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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학순 "내년 1월 미.중 정상이 큰 틀 만들 것"
한반도평화포럼 토론회서.."분단고착 평화체제" 우려도
2010년 12월 14일 (화) 22:45:33 고성진 기자 kolong81@tongilnews.com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내년 1월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현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큰 틀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14일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에 이은 연평도 포격 이후 고조되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국면과 관련, 내년 1월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현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큰 틀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했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저녁 '한반도평화포럼' 월례토론회 발제자로 나서 "내년 1월 중국 후진타오 주석이 워싱턴에 가서 미국 정부하고 (현 국면을 푸는) 큰 틀을 만들어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한반도에서 남한 정부가 긴장 완화와 평화가 아닌 전쟁을 얘기하는 상황에서 중국과 미국이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분위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 오바마 정부의 북핵 담당 관료들을 만나고 돌아온 그는 "연평도 포격 사건이 일어나면서 (주변국들의)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완전히 제외된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북한 김정일을 만나서 6자회담 재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서라도 북.미 양자 회담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는 것이 위키리크스 문서에서 나타났다"고 지적하면서, "미국도 연평도 사건 이후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중국과 함께 한반도에서 평화를 긴장 완화시키고 어떻게 평화를 유지할 것인가에 대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일 <조선신보>도 지난 11일 "내년 1월에는 호금도(후진타오) 주석의 미국 방문이 예정되어 있다. '신냉전'의 국면전환 여부와 더불어 정전협정체결 당사국인 중국과 미국이 조선반도의 현실이 제기한 '전쟁과 평화'의 문제에 어떤 자세로 임하는가를 국제사회는 주목하고 있다"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전쟁을 방지한다는 수준에서 협력할 수 있는데, 그 이상의 협력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선 회의적"이라며, "그런 점에서 동북아나 한반도 문제 변화에서 내년 1월 오바마.후진타오 회담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반도 문제 해결 방안들이) 협의가 되고 이것을 남북관계가 쫓아가는 꼴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과거 노무현 정부 때는 우리 정부가 주도해 9.19공동성명 합의를 만들어 냈는데, 이제는 미국과 중국에 따라가는 것밖에 될 수 없는 구도가 되지 않겠는가"라고 우려했다.

이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시키는 문제에 대해 미.중 사이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문제가 미.중 사이에 논의하게 되면 분단을 고착시키는 평화체제로 갈 공산이 매우 높다.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체제로 가야 되는데, 그러려면 남북이 입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임동원.백낙청 한반도평화포럼 공동대표, 정세현.이종석.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각계 5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한편, 백학순 수석연구위원은 "방미 기간 중에 북한이 공개한 우라늄농축 시설을 직접 본 '해커 박사팀'이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우라늄 농축시설 사진을 보여줬는데, 영변 핵 시설단지에서 그 곳(우라늄농축시설이 있는 건물)만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었다"며 "북한이 우라늄농축시설 개발을 몰래 한 것이 아니다.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미국의 많은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란 문제, 중간선거 패배 등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리더십이 죽어버리니까 한반도에서 평화가 보장되지 않은 성격의 문제들을 제대로 다룰 리더십이 존재하지 않고, 그래서 (미 대북정책 라인에) 남아있는 것은 비확산 전문가들"이라며 '정책의 부재함'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 장용석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원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는 대화 자체가 완전한 핵 폐기가 아니고 어느 수준에서 (핵 확산을) 묶을 수 있을까로 쟁점이 바꿀 가능성에 대해 굉장히 우려스럽다"며 "수직적.수평적 확산을 막는다고 할 때 (북한의) 지금 우라늄을 인정할 수밖에 없고, 협상의 쟁점 자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이날 월례토론회에는 임동원.백낙청 공동대표, 정세현.이종석.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등 전직 정부의 관료를 비롯해 학계, 시민사회 등 각계 5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