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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재개, 국민적 지혜와 힘 모으자"
5일 '금강산관광재개 범국민운동본부' 출범
2012년 09월 05일 (수) 15:52:13 조정훈 기자 whoony@tongilnews.com

▲ 5일 서울 조계사에서 '금강산관광 재개 범국민운동본부' 출범식이 열렸다. 출범식에는 지자체, 정당, 종교계, 시민사회와 금강산 관광 투자 기업 관계자들이 모두 모였다. [사진-민족21 백운종 기자]

4년째 막힌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기 위해 지자체, 정당, 종교계, 시민사회와 금강산 관광 투자 기업들이 하나로 뭉쳤다.

5일 서울 견지동 조계사 한국불교문화역사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금강산관광재개 범국민운동본부' 출범식이 열렸다.

'금강산관광재개 범국민운동본부'는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지역과 기업체들의 피해가 급증하는 데 따라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지구기업협의회, 시민평화포럼, 현대아산 등이 '금강산 관광 재개 모색을 위한 실무회의'를 통해 민간기구 설립 필요성에 따라 결성됐다.

이를 위해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인명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공동대표, 남부원 한국YMCA 총무, 최요식 금강산지구기업협의회 회장 등이 상임대표를 맡았으며,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개인자격으로 동참했다.

'금강산관광재개 범국민운동본부'는 향후 계획으로 △ 금강산 관광 재개 관련, 민간차원의 입장 전달 및 협의를 위해 정부면담 및 북측과 접촉 추진, △ '금강산관광 재개 범국민행동의 날' 추진(10월), △ 피해기업 실태조사, △ 정부제시 3대해결조건(진상규명, 재발방지, 신변보장)에 대한 해법 제시, △ '금강산국제평화콘서트' 등 금강산 남북공동행사 등을 추진키로 했다.

▲ 송대우 금기협 사무국장(왼쪽)과 정경란 평화를만드는여성회 국제위원장이 결성 선언문을 읽고 있다. [사진-민족21 백운종 기자]

이날 출범식에서 이들은 결성 선언문을 통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국민적 지혜와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들은 "금강산 관광의 장기 중단은 남북경제협력 사업이 정부의 조치로 언제든지 후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나쁜 사례"라며 "남북경제협력 사업이 안정적으로 지속되기 위해서라도 남북 양 당국은 하루라도 빨리 대화를 재개하여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질적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남북 당국은 금강산 관광 재개의 관건이 되고 있는 신변보장 문제에 대해 건설적이고 유연한 해결 방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금강산 관광은 남북관계 정상화만이 아니라 남북의 지속적인 공존.번영을 위해 조속히 재개되어야 한다"며 "종교계, 시민단체, 기업, 지자체, 정당 등 각계가 참여하는 '금강산관광재개 범국민운동본부'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절치 과정이 국민적 합의 하에 빠르게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이한 우리의 노력이 경색된 남북관계의 해소와 당국간 대화의 재개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을 확신한다"며 "정부의 협력과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관심"을 호소했다.

이날 출범식에서 '금강산관광재개 범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은 "금강산 광광 재개는 우리가 하나의 민족이라는 공존과 상생의 발로"라며 "4년이 흐르는 동안 불행한 상처를 치유하고 더 큰 화해의 밑거름으로 삼으려는 노력보다는 남은 남대로 북은 북대로 한 치의 양보없이 평행선만 달려온 듯 하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자승 스님은 "남북 당국이 각기 처한 정치적 상황과 입장으로 인해 해결점을 찾는데 진전이 미진하다면, 이제 민간이 나서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비온 뒤 땅이 더 굳어지듯이 남북의 관계가 더욱 다져지는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 인명진 '금강산관광재개 범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민족21 백운종 기자]

인명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공동대표는 "4년의 세월이 흘렀고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는 염려와 걱정 속에서 모임이 만들어졌다"며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는 연평도.천안함과 무관한 문제이다. 어찌보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인명진 대표는 "남북상생과 화해협력의 상징인 금강산 관광 문제 뿐 아니라 남쪽 여러 기업과 특별히 강원도 주민들의 고통이 해결되면 얼마나 바람직하겠느냐"며 "우리가 역할을 찾는 것이 이 모임의 시작이다. 이 문제가 잘 해결되서 남북의 평화와 상생과 협력의 물꼬를 트고 경직된 남북문제도 잘 해결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금강산 관광은 천안함.연평도 사건과 관련없다. 순순한 민간차원에서 진행됐던 것"이라며 "금강산 관광문제는 민간교류차원이다. 남북 당국이 조건없이 만날 것"을 촉구했다.

최 도지사는 "남북 당국이 만나기 힘들면 남북간 신뢰관계 회복에 앞장서시는 어른들이 해주기를 바란다. 그도 안되면 지역문제를 다룰 수 있는 지역 당사자들이 만날 수 있도록 정부가 허가해 달라"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 의지를 정부에 거듭 당부했다.

▲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고성군 피해 사례를 소개하며, 금강산 관광 재개를 촉구했다. [사진-민족21 백운종 기자]

개인자격으로 참석했다는 김덕룡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북 당국자가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 해결책"이라며 "그러나 이뤄지지 못한 채 남북관계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상임의장은 "이제라도 우리 국민들이 합의할 수있는 금강산 관광에 관한 해결방안의 여론을 모아서 남북당국에 우리들 의견을 전달해서 이 문제를 풀수있는 자리가 될 수있도록 건의하고 촉구하고 가능하면 이해당사자를 다 만나서 어려운 점에 대한 해결책을 모아서 건의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금강산 관광 중단 4년, 삶 자체가 고통"

이 자리에는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과 지역 주민들의 사연이 소개됐다.

이종흥 금강산지구기업협의회 수석부회장은 "금강산 관광 중단 4년은 가장 큰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금강산에 투자한 영세업자들은 모두 노동자와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고 있다. 일부 사업자들은 빚 때문에 장기를 팔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호텔에 140억을 투자한 사람은 사채에 묶여 협박전화에 시달린다"고 소개했다.

이 부회장은 "현재 금강산 지역은 북에서 중국 관광객을 데려다 영업한다. 저희의 투자자산이 임의로 사용되고 폐쇄되고 동결되고 있다. 북쪽 하늘을 보면 잠을 못이루고 있다"며 "우리는 정치를 모른다.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서 금강산 관광을 조속히 재개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 이종복 씨는 금강산 관광 중단 피해를 호소하며 "삶 자체가 고통"이라고 하소연했다. [사진-민족21 백운종 기자]

금강산 길목인 강원도 고성군 명파리에서 건어물가게를 운영하던 이종복 씨는 "4년동안 고통이었다. 가게는 문을 열수록 손해라서 열수도 없고, 그렇다고 투자할 게 있어서 문은 안 열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종복 씨는 "막노동을 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일이 없어 현재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4개월 뒤에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지 않으면 파산신청을 해야한다"며 "고성은 태풍 같은 재난선포지역보다 몇만배 피해를 보고 더 큰 아픔이 있다. 태풍피해는 1년 농사를 망쳤지만 우리는 4년농사가 망가졌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삶 그 자체가 행복해야 하는데 고통"이라며 "정부가 원망스럽다. 고성군 주민들도 세금내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고성군민의 염원인 금강산 관광을 빠른 시일내에 재개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금강산 길목인 강원도 고성군 명파리 지역의 가정해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명파리 지역 고아가 34명, 한부모 자녀 170명, 조손자녀 10명으로 가정해체가 심각한 수준이다. 또한 현대아산은 총 1,600명의 직원 중 1,400명이 해고, 200여명은 재택근무로 사실상 해직상태이다.

이날 출범식에는 장경작 현대아산 사장, 최요식 금기협 회장, 김영주 KNCC 총무, 우상호 민주당 최고위원 등 1백여명이 참석했다.

▲ 이날 출범식에는 장경작 현대아산 사장, 최요식 금기협 회장, 김영주 KNCC 총무, 우상호 민주당 최고위원 등 1백여명이 참석했다. [사진-민족21 백운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