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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선박, 문무대왕함에 "감사" 연발>
청해부대 임무개시 18일만에 또 해적퇴치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상헌 기자 = 소말리아 해역에서 우리 상선 보호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문무대왕함(4천500t급)이 4일 해적들로부터 북한 화물선을 구조해 관심을 끌고 있다.

   청해부대 소속 문무대왕함이 지난달 16일 임무를 개시한 지 하루 만에 덴마크 상선을 구조한데 이어 18일 만에 북한 화물선을 해적으로부터 보호하는 개가를 올린 것이다.

   예멘의 아덴항 남방해상에 있던 문무대왕함은 이날 오전 11시40분께(한국시간) 국제상선공통망(무선교신망)을 통해 다급한 구조신호를 접수했다.

   "여기는 DPRK(북한) 다박솔, 해적선으로부터 쫓기고 있다. 구조를 바란다."
문무대왕함으로부터 96km 거리의 아덴항 남방 37km 해상을 항해하던 북한선적 화물선 다박솔(6천399t)호가 S.O.S(구조신호)를 친 것이다.

   당시 고속보트를 탑재한 해적 모선은 가깝게는 3.2km, 멀게는 8km 거리에서 다박솔호를 쫓고 있었다.

   위급한 상황임을 감지한 문무대왕함은 연합해군사령부(CTF-151)에 출동을 통보함과 동시에 11시50분 링스헬기를 띄웠다.

   국제상선공통망은 근방 해역을 항해하는 모든 선박이 청취할 수 있지만 문무대왕함이 즉각 반응을 보인 것이다. 문무대왕함은 우리 선박의 5차 호송임무를 마치고 외국 상선이 지나가는 항로상에서 감시.정찰 활동 중이었다.

   K-6 기관총으로 무장한 특등 저격수 2명을 태우고 사거리 20km의 시스쿠아 미사일 등으로 무장한 링스헬기가 최대 시속 232km로 비행, 낮 12시20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링스헬기는 북한선박에 3.2km까지 접근한 해적 모선을 포착하고 즉각 위협비행을 시작했다. 해적 모선 상공을 선회하는 위협비행과 함께 저격수들이 기관총으로 해적들을 겨눴다.

   지난달 17일 한 차례 줄행랑을 쳤던 해적들은 진한 선글라스를 낀 채 사격자세를 취한 저격수를 발견하자 12시30분께 항로를 즉각 변경해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다.

   링스헬기는 해적선이 북한선박으로부터 완전히 멀어질 때까지 계속해서 위협비행을 했으며 해적선이 멀리 도망가자 항로를 변경해 현장을 이탈했다.

   이때 북한 선박에서 선원 3명이 우리 헬기를 향해 고맙다는 뜻으로 손을 흔들기도 했다. 링스헬기는 오후 1시30분께 문무대왕함으로 복귀했다.

   헬기가 복귀하는 과정에서 북한 선박은 낮 12시30분부터 1분45초가량 문무대왕함과 교신, 모두 4차례나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구조해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다음은 해적선이 물러가기 시작한 12시30분부터 1분45초간 문무대왕함과 북한 선박이 주고받은 교신내용.

   ▲청해부대(문무대왕함) = 여기는 대한민국 해군입니다. 현재 거리 5마일로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귀 선에서 안심이 되시면 귀 선에서 희망하는 침로를 변침하셔도 되겠습니다.

   ▲북한선박 = 네 감사합니다. 우리 70도로 변침하겠습니다. 항로기간 중 계속 좀 유지합시다.

   ▲청해부대 = 현재 11번에서 귀선 안전할 때까지 계속 대기하고 있습니다. 귀 선에서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대한민국 해군을 찾아주시면 되겠습니다.

   ▲북한선박 = 네 알겠습니다.

   ▲청해부대 = 다박솔은 120도, 120도 침로로 IRTC(국제권고통항로)로 안전하게 진입하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 해군에서 귀 선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북한선박 = 네 감사합니다. 이쪽으로 120도인데, 120도로 그냥 올라갑니까?
▲청해부대 = 네 120도로 권고합니다. 대한민국 해군입니다.

   ▲북한선박 = 아 우리 침로는 지금 82도란 말입니다.

   ▲청해부대 = 대한민국 해군입니다. 귀 선의 안전을 위해서 130도를 권고합니다.

   ▲북한선박 = 네 알았습니다. 130도로 몇 마일 출발하면 되겠습니까?
▲청해부대 = 네 한 시간만 더 항해하면 되겠습니다.

   ▲북한선박 = 네 감사합니다. 그냥 우리 더 보호하겠습니까?
▲청해부대 = 네 여기는 대한민국 해군입니다. 귀 선의 안전을 보호하도록 하겠습니다. 130도 권고합니다.

   ▲북한선박 = 네 알았습니다. 120도
▲청해부대 = 130도입니다.

   ▲북한선박 = 130도 한 시간 동안 항해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좀 잘 지켜주십시오.

   threek@yna.co.kr
honeybee@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05/04 18:0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