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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조개 수입 뚝…“장사 못할 판”
北, 화폐개혁 후 조업 중단
“조개가 없어 장사를 못합니다. 이대로라면 다음주부터는 장사를 쉬어야 할 판입니다.”

시중 조개 요리 집에 비상이 걸렸다. 쌀쌀해진 날씨에 대목을 맞았지만 조개 공급 물량이 부족해 영업을 하지 못할 지경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는 시중 유통량의 70-80%를 담당하는 북한산 조개류의 수입에 차질을 빚으면서 비롯됐다.

국내산 조개류는 물량이 적고 고갈된 품종이 많아 수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데 중국산은 품질이 나쁘고 러시아산은 겨울철에 생산 되지 않아 대부분을 북한산으로 수요를 충당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단행된 것으로 알려진 화폐 개혁 이후 북한에서 조개잡이 조업이 전면 중지되면서 10일째 수입이 끊겼다는 것.

화폐 개혁 후 북측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측이 지난달 말 국내 수입업체들에 조업 중단을 알려온 것으로 전해진다.

수입업체인 대북물산(강릉)의 이용학 대표는 “8년 째 북한산 조개류를 수입해 왔지만 이런 일은 처음으로 지난달 말 단둥의 민경련으로부터 적어도 이달 말까지는 조개를 잡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공급이 끊기면서 우리도 어제(9일) 물량이 완전 동이 났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들여오는 조개류는 웅피,개조개(대합 일종),가리비 등 20여가지로 월간 소비량만 1500t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국내에서 통상 3-4단계를 거쳐 최종 소비자의 손에 닿게 된다.

대전지역의 경우 1차로 강릉의 수입업자가 조개를 받으면 이를 대천의 한 수산업체에서 구입해 지역 도매시장으로 공급한다. 이후 지역 전통시장이나 조개 요리집 등을 거쳐 소비자의 손에 닿게 된다

하지만 앞으로 한 동안 조개 물량 부족이 불가피해지면서 공급 차질은 물론 가격 상승에 따른 이중고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구 둔산동의 한 조개찜 가게는 “보름전부터 웅피조개,돌 조개,대합 등에 수급 차질이 시작되면서 가격도 올라가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버티고 있지만 적어도 이런 상황이 한 달은 더 간다는 소리가 들려 앞으로가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유성구 어은동의 한 조개구입 집은 물량을 공급받지 못해 아예 최근 3일 동안 영업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북한산 조개류는 그동안 수요와 공급을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 어려움이 상존해왔다. 이대로 가다가는 10년 전 물량이 부족해 조개구이 집에 모두 폐업했던 상황이 다시 올 수도 있다”며 “다만 북측의 상황은 예측이 불가능 해 대비도 어렵지만 또 한 순간에 조업이 이뤄져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백운희 기자 sudosim@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