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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수 "북이 실력행사하면 개성공단 혼란 발생"
국회토론회, "통일부, 인수위에 '개성공단 국제화' 보고"
2013년 02월 21일 (목) 18:52:24 김치관 기자 ckkim@tongilnews.com

▲ 임수경.홍익표 의원실이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성공단 관련 토론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김종수 전문위원, 김용현 교수, 서호 단장, 양문수 교수, 김영윤 회장, 유창근 부회장.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북측이 본격적으로 실력을 행사 한다면 엄청난 혼란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단순히 신규 노동자를 공급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에 있는 노동력까지 대규모로 이동시킬 수 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대북 제재가 취해질 경우 북한이 개성공단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노동력 공급권’을 쥔 북한이 새로운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2008년 북측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노동세칙에는 개성공단 근무 중 사직한 자가 1년 이내에 개성공단에 재취업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이 삭제돼 개성공단 노동자가 곧바로 다른 사업장으로 옮겨 갈 수 있게 돼 있다.

양문수 교수는 민주통합당 임수경.홍익표 의원실이 21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한 ‘북한의 핵실험과 개성공단의 미래’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에 나서 북측의 △개성공단 폐쇄 △2008~2009년 상황의 재연 △북측의 새로운 압박이라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 중에서도 북측이 ‘새로운 압박’ 수단으로 이미 2만명 수준이 부족한 노동력에 대한 공급권한을 이용해 남한 기업들을 줄세우기 할 경우 “개성공단에서 기본적으로 제도가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력 내지는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북한이 노동력을 신규 공급할 때마다 임금을 올리거나 비공식 보상을 요구하는 형태로 실제로 할 수 있다”는 것이며 이같은 일은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진단이다.

특히 북한이 2008년 적용하려 한 노동세칙이 집행될 경우 “남한 정부에 대한 가장 강력하고 또한 실효성 있는 압박수단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개성공단 폐쇄에 대한 직접적 압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문수(오른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주제발표를, 서호(왼쪽)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 등이 토론을 맡았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한편, 북한은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2008년 12.1 조치를 통해 육로통행 횟수와 출입가능 인원수를 대폭 감축하는 조치를 취했는가 하면, 2009년 6월 11일 1차 실무회담에서 토지임차료와 임금, 토지사용료와 세금 등을 대폭 인상하는 요구안을 제출한 바 있어 남측이 북한 핵실험에 대한 제재를 가할 경우 이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도 있다.

양문수 교수는 “북한은 박근혜 정부의 의지를 테스트하려 할 것”이라며 “우리가 기숙사를 지어주고 (북측이) 3통 문제 등 경영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딜(거래)을 해서, 서로 접촉해 행동으로 신뢰를 쌓아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토론자로 나선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 단장은 “실제로 개성공업지구가 남북 간에 굉장히 어려운 국면에서도 완충역할을 지금 하고 있다”며 “북한 핵실험 이후 2월 13일 국회 상임위가 열렸는데, 류우익 장관이 분명히 ‘개성은 남북의 소중한 자산이고 대북제재의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재확인했다.

서호 단장은 통일부가 인수위원회에 보고한 ‘개성공업지구의 국제화’에 대해 “개성공업지구가 폐쇄적인 임가공기지라는 포괄적인 컨셉에서 좀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고 그걸 임가공에 국한되지 않고 '브랜드 네임'(brand name)을 갖는 생산기지의 역할로 발전하는 방향을 포괄적으로는 국제화라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세무 문제, 노무 문제 등 법적인 측면에서도 북측과의 협상을 통해 지금보다는 훨씬 우리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공동의견을 도출하고, 숙소 문제와 3통 문제 등의 제도적 측면에서도 남북 간 협상에 의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국제화의 길’이라고 전했다.

서호 단장은 특히 “미국과 EU와의 ‘FTA 역외가공위원회’를 통해 개성공단 제품을 ‘maid in Korea'로 하고 관세혜택을 받겠다는 것이 우리들의 목표”라며, 오는 3월 15일 한미FTA 1주년을 맞아 열리는 회의에 대해 “미국 측이 북한 핵문제를 같이 걸고 있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회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북측과의 협상이 중요한데 지금까지 협상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새 정부 들어 남북관계에 따라 가능해지라 생각하는데, 북 핵실험이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마무리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아직까지 정리가 안 돼 있다”며 “북핵 문제가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구조적 문제로 돌출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5,6개월 이명박 정부의 남북관계서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북한과 인도적 차원에서 끈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며 “개성공단의 유지, 발전과 관련, 박근혜 당선인의 입장표명이 있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토론회 참가자들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이한 남북관계 악화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 사업은 안정적으로 지속되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토론회에 앞서 임수경 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토론회에 앞서 축사에 나선 임수경 의원은 “핵실험 때문에 남북관계 쉽게 풀리지 못하고 있지만 지금 남북관계에서 유일한 통로가 개성공단”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개성공단의 지속, 발전을 위해 마음과 의지와 굳은 결의를 다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경제협력의 모범적인 장소로서 이후에도 발전적 미래가 됐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갖는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진정한 남북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가 자리잡을 수 있는 작은 계기라도 되길 바란다”고 토론회 개최 의미를 밝혔다.

김종수 민주통합당 통일전문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회장과 유창근 개성공업기업협회 부회장이 토론자로 나섰으며, 원혜영, 김우남, 배재정, 서영교 민주당 의원 등이 자리를 빛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