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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의 '진실'과 한반도 비핵화 '요건'
평통사 NPT평가회의 현장통신 ⑨ 평통사 사이드 이벤트
2010년 05월 07일 (금) 23:21:04 오혜란 http://onecorea615.cafe24.com/xe/tongilnews/mailto.html?mail=tongil@tongilnews.com

오혜란 (평통사 평화군축팀장)

8차 NPT평가회의(5.3~28)를 맞아 평통사는 뉴욕현장에서 북핵문제와 한반도평화협정 체결 문제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여론 조성에 나선다. <통일뉴스>는 <오마이뉴스>와 공동으로 평통사가 현장에서 보내주는 생생한 소식을 전재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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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플라자에서 열린 평통사 사이드 이벤트. [사진 - 평통사]

5일 평통사가 처치센터 777 유엔플라자 7층에서 주최한 사이드 이벤트는 시카고 맥코맥 대학 신학과 교수이자 2010년 NPT평가회의 평통사 대표단으로 합류하신 이재원 교수님이 이끌고, 변연식 대표가 스피치를, 고영대 대표가 질의응답과 토론을 주도하고 이에 대한 통역은 John Kim 변호사가 맡아 주셨습니다.

이재원 교수는 “어제 연설한 한국 정부 대표단과는 다른 관점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접근할 것이다. 오늘 베이징에서 북중 정상회담이 열리는데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긍정적 신호가 나올 것 같다”는 말로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해군기지 건설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 영상과 무건리 훈련장 확장에 반대하는 투쟁 영상에 이어 한반도 평화협정 실현을 위한 평통사의 활동 영상을 보고 난 후, 변연식 공동대표가 약 20분에 걸쳐 ‘북핵 문제의 진실과 한반도 비핵화 요건’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생생한 동영상과 함께 북핵 문제의 실상에 대한 구체적 사실이 소개되자 제일 먼저 캐나다에서 온 Chris Ferguson(WCC)은 “평화협정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결정적 키가 된다면 6자회담은 필요 없는가”라고 질문했습니다.

고영대 대표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평화포럼 개최는 6자회담 9.19공동성명에 포함된 내용이며 앞으로 평화협정은 4자 평화포럼에서, 비핵화 문제는 6자회담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이어서 독일에서 활동하는 Marion Kupker(International Coordinator for Nuclear & Uranium Weapons)는 “북핵 이슈에 대해 왜곡된 사실들이 유포되어 있는데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오늘 발표문을 인용해도 되는지, 또 발표문이 온라인에 올라와 있는지”를 물어보면서 “만일 평화협정이 체결되어 에너지를 북한에 제공한다면 어떤 종류의 에너지를 제공해야 하는지”라고 물었습니다.

북한에 대한 에너지 제공 문제는 북핵 폐기에 대한 경제적 보상 조치의 하나로 경수로 제공 등 NPT를 둘러싼 쟁점과 직접 연관된 문제입니다.

참석한 사람도 얼마 안 되는데 토론마저 의례적 이야기만 오고가는 자족적 행사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토론 초반부터 중요한 포인트를 짚는 질문이 나오니 반가운 마음이 앞섭니다. 그래도 국적과 활동경험이 다 다른데 공동의 주제로 받아들여져서 토론이 잘 될 수 있을까하는 마음은 여전했습니다.

그런데 영국 CND(Campaign for Nuclear Disarmament)에서 활동하고 있는 Chris Wood가 질문하기를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비핵지대 및 핵 없는 세계 실현을 위한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비핵지대 관계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고 질문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중요 포인트를 짚어내는 질문에 고영대 대표는 “북한은 다른 핵보유국과 달리 조건만 갖춰지면 언제든지 비핵화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는 손쉽게 달성될 수 있으며 동북아 주변에 중앙아시아 비핵지대, 몽고 비핵지대, 동남아 비핵지대가 성립되어 있다. 한반도 비핵화가 이루어지면 중앙아시아, 몽고, 동북아, 동남아를 잇는 거대한 비핵지대가 형성될 수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한반도 이슈가 순식간에 참가자 모두의 이슈로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에 Marion이 다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여론의 지지도가 어떤 정도인지 질문했고, 필리핀 태생으로 독일 함부르크대학 연구 조교수인 Julie는 “6자회담 및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실현에서 중국의 역할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Marion의 질문에 대해서는 2002~2008년 사이 50~60%에 달하는 한국민의 미군 철수여론조사 추이를 설명하고, Julie의 질문에 대해서는 “오바마가 북핵 문제 해결을 중국에 위임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 오바마가 변화를 이야기했지만 군산복합체 및 미국 국내 보수 세력의 견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미국과 공동의 이해를 같이하고 있고 북한과는 신뢰가 있으니 중국이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워싱턴 가는 길에 관심 있는 주제라 들렀다는 퍼그 워시의 Mark Suh 박사는 “평화협정 체결로 비핵화를 달성한다는 아이디어는 좋지만 지금까지 남북, 북미 사이에 좋은 합의들은 다 이행되지 않았고 합의 불이행에 대해서는 남북이 서로 상대방 탓만 하면서 싸우고, 오바마 정권도 북과 평화협정을 체결할 뜻이 없으니 평화협정 체결로 비핵화를 달성한다는 아이디어는 성취될 수는 없을 것이다”는 의견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참가자들이 사회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의견을 교환하고 의견 발표 중에 끼어들거나 중간 질문을 하는 등 토론은 점점 활발하게 진행됐습니다.

Mark의 분석에 대해 고영대 대표는 “미국이 평화협정을 선물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동의하나 평통사는 미국 정부의 선의가 아니라 한미동맹을 약화내지 폐기시키고 민족의 힘으로 평화협정을 쟁취하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Marion이 “영상에서 본 효순.미선 투쟁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투쟁을 벌였는지, 또 평화협정 체결 촉구 집회에 몇 명이나 참가하는지”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변연식 대표가 2002년 여중생 투쟁 때는 수십만 명이 8개월 이상 시위를 벌였다고 소개했으며 통역하던 존 김 변호사가 광우병 투쟁의 경우 50만 명이 서울 도심에서 시위를 벌였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이어 고영대 대표가 “평화협정 체결 촉구 집회에 참가하는 숫자는 소수나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 기념일에 진행하는 평화협정 실현 한마당 행사에는 1천명 규모가 참가한다. 6자회담 정세가 발전하면 여중생 투쟁처럼 더 많은 사람들이 참가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예정시간인 5시를 훌쩍 넘긴 5시 40분 쯤 오늘 사회를 본 이재원 교수가 무건리, 제주 주민에게는 연대 메시지를, 평통사의 투쟁에도 관심과 지지를 부탁하며 평화협정 실현 추진위원에 서명해줄 것을 요청하고, 5월 9일 진행되는 미국의 대한반도 전략과 동북아 MD 발표와 5월 14일의 2번째 사이드 이벤트에서 오늘 다하지 못한 토론을 이어가자고 제안했습니다.

이에 참가자들은 행사 장소와 시간을 확인하고 메모하는 등 평통사 발표와 행사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20여명 안팎의 인원이 참가해 아쉬웠지만 행사 내내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진 것은 NGO 국제회의에서 보기 드문 일입니다. 5월 14일 2차 평통사 사이드 이벤트 내용을 보완하고 더욱 알차게 준비해서 한반도 평화협정 실현운동에 대한 국제적 지지 여론을 형성하는데 기여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모임에는 미국 감리교(umc)소속 Mark, Jay Hauben(오마이뉴스 reporter), Christian Clobaru(NGO Committee on Disarmament &peace and Security), 이행우 선생님, 윤길상 목사님, Gunnar Westberg(IPPNW/스웨덴)과 Doug Hostetter, Mariko Komatsu(Yes! campain Hiroshima), Klas Lunaous(IPPNW/스웨덴) 등 20명이 참석했습니다.

유엔한국대표부, 북한유엔대표부를 비롯하여 6자회담 당사국 유엔대표부 등에 사이드 이벤트를 알리는 메일과 참석 요청 전화를 했지만 정부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오늘 NGO를 위한 정부 브리핑은 이집트 정부대표가 진행했습니다.

이집트 정부대표는 어제 정부회의 내용을 소개한 후 바로 질의응답에 들어갔습니다. 이집트가 신의제연합(NAC: 이집트, 브라질, 아일랜드, 멕시코, 뉴질랜드, 남아공, 스웨덴) 대표격이라 오늘 브리핑에는 100여명의 NGO 대표들이 참가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미-러 핵무기 감축이 중동 지역에 주는 의미 △신의제연합(NAC)이 주장하는 Nuclear Weapon Convention의 실제 내용 △핵보유국들의 핵 시설 ‘현대화’ 문제에 대해 논의한 바가 있는지 여부 △이란 핵 문제 △핵연료 주기와 핵 기술 이용 문제 등 이번 NPT 의제와 관련한 신의제연합의 입장에 많은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신의제연합이 제출한 워킹 페이퍼를 분석한 후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오후 1시 15분 유엔본부 컨퍼런스룸에서는 핵군축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설명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미국은 미국과 러시아가 체결한 New START 조약에 따라 핵무기를 감축하고 CTBT(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를 조기비준하고 FMCT(핵분열성물질생산금지조약) 협상을 시작하며 핵무기 스톡파일(실전배치된 핵무기가 아닌 저장용 핵무기)도 감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NGO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고압적 태도로 임하거나 예민한 질문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내 소관이 아니다’는 식으로 빠져나가자 참석한 NGO대표들은 미국 정부가 자신들의 군축 실적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자리가 아니냐는 불만을 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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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예약과 통역에 도움을 준 존 김 변호사. [사진 -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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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벽에는 제주와 무건리 투쟁을 담은 현수막이 걸렸다. [사진 -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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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 집중하는 참가자들. [사진 -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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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 끝나고도 토론은 계속됐다. [사진 - 평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