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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철 "북, 사회주의 계획경제 노선으로 회귀"
한반도평화포럼서, 최선영 “북, 시장경제 되돌릴 수 없어"
2011년 04월 13일 (수) 01:12:44 김치관 기자 http://onecorea615.cafe24.com/xe/tongilnews/mailto.html?mail=ckkim@tongilnews.com
이정철 "북, 사회주의 계획경제 노선으로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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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한반도평화포럼에서 이정철 숭실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최근 북한은 확연하게 사회주의 계획경제 노선으로 회귀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12일 오후 6시 서울 용산 하이원빌리지 다목적홀에서 열린 한반도평화포럼 제15회 월례포럼회 발표자로 나선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최근 북한의 특징을 주체를 강조하고 계획경제 노선으로 회귀한 것으로 파악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정철 교수는 ‘북한,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작년 개정된 인민경제계획법에서 과거 2001년에 사라졌던 예비숫자와 통제숫자가 다시 등장했고, 2002년 7.1조치 때 허용됐던 사회주의 물자교류시장이 폐지됐다”고 최근 계획경제로의 회귀 사례를 들었다.

또한 “이번에 최고인민회의에서 최영림 총리가 언급한 내용 중에 사라졌던 거래수입금이 올해부터 신설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과 “<조선신보>에서 화폐개혁을 평가한 것을 보면 이제 시장에 의거하지 않고 공급제에 의거해 가려고 한다”는 점도 사회주의 계획경제 강화조치의 일환으로 꼽았다.
공급제는 사실상 배급제를 뜻한다.

이 교수는 “시장이 확산되면 정권 통제력이 약화된다는 간단한 도식”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하며 “북한경제는 당군(黨軍)경제와 중공업, 소비재가 구획돼 있고, 독자적인 생산 사이클을 가지고 돌아가고 있다”며 “당군경제가 북한의 시장활동을 착취하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서 시장이 일정정도 활성화 되는 것이 북한 재정과 당군경제와 선순환 관계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우리(남한)식 성장노선을 (북한에) 이야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우리 경제체제가 우월하다는 ‘우월성 테제’에 입각한 북한 변화를 추구하는 대북 식량지원보다는 ‘역지사지 테제’에 입각한 유무상통과 평화공존을 추구하는 식량지원 논리가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북한이 2010년에 농업 모델이 완성되었다고 하는데 2011년에는 공업모델을 발표 중비 중인 듯하다”고 전했다.

이정철 교수는 지난해 9.28당대표자회를 거론하며 “북한이 선군체제, 비상체제를 운영하다 작년을 기점으로 정상적인 사회주의 당국가체계로 회기하려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전통적인 사회주의 건설노선, 전통적인 사회주의 정치노선으로 복귀하고 있는 과정에서 ‘주체’ 논리를 다시 쓰고 있지 않느냐 추론한다”고 말했다.

최선영 “시장경제 되돌릴 수 없어.. 경제적 영향력 행사 추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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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열린 한반도평화포럼 월레토론회에 최선영 <연합뉴스> 기자가 토론자로 나섰다.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이에 비해 토론자로 나선 탈북자 출신의 최선영 <연합뉴스> 기자는 “북한이 개혁개방 한다고 선포하기 전까지는 자력갱생을 주민들에게 끊임없이 강조할 거라 생각한다”면서도 “북한경제는 순수한 계획경제가 아니라 시장경제와 혼재돼서 돌아가는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주민들이 먹고사는 것은 완전히 시장경제에 따르고”있으며, “시장경제를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은 화폐개혁의 실패를 통해 드러나지 않았느냐”는 것.

최선영 기자는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 “북한 특권층과 고위층을 북한 주민들과 분리해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분리가 어렵다”며 “모니터링이 필요는 하지만 주민들에게만 줘야한다는 모니터링은 분명히 한계 있기 때문에 물량공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북지원을 많이 줘서 시장에 풀려 일반주민도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최 기자는 “시장이 더 활성화되고 남한 의존도가 더 높아지는 게 필요하다”며 “최승철이 처형당한 여러 이유가 있지만, 남한 지원이 없으면 북한 주민이 살아갈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도 권력 암투가 있겠지만 북한 자체가 없어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중국이라는 나라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라며 “북한을 먹으려면 군사적으로 장악하지 않으면 불가능한데 중국이 버티고 있는데 군사적으로 북한을 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최 기자는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정치적 영향력보다 경제적 영향력에 의해서 생긴 것”이라며 “어떻게 하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 많이 생각하고 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월례토론회에는 백낙청 한반도평화포럼 공동대표를 비롯해 이종석.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했으며, 한반도평화포럼이 발행하는 뉴스레터 ‘한반도의 아침’ 100호를 자축하는 케익이 등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