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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 "남북대화, 6자회담" 이례적 언급.. 국방부 애써 외면
한미 국방장관 회담, '한미연합훈련'등 한미동맹 재확인
2011년 01월 14일 (금) 17:23:58 조정훈 기자 whoony@tongilnews.com

   
▲14일 오후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왼쪽)과 김관진 국방장관(오른쪽)이 담소를 나누며 회담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중국과 일본을 거쳐 14일 한국을 방문했다.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남북대화'와 '6자회담 재개'를 언급,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에 대해 애써 외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이날 한미 국방장관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외교적인 방법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생각되며, 특히 대한민국과 북한간의 직접 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된다"며 "북한이 협상을 하는데 있어서 협상의 결과가 매우 생산적일 것이라고 믿게 되고 또 북한이 진실성을 갖고 접근하게 된다면 그 후에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게이츠 장관의 '남북대화', '6자회담 재개' 발언은 앞선 중국 방문시 "북한이 향후 5년안에 미국 본토에 닿을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을 향한 직접적 위협"이라고 말한 것과 일본에서 "일본 방위와 주변 지역 사태에 대처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는 등 북한을 겨냥한 군사적 발언과 차이가 있다.

물론 게이츠 장관의 발언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나 북한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주도하는 미 국방장관이 외교적 수사인 '대화와 협상'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국방부는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대화' 강조 발언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신경수 국방부 국제정책차장은 이날 오후 회담결과 브리핑에서 "대화자체는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나 정도"라며 "(남북대화가) 가능하다라고 표현되어 있지만 미국 입장은 항상 6자회담도 중요하지만 남북 간에 긴장완화라든지 이런 것이 우선적으로 더 중요하지 않느냐는 것을 평소 미국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안다. 그런 점에서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게이츠 장관이 북한에 대한 'good faith'(진실성, 진정성) 발언에 대해서도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는 대화를 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긴장완화는 물론이고 대화도 가능하고 6자회담으로 가는 길목에서 필요다하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진정성'을 거론하며 북한의 대화제의에 대한 3원칙, 즉 천안함-연평도 사건 사죄, 추가도발 방지 확약, 핵에 대한 진정성있는 북한의 자세변화 등을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에 대해 게이츠 장관은 언급하지 않아 '진정성'에 대한 한미간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국방부는 이날 회담결과 보도자료에서도 "양국 국방장관은 한미동맹이 공고함과 한반도 안보 수호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의 한반도 안보상황을 평가하고 북한의 군사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한미간 군사적 공조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였다"고 했을 뿐, 게이츠 장관의 '대화' 발언에 대한 내용은 한줄도 적히지 않아 애써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미 국방장관, '한미 해상연합훈련', '전작권 반환' 등 한미동맹 확인..'MD' 참여여부 논의 안해

신경수 국방부 국제정책차장은 이날 오후 회담결과 브리핑에서 "양국 국방장관은 '한미연합훈련은 앞으로 계속해야한다. 특히 해상 전역에서 해군의 연합연습을 계속 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북의 위협을 억제하는데 대단히 중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또한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대해서도 한미연합대비태세의 중요성을 감안해 착실한 준비와 이행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 등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미 국방장관 회담 이후 이뤄진 게이츠 미 국방장과의 이명박 대통령 예방에서도 확인됐다.

   
▲ 이명박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을 접견하고 있다.[사진출처-청와대]
청와대의 '접견관련 브리핑'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이 저렇게 공개적으로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과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을 보면 꾸준히 개발을 해 온 것 같다. 아울러 내년 4월 북한의 강성대국 발표가 예정이 되어 있다. 따라서 금년이 남북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시기다. 그렇기 때문에 양국이 함께 협력하고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 연평도 사건이 생기고 나서 조지 워싱턴 항공모함이 서해안에 와서 군사훈련을 함께 하는 등 미국이 보여준 신속한 지원에 대해서 고맙다" 라고 덧붙였다.

이에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김관진) 국방장관과 생산적인 토의를 가졌다. 북한 도발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였으며 폭넓은 군사 분야를 언급했다. 특히 2015년도 전략동맹 부분, 연합연습 부분을 의제로 논의를 가졌다"고 말했다.

한편, 양국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방어체계'(MD)의 한국 참여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게이츠 장관이 중국에서 언급한 북한의 'ICBM'개발과 미국을 향한 직접적 타격 등의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국방부 관계자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