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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당 대표자회 10월 10일에 개최
<『민족21』 한반도 포커스> 수해로 경축분위기 조성 어려워 연기
2010년 09월 20일 (월) 07:35:36 정창현 http://onecorea615.cafe24.com/xe/tongilnews/mailto.html?mail=tongil@tongilnews.com
정창현 (월간 <민족21> 대표)


주목을 받았던 조선노동당 대표자회가 연기됐다. 대표들이 평양에 모인 가운데 예고도 없이 대표자회가 연기되면서 그 배경을 둘러싸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대 이후 북한의 정치일정이 미뤄진 것은 2005년 3월로 잡혔던 최고인민회의 11기 3차 회의가 한 달 늦춰진 경우가 유일하기 때문에 북한 내부에 말 못할 속사정이 있지 않겠느냐는 추정이다.

우선 후계승계 문제에 대한 당내 불화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다. 후계자로 내정된 김정은과 후견인 역할을 맡은 것으로 파악되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어떤 자리와 권한을 줄지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과거 노동당의 결정과정을 볼 때 당내갈등 때문에 당 대표자회가 연기됐다는 분석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지난 6월 노동당 정치국이 ‘9월 상순’ 당 대표자회 개최를 공시한 시점에 이미 인사문제와 관련된 모든 사항이 결정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6월 7일 최고인민회의 제 12기 3차회의에서 장성택 행정부장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승진하면서 대체적인 차기 권력구도가 완전히 짜여진 셈이다.

일각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문제로 인해 연기됐다는 주장도 펴고 있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활발한 지방 현지지도로 볼 때 역시 가능성은 거의 없다.

내부갈등설․건강이상설 등 설득력 떨어져

결국 당 대표자회가 연기된 데는 수해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정권 수립 기념일(9․9절) 직전에 당 대표자회를 개최하고, 이 분위기를 9.9절까지 이어나간다는 구상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수해가 발생해 전국적으로 피해가 나자 전격적으로 연기를 결정한 것이다. 실제로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9월 15일 이달 초 한반도에 불어닥친 태풍 곤파스 소식을 전하며 ꡒ폭우와 강한 비바람․산사태로 전국에서 수십 명이 사망하고 8,380여 세대의 살림집이 파괴돼 많은 사람이 임시 거처에서 생활하고 있다ꡓ고 뒤늦게 보도해 이를 뒷받침했다.

또 북한의〈로동신문〉은 9월 17일자 ‘곧바로 가자!’는 제목의 정론에서 ‘경축마당’이라는 표현을 써 당대표자회가 축제 분위기 속에 열릴 것임을 시사했다. 이 표현은 역으로 ‘경축 분위기’ 조성이 되지 않아 당 대표자회가 연기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도 수해 때문에 두 달 이상 연기된 사례도 있다.

특히 이 정론에서는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와 당창건 65돌에 드리는 자랑찬 노력적 선물을 안고 경축광장에 보무당당히 들어서게 될 이 시대의 선구자들과 위훈자들을 보라”라는 표현을 써, 연기된 당 대표자회가 10월 9일 또는 10일에 열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최근 평양을 다녀온 해외인사들에 따르면 북한은 당 창건 65돐을 맞아 김일성광장에서 100만 명이 참가하는 열병식과 행진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축하분위기에서 당 대표자회를 개최하기에는 적절한 시점이다.

중국의 한 학자도 “44년 만에 열리는 이번 당 대표자회는 북한 내부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정치행사이기 때문에 축제분위기에서 열기를 원했을 것이다. 예고된 회의를 연기한 것은 수해 피해 극복, 남북대화를 비롯한 대외환경의 우호적 변화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을 것”이라며 “북한 당국은 이미 10월 10일 당 창건기념일에 맞춰 연기된 당 대표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는 것을 중국 측에 통고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