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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평화협정 제기는 개혁.개방 위한 수순"
조성렬 "북한, 중국 모델 따라가고 있다"
2010년 03월 05일 (금) 21:24:20 고성진 기자 kolong81@tongilnews.com
북한이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문제를 전면에 부각시킨 배경에 대해 개혁.개방을 위한 수순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5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협정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제하의 토론회에서 "북한은 자신들이 개혁.개방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체제 위협에 대한 안전 보장이 필요한데 그 자위적 방어조치가 핵 무기라고 한다면, 제도적인 장치는 평화협정"이며 "북한이 내부적인 전략상 평화협정을 제기할 때"라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작년 단행됐던 북한의 화폐개혁에서 보듯이, 북한 중앙 정부가 사실은 북한 경제 자체를 다 장악하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 드러났다. 그래서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개혁.개방을 하는 순간, 북한이라는 체제는 중앙정부가 외세에 의해서 장악 당하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힘을 쓸 수 없는 구조"라며 "북한으로서는 체제 안전 보장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혁.개방이라는 것은 체제 붕괴 위험성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설파했다.

"중국이 대약진 운동에서 2천만 명이 죽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하면서도 수소폭탄과 인공위성을 개발하고 그리고 나서 대외관계를 개방하고 나중에 79년도에 북미수교와 동시에 개혁개방을 했다"는 것이며 "북한도 그런 모델을 따라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 연구위원은 나아가 "개혁개방 문제는 아직 단언하기는 어렵다"면서 "작년 화폐개혁이 상당히 실패로 끝나긴 했지만, 북한으로서는 화폐개혁과 중국과의 제한적인 개방을 통해 궁극적으로 한국과 미국, 일본을 포함한 서방 진영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점진적으로 개혁개방으로 나가려는 전략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정영철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남한의 대북정책의 변화에 따른 남북관계 경색, 미국에서의 정권교체에 따른 속도의 지연, 비핵화의 단계적 진전과 이에 따른 북.미간 갈등과 가역성 등이 북한으로 하여금 '북미간 적대관계의 해소'라는 근본 문제의 해결없이는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없다는 판단을 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의 대문을 여는 해'를 선포한 북한으로서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의 과정을 시작함으로써 대외 환경의 평화적 관리 및 경제 문제에의 집중, 그리고 나아가서는 2번에 걸친 핵실험으로 인한 대외적 자신감과 협상 카드의 강화 등에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한편, 조성렬 연구위원은 '한반도 평화협정에 관한 남북한 및 유관국의 입장' 발제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관한 미국과 중국의 입장을 각각 분석하기도 했다.

   
▲5일 오후 사단법인 평화3000과 사단법인 동서남북포럼 공동 주관으로 국회도서관에서  '한반도 평화협정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그는 미국은 평화협정을 북핵 해결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봤다. 특히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보다 확대하기 위해 한반도 평화협정 문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공산이 커졌다고 관측했다.

중국도 자국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에 유리한 국제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대외정책의 목표에 따라 한반도 현상 유지 수단으로서 평화협정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조 연구위원은 주장했다.

조 연구위원은 "중국은 남북한의 평화공존을 통한 안정을 지지하고, 설사 한반도가 통일되더라도 이 과정에 주변 강대국이 개입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나 한반도 평화협정에 대한 중국의 입장도 이와 같은 대외전략의 틀 속에서 이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평화3000(이사장 신명자)과 사단법인 동서남북포럼(이사장 김재복)이 공동주관하고 송영길 민주당 최고위원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밖에 박영호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이 '한반도 평화협정과 북핵 문제 그리고 북미관계'에 대해, 장용석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이 '한반도 평화협정의 주요 쟁점 및 향후 과제'에 대해 발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