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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평화 외치는 미군, 세균전 의혹 밝혀야"
민노.진보연대, 美 당국에 한국전쟁 당시 의혹 해명 촉구
2010년 03월 22일 (월) 17:07:33 고성진 기자 http://onecorea615.cafe24.com/xe/tongilnews/mailto.html?mail=kolong81@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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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과 한국진보연대는 22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미 대사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전쟁 당시 미군 세균전 의혹 해명'을 촉구했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최근 미국 합동참모본부가 한국전쟁 중 북한에서 세균전 현장 실험을 명령한 문서가 발견됐다는 해외언론의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와 관련해 국내에서도 미국 정부에 해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나왔다.

민주노동당과 한국진보연대는 22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미 대사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균전 무기 사용에 대해 미국 당국은 즉각 그 사실을 만천하게 공개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아랍권 위성채널 <알-자지라>는 미 국립문서보관소에서 입수한 문서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1951년 9월 21일 작성된 이 문서에는 미 합참이 작전상황 중 특정 병원체의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대규모 현장 실험을 개시한 명령이 기록돼 있고, 북한 주민의 세균전에 대한 증언도 포함돼 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세균전에는 마루타 실험으로 악명 높은 일본의 731부대 출신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미군이 한국전쟁 당시 세균전 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은 이전부터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이와 관련된 공식 문서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체들은 "미군이 한국전쟁에서 세균전 무기를 사용했다는 것은 무고한 양민을 광범위한 범위에서 무차별적으로 학살한 반 인륜적인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미군의 세균전 무기 사용은 한국전쟁 뿐만 아니라 전세계 전쟁에서도 세균전 무기와 화학무기 등을 사용했다는 의혹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한국전쟁 당시 세균전을 기획했고 당시 현장 실험을 할 수 있는 곳은 과연 어디였겠나. 국제 과학자들이 북을 방문해서 세균전의 실시 여부를 조사한 적 있다"며 "그러나 그때도, 그 이후에도 미국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고 의혹에 대한 해명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60년이 지났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진정 국제 인도법에 위반되는 미국의 행위가 밝혀지게 될 것인가. 미국은 당장 이 사실에 대한 전모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많은 문서들이 상자 안에서 먼지를 뒤집어 쓴 채로 갇혀 있다"며 "모든 외교적 역량을 동원해서 이 문제를 밝히기를 촉구한다"고 주문했다.

참가자들은 "반인륜 범죄를 저지른 미군이 과연 한국땅에서 국제평화를 유지하겠다는 명목으로 주둔하고 있는 것이 옳은 것인가 의문"이라면서 "평화를 지키겠다는 미군의 반인륜 범죄행위가 과연 미국의 말처럼 별일 아니다라며 무시할 수 있는 사안인가"라고 지적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이번에도 명령만 했다고 빠져나갈 수 있겠지만, 미국이 더 이상 발뺌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이 그동안의 과오를 보면 세균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미국 정부가 확실하게 진상규명하고, 피해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기자회견에 참가한 비전향 장기수는 기자와 따로 만나, 한국전쟁 참전 당시 미군이 세균전을 벌였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비전향 장기수도 미군이 발사한 폭탄에서 벌레같은 것을 보았고, 이로 인해 한동안 후유증을 겪었다고 증언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세균전 벌였다"
<미니인터뷰> 비전향 장기수 박희성 씨


비전향 장기수 박희성(75.남)씨는 한국전쟁 참전 당시 "미군이 세균전을 벌였다"고 증언했다. 그는 1950년 10월부터 정전협정을 맺은 1953년까지 북한 인민군 소속으로 전쟁에 참전했다.

박 씨에 따르면, 당시 미군이 발사한 폭탄은 양철 모양이었으며, 4칸으로 나눠졌다. 칸 마다 개미류.벌레류 등이 적재돼 있고, 폭탄이 지상에 떨어지면서 반으로 분리되는 과정에서 내용물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고 증언했다.

그는 "세균 폭탄은 전방에 발사할 경우 피해 규모와 사상자가 크기 때문에 대부분 후방에서 발사되었다"며 "폭탄이 떨어진 곳에서 전염병이 돌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균전을 사용한 것은 한국전쟁이 처음이었을 것"이라며 "국제적십자도 이와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미국의 압력 때문에 공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