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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중단 1년, 멀어지는 금강산
정부 '관광재개 의지 없어'...현대측 ‘버티기’ 결의다져
2009년 07월 11일 (토) 16:46:43 정명진 기자 http://onecorea615.cafe24.com/xe/tongilnews/mailto.html?mail=mjjung@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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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5월 관광이 성황을 이뤘던 금강산 관광지구. 남측 관광객들을 실어온 버스로 주차장이 가득 차 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1년이 됐다. 지난해 7월 11일 새벽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53, 여)씨가 북측 초병의 총격을 받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뒤, 남측 정부는 다음 날인 12일부터 금강산 관광을 잠정 중단했다.

금강산 관광 잠정 중단 사태가 1년 동안 지속되고 있지만, 관광 재개는 요원해 보인다. 피격 사건 이후 남북 당국은 후속 대책을 놓고 한 번도 만나지 못하고 서로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

이후 개성공단 근로자 억류 등 악재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남북간 여러 문제가 실타래처럼 엉켜있다. 최근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와 2차 핵실험 이후 남한 정부가 대북제재에 적극 참여하고 있어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는 아예 뒷전에 밀려 있다.

'피격사건 해결' 1년 전 상황에 비해 진전 없어
李 대통령 "북에 지원한 돈 핵무장에 이용"... '관광 재개 가능성' 원천 봉쇄

통일부는 10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금강산관광객 피격사망사건 1년을 맞아, 북한이 성의 있는 자세로 사건 해결을 위한 남북 당국간 협의에 즉각 응해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남측 정부의 촉구는 1년 전 상황을 동어반복하는 수준이어서 당국 간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남측은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및 신변안전보장대책' 마련이 관광 재개의 전제조건이라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고, 북측 역시 진상규명은 이미 이뤄졌기 때문에 당국 간 협의가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당시 쟁점은 '남측 당국의 현장조사'였다. 이러한 남측의 요구에 대해 북측은 현대측과 현장조사가 이뤄진 만큼 남측 당국의 현장 방문은 허용할 수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사건 발생 1년이 지나면서 현장이 대부분 유실된 상황이라 '남측 당국의 현장조사'는 이제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10일 통일부 대변인 논평에서도 '진상규명'만 명시되고 '현장조사' 부분은 빠져 있다.

하지만 정부는 '진상규명에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큰 틀에서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설명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장조사보다는 포괄적인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며 "방점은 당국간 협의를 통해서 진상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측은 '개성공단 근로자 억류 문제'와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해결'을 연계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9일 브리핑을 통해 "모두 다 신변안전 문제를 최우선한다는 정부 입장과 관련이 있다"면서도 "두 문제를 직접 연계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1년 전 상황에서 전혀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최고결정권자의 의지다. 하지만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은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막대한 돈을 (북한에) 지원했으나 그 돈이 북한 사회의 개방을 돕지 않고 사용되지 않고 핵무장하는데 이용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으로 직접 전달된 현금의 대부분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이 차지하고 있다. 이후 이명박 정부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려고 해도 이같은 발언은 '자승자박'이 될 수밖에 없다.

금강산 관광 관련 업체, 손실 눈덩이
현대, “대북사업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 버티기

정부가 금강산 관광 재개에 손을 놓고 있는 동안 관련 기업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금강산 관광을 주도해온 현대아산은 지난 1년 동안 비상경영과 몇 차례 구조조정을 해왔으나 이제는 회사 차원의 자구노력은 한계에 봉착해 있다.

지난 6월말까지 현대아산의 매출 손실은 1,536억원이다. 금강산 사고 이전 1,084명이어었던 직원은 411명으로 줄어들었다. 대기발령과 조선족을 제외하면 320명에 불과하다.

현대아산 측에 따르면 구조조정 이후에도 매월 20억원씩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다만 지난 4월 현대측으로부터 200억원을 유상증자를 받으면서 향후 10개월 정도는 경영 유지가 가능하다. 즉, 내년 1.2월이 현대아산이 버틸 수 있는 마지노선 이라는 것이다.

30여개의 협력업체도 대부분 휴업중이거나 파산 직전이다. 특히 금강산 가는 길목인 강원도 고성군의 지역경제도 위기에 처해 있다. 금강산 관광 특수로 줄을 지었던 식당 등 자영업도 대부분 문을 닫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대책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통일부 천 대변인은 인근 지역 주민들의 어려움을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1주년을 맞은 지금 시점에서 별도로 지원할 대책은 확인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현대 측은 대북사업이 고 정주영 회장의 유지인 만큼 끝까지 지켜내겠다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4일 전 계열사 사장 및 임직원 1,000명이 모인 자리에서 "대북사업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재천명했다.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도 지난 7일 직원 조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대아산이라는 이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대북사업에 대한 의지가 약하고 한반도 정세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만 나서서 풀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금강산 관광재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조건"이라고 전제하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 문제, 유모씨 문제, 열차 운행 재개 등 개개 사안에 대해 접근하기보다  모든 것을 하나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남북 최고 지도자 차원에서 결단하는 방식 외에는 현실적으로 풀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금강산 피격사건 및 관광 중단 일지>

△ 2008.7.11 =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북측 초병 총격에 사망 
                      = 남측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 구성

△ 7.12  = 정부 금강산 관관 잠정 중단
              =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방북
              = 북한 명승지종합지도국 대변인 담화 발표
                '유감' 표명,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 '남측 당국 현장조사' 거부

△ 7.16 =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결과 발표 "두 발의 총상에 의한 출혈사"

△ 7.25 = 정부 합동조사단 중간조사 발표
               
"피격지점, 외출시간 북한 설명과 차이나"

△ 8.1 = 정부 합동조사단 모의 실험 결과 발표 
             
"첫 탄환은 발 주변, 이후 보행.정지상태 피격"

△ 8.3 = 금강산 지역 북한 군부대 대변인 특별 담화
              "금강산관광지구에 체류하고있는 불필요한 남측 인원 모두 추방"

△ 11.24 = 장성급회담 북측 단장, 12.1일자로 개성공단 전면 차단 및 개성공단,금강산관광지구의 남한 당국관련 상주인원 및 차량 선별 추방 통보

<정리-통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