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3726

북한 위성 발사, 성패 논란
한.미 "궤도진입 실패", 1998년 상황 재연.. 北 후속발표 주목
2009년 04월 06일 (월) 17:01:27 정명진 기자 http://onecorea615.cafe24.com/xe/tongilnews/mailto.html?mail=mjjung@tongilnews.com

북한이 지난 5일 발사한 '광명성 2호'의 성공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당초 '인공위성-미사일' 논란은 '위성'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인공위성의 '궤도진입' 여부가 쟁점이다.

미군은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이후 반나절 만에 "어떤 물체도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발사 4시간 만에 북한이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발표하자, 즉각 반대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지난 1998년 북한 '광명성 1호' 발사 당시 북한이 궤도진입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이후, 열흘 만에 미 국무부가 '발사체는 소형 인공위성이지만 궤도진입에는 실패했다'고 공식입장을 낸 것과 비교해보면, 미국의 이같이 신속한 발표는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의 '인공위성 궤도 진입 성공' 발표를 의식해 미국이 성급하게 분석결과를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한 정부 당국자는 "그 시간 정도 되면 성공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면서 "서둘러서 발표하지는 않았다"고 일축했다.

기술적으로 볼 때, 위성이 발사되면 궤도에 진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9분 2초), 지구를 정상적으로 한 바퀴 도는 시간(주기 104분 12초)이 지나면 성공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는 설명이다.

"2단, 3단 한꺼번에 태평양 추락"... 근거는?

제일 먼저 '궤도 진입 실패'라고 공식 발표한 미군 북부사령부(USNORTHCOM)는 홈페이지를 통해 "미사일의 1단계 로켓은 동해로 떨어졌으나 그 이후 단계에서는 탑재물들이 태평양에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한국 정부도 발사 후 1단 로켓은 북한이 신고한 위험지역에 정확하게 낙하했지만, "2단 로켓과 탑재체(위성)를 포함한 3단 로켓은 태평양에 낙하됐다"고 확인하고 있다.

이같은 분석은 한.미 정보 당국이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지 않아 또 다른 의문점을 남기고 있다. '2단 로켓과 3단 로켓이 분리되지 않아 실패한 것인지', '분리에는 성공했으나 3단 로켓이 충분한 추진력을 내지 못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통상 2단과 3단 로켓이 분리되지 못할 경우 폭발하기 쉽고, 3단 로켓의 추진력이 부족하면 저궤도에 위성을 진입시키기 위한 속도인 7.8km/s에 미달돼 낙하하고 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한.미 당국이 '2단, 3단 로켓이 한꺼번에 태평양에 추락했다'는 분석에 대한 근거를 충분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궤도상의 정상적인 물체도 없었고, 비행궤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비행을 하지 못한 점 등 복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2단계와 탑재체를 포함한 3단계가 태평양상에 추락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미 정보 당국은 2단계와 3단계 로켓의 낙하지점을 정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발사체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2단계 로켓이 떨어지기 시작한 다음 3단계의 궤적이 없었다는 이야기인가'라는 질문에 "좀 더 기다려 보라"며 즉답을 피했다.

2단계 추락 뒤 단지 3단계 로켓 궤적이 없었다는 것은 '2단계와 3단계 로켓이 함께 떨어졌다'라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되지만, 미국 정보 당국이 3단계 로켓 추적에 실패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1998년 '광명성 1호' 발사를 통해 북한의 '단 분리 기술'이 이미 확보한 바 있어, 이번에 2단과 3단 로켓을 분리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미국도 '1,2,3단 로켓 분리 성공'은 인정하면서도 3단 로켓이 정확한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성패 여부 논란... 1998년 상황 재연될 듯

한.미가 '인공위성 궤도 진입 실패'를 주장에 대해 북한이 어떤 근거를 통해 반박할 지가 주요 관심사다.

5일 발사 당시 4시간 만에 북한이 발표한 보도문에는 발사시각, 궤도 진입까지 걸린 시간, 위성의 궤도 경사각 및 타원궤도, 주기 등은 밝혔지만, 각 단계 로켓의 낙하지점 및 언급되어 있지 않다.

1998년 당시 북한은 발사 4일 만에 보도문을 통해 "1계단은 발사 후 95초만에 분리되어 발사장으로부터 253km 떨어진 북위 40도 51분, 동경 139도 40분에 조선동해 공해상에 떨어졌다. 2계단은 144초만에 머리부류선체를 활개하고 266초만에 분리되어 발사장으로부터 거리 1,646km인 북위 40도 13분 동경 149도 7분에 태평양 공해상에 떨어졌다. 3계단은 2계단이 분리된 후 27초만에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켰다"며 비교적 상세하게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미 정보 당국은 1단계 로켓은 북한이 예고한 650km 지점에 낙하한 것을 확인했지만, 2단계 로켓은 3,100km 이상 날아간 것으로 추정만 할 뿐 정확한 낙하 지점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미 정보 당국도 종합 분석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1998년도에는 10일, 2006년도 (대포동 2호 발사 당시) 일주일가량 걸렸다"며 "이번에도 종합 분석하는데 그 정도의 시간은 걸리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미국이 종합 분석에서 비행체의 거리, 고도, 시간 등을 따져서 비행 궤적이 제시하면 위성 궤도 진입 실패에 대한 쟁점은 다소 해소될 수도 있다. 한.미.일의 발표와 10분여 차이나는 발사시간도 해명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다른 변수는 북의 인공위성 궤적을 추적할 능력을 지닌 미국 이외의 유일한 나라인 러시아의 발표 여부이다.

아직 러시아의 공식적 발표는 없었지만 6일 <인테르팍스통신>이 러시아 국방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우리의 우주 감시 시스템이 북한 위성의 우주 궤도 진입을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위성은 거기(궤도)에 없다"고 전한 대목은 주목할만하다.

북한과 미국의 분석이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에는 1998년 '광명성 1호' 발사 때와 같이 "두 개의 다른 질서(4.5, 고위당국자)"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