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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전선에서 움직임 있다"
12~15일 북.러, 14~17일 미.중 협의 주목
2010년 12월 12일 (일) 18:28:03 이광길 기자 gklee68@tongilnews.com

"여러 전선에서 움직임들이 이뤄지고 있다."

북한의 '우라늄농축시설 공개'와 '연평도 포격' 이후 6자회담 참가국들의 동향과 관련, 12일 오후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금주 한 주는 자세히 관찰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반도 정세의 분수령이 될 1주일이 시작된 셈이다.

"북, 6자 긴급협의에 전향적"

우선,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지난달 27~28일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의 방한 직후,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 협의'를 공식 제안했다.

다이 국무위원은 또 지난 8~9일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강석주 내각부총리를 만났다. <신화통신>은 9일 "양측은 북.중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관해 솔직하고 깊이있는 대화를 통해서 중요한 공동인식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당국자는 12일 오후 "지난 10일밤 중국측으로부터 다이빙궈 방북 결과를 디브리핑 받았다"고 했으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평가했다. '공동인식'의 내용에 대해서는 "긴장 완화 문제에 대해 인식이 비슷하다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협의'과 관련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북한이 전향적이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북 박의춘, 12일 러시아 방문

북한은 러시아 잡기에 나섰다. 8년 가까이 러시아 주재대사를 지낸 박의춘 외무상을 12일 러시아로 보낸 것이다. '연평도 포격' 이후 러시아는 북한을 비난하는 동시에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협의'에 찬성하는 등 한.미.일과 북.중 사이에서 '줄타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자 <인테르팍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박 외무상은 15일까지 방문기간 중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만나 "양자관계와 중요한 국제문제 그리고 2011-2012 양국 외교당국자 상호방문 등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 외무상은 또 "한반도의 긴장이 지금과 같이 첨예화됐음에도 우리(북한)은 주권 존중과 평등의 원리에 기초하고 9.19공동성명에 나타난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른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미, '대중 압력 강화' 행보

미국은 지난 6일(현지시간), 한.일과 3국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고 북한에 도발 중단을 촉구하고 중국을 비롯한 6자회담국에 적극적 역할을 촉구했다. 그 직후,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을 한.일에 보냈으며, 오는 14일에는 제임스 스타인버그 부장관이 이끄는 고위급 대표단을 중국에 보낼 예정이다.

최근 워싱턴 분위기와 관련, 고위당국자는 12일 오후 "대북.대중에 대해 조금 더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중국이 역할을 해야하는데 저렇게 하는 걸 어떻게 할 것이냐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내년 1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 때까지는 줄기차게 대중 압력에 나설 것이며, 방미 전후 중국이 양보할 가능성도 있다고 기대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스타인버그 부장관의 내주 방중은 '긴 과정의 하나'으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미국측은 16일 성김 국무부 북핵특사를 한국에,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일본에 보내 방중결과를 설명하고 후속대책을 협의할 예정이다.

15일 모스크바서 한.러 6자 수석대표 회동

한국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다음주 러시아를 방문해 15일 러시아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아태 담당 외교차관과 회동할 예정이다. 이날은 박의춘 북 외무상이 러시아를 떠나는 날이기도 하다.

'납치문제'에 발목 잡혀 외교적 입지가 약화됐던 일본도 '연평도 포격' 이후 모처럼 전방위 외교에 나섰다. 지난 3국 외교장관 회담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사이키 아키다카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러시아에 이어 중국을 방문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