면서 "중.조 무역협력의 잠재력은 매우 크며 쌍방이 공동 노력과 협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변경(국경)지역의 기초시설(인프라) 건설을 가속화해 새로운 합작 영역과 합작 방식을 찾아 양국 인민 생활을 더욱 풍부하게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도 지난해 10월 원자바오 총리의 성공적인 방북을 유쾌하게 회고한 뒤 "조중은 경제무역과 농업, 과학기술 및 관련된 중요 항목에서 부단히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조중 우호관계의 협력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중, 당.군.정 실세들 '총출동'

이들 회담과 만찬, 시찰에는 자칭린, 리창춘, 시진핑, 리커창, 허궈창, 저우융캉 정치국 상무위원과 왕치산 국무원 부총리, 류치 베이징 당서기, 궈보슝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 링지화 당 중앙판공청 주임, 왕후닝 당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 양제츠 외교부장이 각각 관련 있는 활동에 참가했다고 중 매체들이 전했다.

북한측에서는 김영춘 국방위 부위원장 겸 인민무력부장, 최태복, 김기남 당 비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장성택 당 행정부장과 김양건 통전부장, 김영일 국제부장, 주규창 당 군수공업부 제1 부부장, 현철해, 이명수 국방위원회 국장, 태종수 함남도당 책임서기, 김평해 평북도당 책임서기 등이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

한편, 6일 오후 특별열차 편으로 귀국길에 오른 김 위원장 일행은 7일 오전 선양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2보, 8일 오후 11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