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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복귀 핵심조건 제시한 것"
<해설> 북 외무성 성명, 어떻게 읽어야 하나?
2010년 01월 12일 (화) 16:15:38 이광길 기자 http://onecorea615.cafe24.com/xe/tongilnews/mailto.html?mail=gklee68@tongilnews.com

11일 북 외무성 성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성명이 '북.미간 물밑교감의 산물인가' 아니면 '상황 타개용인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북.미 사이의 '물밑교감'의 직접적 산물이거나 반영이라면, 외무성 성명은 미국의 요구에 대한 북한측의 답변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요구는 지난해 12.10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결과 브리핑에 잘 집약돼 있다.

보즈워스 대표는 "(양측은) 6자회담의 필요성과 역할에 대해서, 또한 2005년 9월 공동성명 이행의 중요성에 대해서 어느 정도 공통의 이해에 도달할 수 있었다"면서 "북한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인지는 좀더 두고 봐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한은 바로 다음날 외무성 대변인이 나서서 "6자회담 재개의 필요성과 9.19공동성명 이행의 중요성과 관련하여서도 일련의 공동인식이 이룩되었다"면서 "조.미 쌍방은 남아 있는 차이점들을 마저 좁히기 위하여 앞으로 계속 협력하기로 하였다"고 호응했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북한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인지"가 "남아 있는 차이점들"이며, 11일 북 외무성 성명은 바로 이 문제에 답을 제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외무성 성명의 핵심은 6자회담 복귀의 핵심조건을 제시한 것"이라는 게 북.미관계에 정통한 전문가의 결론이다.

그런데, 이 문제는 "조-미 양자회담을 통하여 조미 사이의 적대관계는 반드시 평화적인 관계로 전환되어야 한다. 조미회담의 결과를 보고 다자회담을 진행할 용의를 표명하였다. 다자회담에는 6자회담도 포함되어 있다"는 지난해 10.5 원자바오 중국 총리 접견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언과 연결돼 있다.

이 전문가는 '조미회담의 결과를 보고'라는 조건을 어떻게 풀어낼지 관심사였는데 "6자회담 복귀에 대해 북한이 명확하게 조건을 제시하지 않았다가 '제재(해제)'를 내세운 것이다"라고 봤다. 실제로, 최진수 주중북한대사는 12일 "우리나라에 대한 제재가 해제되면 당장이라도 6자회담은 열린다"며, '당장이라도'를 반복 강조하는 방식으로 거듭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경우 적절한 제재 완화를 검토할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준비된 답변을 내놨다. '6자회담 복귀 만으로 제재 해제는 없다'던 기존 입장에서, '제재 완화 검토'라는 정도까지 반발 물러선 것이다.

이 전문가는 대신 평화협정 회담에 대해서는 북한이 6자회담과 '동시 병행'을 완고하게 고집하지 않는 쪽으로 유연성을 보인 것으로 풀이했다. 11일자 북 외무성 성명은 외견상으로는 평화협정 회담이 부각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6자회담 복귀의 조건으로 '제재 완화'가 제시됐다는 분석이다.

만약 11일 성명이 북.미 간 물밑교감의 산물이 아니고 평화협정 회담을 통해 교착상황을 풀어가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면 한반도 정세는 여전히 어둡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비핵화의 초점을 흐리려는 '물타기용'이라거나 한.미에 대한 압박카드라는 분석이 힘을 얻게 되는 까닭이다.

한편, 정부는 북 외무성 성명이 나온지 이틀이 다되도록 공식 논평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입장이 어떤지 몰라서"라는 게 외교소식통의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