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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군 '고엽제', '캠프 캐롤'에 묻혔다
스티브 하우스 국회증언, 타 부대에서 6개월 동안 주 2~3회씩 들여와
2011년 07월 25일 (월) 17:56:02 조정훈 기자 whoony@tongilnews.com

   
▲방한 중인 스티브 하우스 씨는 25일 국회증언대회에서 "미 공군부대의 고엽제 드럼통이 '캠프 캐롤'에 묻혔다"고 증언했다.  [사진 - 통일뉴스]

고엽제 드럼통이 매립된 것으로 확인된 경북 칠곡 '캠프 캐롤'에 타 부대 고엽제 드럼통도 매립된 것으로 드러났다.

방한 중인 전직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 씨는 25일 "우리 기지(캠프 캐롤)의 모든 드럼통을 옮겨 참호에 매립한 뒤, 한국 내 다른 부대들의 트럭이 고엽제와 내용물이 알 수 없는 드럼통을 싣고 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스티브 하우스 씨의 증언에 따르면 1978년 가을까지 약 6개월 동안 1주일에 2~3회씩 미 공군부대에서 드럼통 250여개 이상이 들어왔으며 기존 매립된 D구역에 함께 묻었다는 것.

이는 1978년 당시 매립된 것이 '캠프 캐롤'에 보관된 고엽제 드럼통이라는 기존 주장에 추가되는 것으로 주한미군 기지의 고엽제 보관과 이후 처분 방법에 대한 논란이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스티브 하우스 씨는 지난 5월 첫 폭로에서 1978년 봄 55갤런 드럼통 250개(약 5만2천 리터)를 묻었으며 1978년 가을에도 약 30~40개씩 드럼통을 매립, 총 6백여개를 묻었다고 밝혔다.

   
▲ 2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128호에서 '전 주한미군 고엽제피해자 국회증언대회'가 열렸다.
[사진 - 통일뉴스]

이날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128호에서 '전 주한미군 고엽제피해자 국회증언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스티브 하우스 씨는 '캠프 캐롤' 고엽제 매립을 거듭 주장하며 "(타 부대의) 트럭이 도착하면, 저나 다른 하역 기사들이 물려가 그 트럭들을 참호로 인도하고 트럭에 실린 드럼통들을 참호(D구역)에 넣고 불도저로 위를 모래로 덮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또한 당시 고엽제가 매립된 D구역의 오염도가 상당히 심각했음이 밝혀졌다.

드럼통 매립을 위해 조성된 D구역은 약 폭 8m, 깊이 8m로 토양은 진흙이 아닌 모래였다. 그리고 여기에 묻힌 고엽제 드럼통 대부분은 녹슬거나 용액이 새고 있었다고 한다.

   
▲ 스티브 하우스 씨. [사진 - 통일뉴스]
스티브 하우스씨는 "1979년 초 매립된 D구역은 눈과 물로 덮여 있었으며 물 속에는 노란색, 갈색 거품이 있었다"며 "매립지역 주변 산등성이 아래 야채들이 모두 고사한 상태였다"고 당시 목격담을 전했다. 게다가 그 지역 주변에는 죽은 토끼, 새, 다른 동물들이 널려 있었다고 했다.

그는 당시 D구역 상황을 상부에 보고했으며 1979년 2월 D구역 폐쇄명령에 따라 모래를 덮고 평탄화 작업을 했다.

그러나 주한미군 측이 D구역에 매립된 고엽제 드럼통을 채굴, 타 지역으로 옮겼다는 주장에 대해 스티브 하우스 씨는 "모른다"고 말해 채굴 이후와 상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하우스 씨는 "언론을 통해 (채굴.반출 소식을) 접했다"며 "그러나 상당한 양이다. 이것들을 다시 파서 옮겼다고 하는 것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함께 증언에 나선 필 스튜어트 전 주한미군 대위도 "그 많은 양을 다시 파서 옮겼다면 이는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며 "만약 그렇게 했다면 당시 기록이 남아있을 것이다. 기록이 없을 수 없다. 기록 공개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진행 중인 한.미 공동조사에 대해 스티브 하우스 씨는 "공동조사가 진행되는 속도가 매우 느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어떤 경우이건, 미군이 계속 한국의 고엽제 매립 및 저장과 관련한 군 문서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집에 돌아가 미 의회에 이 문제와 관련한 독립적 조사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 스튜어트 씨도 "신임 주한미군사령관이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한국에서 사용된 에이전트 오렌지(고엽제)와 기타 맹독성 제초제에 대한 완전하고 투명한 진상을 공개하는 것 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고 주장했다.

스티브 하우스 씨는 지난 1978년 2월부터 1년간 '캠프 캐롤' 802공병대대 델타 중대에서 '건설 중장비 기사'로 근무했다.

현재 그는 당시 고엽제 매립으로 인해 진성당뇨, 말초신경장애, 녹내장, 피부발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병을 앓고 있다.

한편, 스티브 하우스 씨는 방한 기간 동안 고엽제 매립에 대한 증언활동을 펼치며 오는 27일 경북 칠곡 '캠프 캐롤' 현지를 방문, 지역 주민들에게 사죄할 예정이다.

   
▲ 국회증언대회에 스티브 하우스 씨(왼쪽 수염 난 이)와 필 스튜어트 씨(오른쪽)가 입장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