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1630
로드맨 "김정은, 오바마와 전화통화 원해"
미 방송 출연해 "김정은은 전쟁 원하지 않는다" 밝히기도
2013년 03월 04일 (월) 08:14:22 이광길 기자 gklee68@tongilnews.com

"그(김정은)는 나더러 오바마에게 한 가지 말해달라고 했다. 그가 오바마에게 원하는 게 하나 있는데, 전화해달라는 것이다." 

지난달 26일부터 1일까지 방북했던 전 미 프로농구스타 데니스 로드맨이 3일(현지시각) 미 ABC방송 'This Week'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로드맨은 지난달 28일 평양 유경정주영체육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함께 '할렘 글로브토로터스' 및 조선체육대학 혼성팀의 농구 홍백전을 관람하고, 만찬도 함께 한 바 있다. 

로드맨은 "그(김정은)가 말하길, '데니스, 나는 (미국과)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전하며 농구광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외교적 조언도 했다. "(김정은은) 농구를 사랑한다. 나는 '오바마도 농구를 사랑한다'고 (그에게) 말했다. 거기서 시작하자." 

미 당국자와 민간인을 불문하고 처음으로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와 직접 대면하고 '친구'가 된 로드맨은 "그는 권력을 사랑하고 통제를 사랑한다"면서도 "그러나, 그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이게 그가 원하지 않는 한 가지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1일 평양을 떠나면서 김정은 제1위원장을 '멋진 사람(awesome guy)'라고 평했던 로드맨은 이날도 "그는 나에게 '좋은 사람(good guy)'이고 나의 친구"라고 강조했다. "그가 한 일들을 눈감아주려는 게 아니라..인간 대 인간으로서 그가 나의 친구(라는 뜻이다)."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제논의, 북한의 2,3차 대응 예고, 한.미의 독수리군사연습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복잡한 가운데, 북한 최고지도자가 스포츠 스타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원하는 것 한 가지(전화통화)', '원하지 않는 것 한 가지(전쟁)'를 분명히 한 것이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메시지를 무게있게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패트릭 벤트렐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김정은-로드맨 면담사실이 알려진 지난 1일(현지시각), "북한 정권은 주민들이 굶주리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 방문객들에게 와인과 저녁만찬을 대접하려고 큰돈을 썼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로드맨은 묘기농구단 '할렘 글로브트로터스', 뉴욕 브루클린 소재 독립 미디어 'VICE' 관계자 등 13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의 부단장으로 지난달 26일 방북했다가 지난 1일 귀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