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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강석주-김계관이 승진한 이유는?
2010년 09월 24일 (금) 14:10:21 이광길 기자 gklee68@tongilnews.com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3일 "23일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에 의하면" 강석주가 내각 부총리로, 김계관이 외무성 제1부상으로, 리용호가 외무성 부상으로 각각 임명됐다고 알렸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강석주 신임 부총리는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의 주역으로 이후 십 수년간 대미외교와 6자회담을 막후에서 지휘해온 북 외무성의 실세다. 또한 김 신임 제1부상은 6자회담 북측 단장으로 2005년 9.19 공동성명과 2007년 2.13 및 10.3합의를 이뤄낸 주역이다.

이들이 승진한 배경에 대해서는 새로운 대미협상을 위한 포석이라거나 그간의 공로에 대한 포상이라는 관측이 많다. 우다웨이-보즈워스 순방으로 6자회담 재개 분위기가 어느 정도 형성된 측면, 오는 28일 노동당 대표자회가 열리는 점 등이 그 근거로 꼽힌다.

반면, 한 대북전문가는 '천안함 사건'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두 번의 '비공식 방중'과 연계시켜 해석했다. 당시 김 위원장을 수행했던 강석주 제1부상의 중국측 카운터파트가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이었다는 데 주목한 것이다. '비공식 방중'에서 정착된 강석주-다이빙궈 채널을 공식화하기 위해, 부총리급인 다이 위원에 맞춰 강석주를 승진시켰다는 설명이다.

북한측이 강석주 부총리 카드를 꺼내든 배경에는 '미-중 경제.전략 대화'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다이빙궈 국무위원이 카운터파트라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장은 강석주-다이빙궈-클린턴 채널로 소통하되, 향후 북.미 고위급 대화는 강석주-클린턴 채널을 통하겠다'는 게 북한의 의도라는 것이다.

이는 오바마 미 행정부가 당초에 생각했던 '보즈워스-강석주(북.미 고위급 대화), 성김-김계관(6자회담 수석대표) 구도'와는 다소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북한이 보기에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카운터파트는 김계관 제1부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특사 자격으로 방북했을 때도, <조선중앙통신>은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김계관 부상과는 '회담'했고 강석주 부상과는 '상봉'했다고 규정한 바 있다.

이렇게 되면, 김계관-우다웨이-보즈워스가 한 줄로 엮이는 모양새다.

한편, 강석주 부총리(71)와 김계관 제1부상(67)이 고령이라는 점에서, "새대교체의 의미가 있다(대북 소식통)"는 평가도 나온다. 오는 28일 당대표자회에 맞춰, 대미외교 부문에서도 새로운 세대가 전면에 나서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50대의 리용호 참사가 부상으로 승진한 게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