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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협, MB '대북정책' 민간창구로 전락 우려
김덕룡 현 대통령 특보를 새 대표의장으로...'상생.공영' 역설
2009년 03월 19일 (목) 18:21:48 정명진 기자 http://onecorea615.cafe24.com/xe/tongilnews/mailto.html?mail=mjjung@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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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11차 민화협 대의원회에서 대표상임의장으로 선출된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별보좌관과 정세현 전 상임대표의장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새 대표상임의장으로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별보좌관이 선출됐다. 현직 대통령 특보가 단체 수장이 되면서 민화협이 이명박 정권의 '대북정책'을 전달하는 민간창구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200여개 정당.종교.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민화협은 1998년 결성돼 지난 10년 동안 남북 화해협력 기조 아래 민간 통일운동에 참여해 왔다.

김덕룡, 취임사서 MB '상생.공영 정책' 역설

이같은 우려는 김덕룡 특보가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으로 선출되자 마자 현실로 나타났다. 19일 오후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11차 대의원회의에서 김덕룡 민화협 신임 대표상임의장은 취임사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께서도 '3.1절 기념사'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과 남북관계의 발전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면서 상생공영 정책 등 이명박 정권의 대북정책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북한도 지금 당장 당국간 대화를 시작하기를 바란다"면서 "대변인의 성명이나 압박전술 등이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표상임의장을 비롯한 임원선출안은  세차례 대의원회 준비위원회 회의, 상임의장 회의, 의장단 회의 검토를 거친 후 마련됐다. 이 과정에서도 현직 대통령 특보를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으로 선출하는 것을 두고 의견이 갈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의원대회에서도 임원선출안건이 올라오자 반대 의견이 표출되기도 했다. 김형문 한국유권자운동연합 상임의장은 "현직을 맡고 있는 김덕룡 특보가 대표상임의장이 되명 앞으로 민화협과 정부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준비위원회측에서 밝혀야 한다"고 문제제기 했다.

민화협측은 대통령 특별보좌관직이 '비상근'이고, 국민통합 특보라는 직책도 민화협이 추구하는 것과 틀리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민화협 관계자는 "화해협력 입장을 가지는 분이 계속 맡는 것이 좋을 지, 지금 정부 내에서 합리적인 입장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푸는 것이 좋을지 논의하다가 후자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도 정부와 민화협의 관계를 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김덕룡 특보가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을 맡으면서 대화 의지를 강조하는 것이 북한에게 나쁜 신호로 읽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내놓기도 했다.

"알아서 기는 것 아닌가" 민화협 내부서도 '불만'

반면, 현직 대통령 특보를 단체 수장으로 선출한 것을 두고 민화협 내부에서도 시선이 곱지 않다.

민화협 11차 대의원회의에 참석한 대의원들 사이에서는 '민화협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볼멘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불만이 높았다.

이용선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운영위원장은 "현 정부가 북과 타협하고 어느 정도 길이 열리면 화해협력의 여건이 어느 정도 생기겠지만 지금처럼 강경구도로 갈 경우에는 민화협이 10년 동안 쌓아놓은 것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화협의 한 소속단체 대표는 "석연치 않다. 상임의장단이 시민사회의 의견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민화협이 이명박 정부에 알아서 기는 것 아닌가"라고 쓴 소리를 뱉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민화협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기업후원금이 끊기면서 상근자 월급이 밀릴 정도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은 것도 '김덕룡 신임 대표상임의장'을 선택한 이유라는 지적도 있다.

4년간 민화협을 이끌어왔던 정세현 전 대표상임의장은 이날 이임사에서 "지난 4년 동안 국내 정치 정세가 변화하면서 민화협이 후원금을 받지 못했다"면서 "김덕룡 의장이 대표상임의장으로 와서 민화협의 사정은 바뀔 것으로 본다"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