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발사후 PSI놓고 갈등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예고한 시기(4.4~8)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3일 남북관계는 `폭풍 전야의 고요'를 연상케 한다.

   정부가 개성공단 업체 등에 방북 인원의 최소화를 권고했지만 남북 왕래, 개성공단 사업을 비롯한 교류.협력 등은 사실상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로켓 발사 후 전개될 상황 여하에 따라 대랑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 등을 둘러싸고 남북관계에는 또 한차례 파고가 몰아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통행.개성공단 등 정상진행 = 남북관계 주무부서인 통일부는 일단 이번 북한의 로켓 발사가 우리 안보의 위협 요인임을 분명히 했다.

   이종주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 로켓 발사에 대한 성격 규정 문제에 대해 "통일부의 기본 입장은 미사일이든 다른 형태의 발사체이든 그 본질에 있어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고 우리 안보에 위해가 되는 대상이라는 인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로켓 발사 기간을 전후로 개성공단 업체와 교류협력.인도지원 관계자들에게 방북을 최소화하라고 권고하고 4~8일 사이 우리 국적기가 북한 주변 상공을 지나가지 않도록 하는 등 국민의 신변안전 확보 조치 이상의 가시적 행동은 자제하고 있다.

   이날 경의선 육로를 통해 333명이 개성공단을 방문한데서 보듯 개성공단도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또 통일부는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에서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한 북한 말라리아 방역 지원 사업에 남북협력기금 15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보고, 인도적 협력은 정치적 상황에 관계없이 한다는 현 정부의 기본 원칙을 재확인했다.

   ◇발사 후 상황은 예측 불허 = 그러나 로켓 발사 후에도 남북관계가 `아무일 없었던 듯' 전개될 것으로 장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정부 소식통은 "로켓 발사 후 정부의 대응과 그에 따른 남북관계 전망은 로켓 탑재물이 무엇인지에 대한 판단, 발사 후 북한의 태도, 국제사회의 대응기류, 국내 여론 등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정부가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시 전면 참여한다고 밝힌 대랑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을 둘러싼 남북간 갈등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에서 남한 정부가 로켓 발사를 이유로 PSI에 참여한다면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 "즉시 단호한 대응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엄숙히 선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 만큼 만약 우리의 PSI 전면 참여에 반발, 북한이 개성공단 통행 재차단, 남북해운합의서 무효화, 서해상에서의 군사적 도발 등으로 대응할 경우 남북관계는 또 한번 소용돌이칠 수 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북한이 우리의 PSI 전면 참여나 유엔 안보리에서의 제재 방안 논의 등에 강하게 반발하며 남북관계에서 긴장을 고조시킬 경우 우리 정부도 모종의 대응조치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긴장이 극도로 고조될 경우 정부로선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을 감안해서라도 민간의 방북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개성공단 운영과 남북교역 등에 대한 심각한 고민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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