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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한반도 기상도 맑음? 흐림?
[토론회] 한반도평화포럼 전문가 올해 한반도 정세 전망
2010년 01월 13일 (수) 01:10:12 박현범 기자 http://onecorea615.cafe24.com/xe/tongilnews/mailto.html?mail=cooldog893@tongilnews.com
2010년 한반도 기상도는 맑을까? 흐릴까? 

전문가들은 대체로 올해 한반도에 드리운 먹구름이 점차 거칠 것으로 점치고 있지만, 국면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적지 않다.

13일 열린 한반도평화포럼 월례토론회에는 북한 관련 전문가 30여명이 자리해 올해 한반도 정세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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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서울 용산 하이원빌리지 다목적홀에서 '2010년 한반도 정세전망과 시민사회의 역할'을 주제로 한반도평화포럼 월례토론회가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은 "미국은 관계 정상화를 통한 비핵화 접근 방식의 중요성을 인식할 것"이라며 "북미 양국은 연락사무소를 개설할 가능성이 높다"고 2010년 한반도 정세를 밝게 전망했다.

김 소장은 오바마 행정부가 '핵 없는 세계'라는 높은 목표를 세웠지만 이를 위한 수단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하면서, 북한의 구체적 핵폐기 이행노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 "행정부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를 과감하게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사급 관계는 상원의 2/3 찬성이 있어야 비준된다는 점에서 쉽지 않기 때문에 "대통령 결정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연락사무소 개설을 서두를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은 이에 상응해 "북미관계 진전의 과정에서 영변 핵시설을 과감하게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며 "영변의 핵시설이 노후화 되어 있고, 불능화 중단 선언에도 불구하고, 재개 움직임이 거의 없으며 농축 우라늄 생산을 새로운 협상카드로 강조하고 있는 상황" 등을 근거로 들었다.

김 소장은 그러나 남북관계와 관련 "한국의 대북정책은 지방선거 이전까지 보수적 의제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라 상반기 중으로 남북관계 정상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전체적으로 올해 한반도에서 판이 바뀌는, 구조변화가 동반되는 큰 틀의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8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북핵협상은 이전 시기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이전 방식은 쉬운 문제부터 해결하는 방식이었는데 오바마 행정부 출범과 북한 핵실험 이후는 근본문제 해결에 먼저 합의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며 "올해는 시작은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일단 시작되면 큰틀의 구조변화가 수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북한이 평화협정 회담을 제안한 것이 "정권이 바뀌면 대북정책이 바뀌어서 힘들기 때문에 근본적 문제에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거다. 미국의 대북정책의 비일관성에 따른 피해를 극복하는 노력"이라며 "워싱턴의 정치를 이해하게 됐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이 평화협정 회담을 '6자회담의 테두리'에서 진행할 수도 있다고 밝힌 대목이 "국제사회의 우려를 적극 이해하고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것"이라며 "대단히 의미 있다. 굉장히 새로운 현상으로 희망이 있는 것 아니냐"고 진단했다.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위원장이 '평화협정이 곧바로 쉽게 되지 않는다. 북핵문제가 상당한 수준에서 해결된 단계에 가서 가능하다'는 언급을 했다"며 "이번에 북한이 평화협정을 밝힌 것은 6자회담 판을 깨거나 새로운 제안을 한 것 보다는, 6자회담에서 북핵폐기에 상응한 체제 안전보장을 위해 평화체제 협정을 카드로 확인하는 강조의 측면이 있다. 외무성 발표가 6자회담에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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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은 대체로 올해 한반도에 드리운 먹구름이 점차 거칠 것으로 점치고 있지만, 국면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적지 않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반면, 올해 한반도 정세에 대한 비관적 전망도 적지 않게 나왔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정부 당국자들의 시각은 북한은 변하지 않는다는 거다. 김양건 통전부장, 원동연 부부장의 얘기에서 북한은 이제 9번째 핵무기를 가진 국가로서 경제, 한반도 평화체제, 관계정상화 모두 다 얻겠다는 것을 강하게 느꼈다"며 "남북 모두 관성적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고, 오바마 행정부는 아직도 분명한 입장 정리가 안 된 것 같다. 공이 어떻게 튈지 모르는 것 아니냐. 게다가 선거철이다"고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다만, "만약 누군가 북측 핵심 세력들과 진짜 라인을 형성한다면 엄청난 반전이 있을 수도 있다. 그날(북한 특사조문단의 이명박 대통령 예방) 대화를 통해 북한이 희망을 가지고 갔다는 말을 여러 곳에서 들었다. 이것이 반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작년 한해 미국 정가에서 유행한 말이 'ABC'라고 한다 'Anything But Clinton'이 아니라 'Anything But Christopher R.Hill'이라고 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힐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에 상당한 문제 인식을 가졌다고 한다. 이는 한.미간 공조가 대단히 탄탄하다는 표현이다. 지난 핵협상과 달라지는 메커니즘은 한.미간 엇박자를 내기 어려운 형태로 가고 있다. 한.미간 엇박자는 작년에도 안 나왔고, 올해도 그렇게 안 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특히 "(정세 전망에서) NPT(핵무기확산방지조약)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있다"며 "NPT 회의를 앞두고 북핵문제 진전이 예상되지 않으면 미국은 더욱더 강경하게 나갈 것이다. NPT를 나가서 핵을 개발한 나라의 미래는 이렇다는 것을 이란에 보여주고 싶을 것이다. NPT가 (북.미관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