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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화"
(추가) 한미 외교장관 회견, "북 핵보유국으로 인정되지 않을 것"
2013년 04월 12일 (금) 20:45:30 김치관 기자 ckkim@tongilnews.com
   
▲ 윤병세 외교장관(오른쪽)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12일 회담을 갖고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화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6자든 양자든 우리가 실질적인 미래를 위해 이야기하고 싶다. 비핵화와 궁극적으로 한반도 통일, 평화롭고 핵이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대화하는 것이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2일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한 뒤 가진 윤병세 외교장관과의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마치고 공동기자회견에서 “선택은 김정은에 달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 예방 일정이 늦어져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예정보다 한 시간 가량 늦은 오후 6시 6분경 시작됐으며, 6시 55분부터 회담결과를 담아 공동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케리 장관은 “우리의 희망은 대화하는 것”이라면서도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고 전제하고 대화의 조건으로 “국제적인 의무, 국제적인 표준, 자신들이 수용한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아울러 “비핵화로 나아간다면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못박았다.

특히 “미국, 한국, 국제사회 모두 단결돼 있다.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미국과 대한민국은 평화로운 한반도를 원한다. 그것은 핵무기가 없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고 선을 그었다. 

케리 장관은 대화를 강조하며 6자회담은 물론 양자회담도 가능하다는 전향적 입장을 밝혔지만 전제조건으로 ‘비핵화’를 내세워 북측의 호응을 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도 적절한 상황에서는 대화하겠다고 이야기해왔다”며 “그 상황이 어떤 것인가는 한국이 결정할 것이다. 우리는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공을 한국에 넘겼다. 

   
▲ 한미 외교장관 기자회견은 케리 장관의 청와대 예방 일정이 지연돼 예정보다 40분 늦게 열렸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케리 장관은 “김정은이 미사일 발사를 결정한다면...심각한 오판”이라며 “북한 주민들은 미사일 발사가 아니라 식량을 원하고 힘을 자랑하고자 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기회를 원한다”고 말하고 김정은 제1비서에게 “책임있는 지도력을 발휘하라, 좋은 가능성을 선택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은 몇 개의 훈련을 하지 말라고 명령했다”고 상기시키고 “긴장완화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윤병세 장관도 “우리는 한미연합 억지력과 국제사회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는 것을 재확인 했다”며 “북한이 무모한 행동과 위협을 포기하고 한반도에서 대화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 적극 호응해 오길 바란다”고 말하고 역시 “선택은 북한의 몫”이라고 했다. 

또한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강력한 억지력을 유지하고 도발시에는 강력히 대처한다는 원칙이 있고, 대화의 창을 열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어제 통일부에서 발표한 내용은 이런 기존 입장에 따라 밝힌 것”이라고 설명하고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 “북한이 제기하고 싶은 문제가 있다면 논의할 용의 있다는 대화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날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박근혜 대통령이 잇달아 대북 대화 의지를 표명한데 비해 본격적인 대화 제안을 내놓지는 않았다. 

윤 장관은 ‘인도적 대북 지원’ 문제에 대해 “순수하고 검증가능한 지원에 대해서는 정치적 고려 없이 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유진벨 재단의 결핵약품 반출 승인 사례를 들었다. 

   
▲ 한미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장에는 많은 내외신 기자들이 몰렸다. [사진-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한미 간 쟁점이 되고 있는 2014년 3월 시한의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에 대해 윤 장관은 “유익하고 건설적인 의견을 나눴다”며 “가까운 시일내 수석대표 간 협의를 갖고 지금까지의 협상결과를 종합평가하고 향후 진전을 위한 세부적 기술적 사항을 논의하고, 그 결과에 따라 향후 개정협상 방향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리 장관은 이란과 북한의 핵문제를 예시하며 “민감한 시점에 있다”면서도  “이 협정이 희망적일 거라 생각한다”고 말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때까지 “타결에 도달할 것이라는데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북한의 핵능력에 대해서 케리 장관은 국방부의 평가임을 전제로 “북한이 완전히 시험되고 개발된, 가용한 능력이 있다는 것은 부정확한 보고서”라며 “핵실험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운반체계 시험이 완료된 것은 아니다”라고 확인하고 “점점 위험한 상황으로 가는 건 맞다”고 평가했다. 

윤병세 장관은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은 상당히 높다고 판단한다”면서도 “현 시점에서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 측면에서는 좀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분석한다”고 밝혔다. 

한편, 윤병세 장관은 기자회견 말미에 한미 양측이 공동 기자회견과 별도로 북한 문제와 관련한 별도의 공동 문건을 작성해 회람시키겠다고 예고했지만 공동 문건의 발표 는 이날 자정을 넘겨 13일 새벽 1시경에 간략한 내용으로 배포됐다.

한·미 외교장관회담 공동 성명 
- 2013. 4. 12(금) - 

   
▲ 악수를 나누는 케리 미 국무장관과 윤병세 외교장관.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o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60년의 동맹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안정에 필수적이다. 미국은 최근 북한의 용납할 수 없는 도발에 직면하여 대한민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한다. 

o 한·미 양측은 북한의 위험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주변국들뿐만 아니라 북한의 주민들까지도 위협하고 있으므로, 북한의 비핵화가 중요하다는데 견해를 같이한다. 

o 미국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한국의 곁에 있으며, 미국 자신과 동맹국들을 방어하고 보호할 준비 태세와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한·미 양국은 우리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신중한 군사 및 외교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동시에 한국과 미국은 평화로운 비핵화라는 목표를 지속 유지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o 우리는 북한이 국제 의무와 약속을 지켜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더욱 고립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6자회담 참가국 및 국제사회와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계속 독려할 것이다. 만약 북한이 이러한 선택을 한다면, 우리는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에 따른 공약을 이행할 준비가 되어있다. 그러나 북한은 국제 의무를 준수하는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그 진정성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