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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우리 민족 음악 좋아하고 재능 타고나"
방북 회견, 남북 연합오케스트라 구성 서울-평양 연주 추진
2011년 09월 17일 (토) 16:56:51 김치관 기자 ckkim@tongilnews.com
지난 12-15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서울시향 음악감독 정명훈 유니세프 국제친선대사는 북한 음악인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명훈 감독은 16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에 가서 평양국립교약악단과 은하수오케스트라를 만났다며 “북한 음악가들이 잘하고 있다. 수준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정말 음악을 더 발전시키고 싶어 하는 저하고 똑같은 목적을 갖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감독은 “우리 시립교향악단 단원들하고 북한 음악가들을 만날 기회를 만들고 싶고... 제 마음으로서는 이번 연말 연주를 같이 했으면 딱 좋겠다”고 말했다. 매년 연말에 공연하는 베토벤 교향곡 9번 ‘운명’을 남북 음악가들이 함께 남북을 오가며 공연하고 싶다는 것이다.

또한 “바이올린 학생 한 사람이 특별히 재주 있다고 봤고, 성악가들 4명 들었는데 여자 2명 목소리가 좋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고 “컨서트홀 2군데를 가봤고, 거기서 연습도 해봤고 시설은 아주 좋더라”고 평했다.

김주호 서울시향 대표이사는 “이번 방문은 조선예술교류협회의 초청과 우리 정부의 승인으로 이루어졌으며, 순수하게 민간차원의 문화예술교류라는 원칙 하에서 진행됐다”며 “평양국립교향악단과 은하수관현악단 구성원들과 만나서 상대단체의 운영과 예술적 성격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 특히 정명훈 예술감독은 두 단체를 번갈아 연습지휘하면서 북한의 연주자들에게 새로운 음악적 경험을 갖게 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이사는 “조선예술교류협회의 담당자와 저희 일행은 지속적인 교류 의지를 의향서 작성했다”며 “음악을 통한 지속적이고 정례적인 교류의 가능성을 서로 타진하였고, 양측 정부의 승인을 전제로 해서 연합오케스트라를 구성해서 서울과 평양에서 각각 연주회를 추진키로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정명훈 감독은 “물론 정치적인 문제를 피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음악가들 만나는 기회를 만들고, 이(클래식) 음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년에는 젊은 음악가들을 모아서 하루 이틀이 아니라 열흘, 일주일 같이 지내면서 연습도 같이”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이를 위해 “그쪽(북쪽)에서 하길 원한다는 확인을 받아왔다”며 “우리는 아직 반대한다는 소식 못 들었다”고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정 감독은 “음악가들끼리 만나서 이런 훌륭한 음악을 같이하면 훨씬 뜻이 있는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며 “우리 한국 사람들은 음악을 특별히 좋아하고 재능을 타고난 민족이라는 것을 확인받았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번 방북에 대해 정 감독은 “일평생 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마지막에 빨리 된 거지만 항상 생각을 갖고 살았기 때문”이라면서 “음악을 함으로써 (북한의) 정치적인 생각을 바꾼다는 것은 전혀 이만큼도 생각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은 16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조선예술교류협회 관계자와 남북합동교향악단의 서울-평양 교환연주 등에 대한 원론적인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며 “아직 우리가 정부입장을 밝힐 정도로 구체적인 계획까지 진행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확인했다.

천 대변인은 “현재 상황은 교향악단의 교환연주나 북한의 음악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사업에 대한 원론적인 협의, 의사타진 수준 정도의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아직은 정부 입장을 설명하거나 밝힐 정도의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