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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합의서 산파 임동원 "서해 軍 충돌 가능성 높다"
"남측이 NLL문제 해결방안 제시한 10.4합의 부정한 결과"
2009년 01월 30일 (금) 12:00:36 박현범 기자 cooldog893@tongilnews.com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를 만든 주역인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30일 남북간 정치.군사 관련 합의사항 무효와 남북기본합의서의 서해상 군사경계선 관련 조항 폐기를 선언을 한 것에 대해, "남북이 서로 자제하지 않으면 서해에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면서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주문했다.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사진-통일뉴스 자료사진]
임 전 장관은 30일 <통일뉴스>와의 통화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10.4선언이 있지 않았나? 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의 설치였다. 대단히 중요한데, 그렇게 해서 NLL(북방한계선) 문제를 풀어가려고 하지 않았나?"면서 "그런 것을 남쪽에서 부정하니까, 계속 대결적 자세를 늦추지 않는다고 북측이 보기 때문에 상당한 반격을 가해오는 것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10.4선언) 중 적대관계 종식과 평화보장의 내용을 담은 제3항에서 "남과 북은 서해에서의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해 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하고 이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과 각종 협력사업에 대한 군사적 보장조치 문제 등 군사적 신뢰구축조치를 협의"키로 합의했다.

양 정상은 해주지역과 주변해역을 포괄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을 설정해 경제특구건설과 해주항 활용, 민간선박의 해주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을 적극 추진해 남북경협을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화약고' 서해상에서의 '평화'를 도모했었다.

노 전 대통령도 40여개 이상의 합의사항이 담긴 10.4선언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의 설치를 꼽았었다. 그러나 이듬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의 설치 문제는 물론 10.4선언에 담긴 모든 합의사항이 휴짓조각이 됐다.

임 전 장관은 "기본합의서에서 군사분야에 관한 부속합의서를 보면 NLL문제에 대해서 언급이 돼 있다"며 "그것이 지켜지지 않다가 참여정부 때 10.4합의로 해결방안을 제시했던 것이다. 그것을 다시 우리측이 부정하니까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칭 남북기본합의서로 불리는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에는 "남과 북의 불가침 경계선과 구역은 1953년 7월 27일자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에 규정된 군사분계선과 지금까지 쌍방이 관할하여 온 구역으로 한다"(2장 11조)고 적시돼 있으며, '남북 불가침의 이행과 준수를 위한 부속 합의서'(3장 10조)에 따르면 남과 북의 해상불가침 경계선은 앞으로 계속 협의하고, 해상불가침구역은 해상불가침 경계선이 확정될 때까지 쌍방이 관할해 온 구역으로 하기로 명시돼 있다.

임 전 장관은 "남측 정부는 지금 계속해서 '북한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야겠다', '고개 숙이고 갈 때까지, 굴복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 아닌가? 일종의 방관정책을 쓰는 것"이라며 "그것은 대단히 잘못된 접근방법이기에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본다"고 거듭 현 정부를 질타했다.

이어 "우리가 그동안 쌓아온 화해협력의 노력을 계속 발전시키려고 노력해야지, 그냥 무대응.무대책으로 굴복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은 북한으로 하여금 군사적 도발, 강경책을 나오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밖에 아무것도 아니다"며 "우리 정부가 한반도의 평화와 경제살리기를 위해서라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남북기본합의서,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 6.15남북공동선언 등 남북관계의 질적 발전을 이뤘던 합의문을 만들어내는 데 산파역할을 해 온 임 전 장관은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국정원장, 통일부 장관 등을 지내며 남북관계의 역사적 현장에서 진두지휘 해 왔다. 지난해에는 회고록 「피스메이커」를 출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