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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가스관사업 양해각서 체결
당국자 "제일 중요한 게 통과료, 돈 문제는 시간 걸린다"
2011년 09월 16일 (금) 12:18:36 이광길 기자 gklee68@tongilnews.com
   
▲ 15일 오후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김희용 북한 원유공업상(왼쪽)과 알렉세이 밀러 가즈프롬 회장이 가스관 사업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사진출처-가즈프롬]

북한과 러시아가 남북.러를 통과하는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 동부 부랴티야 자치공화국 수도 울란우데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합의의 후속조치인 셈이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즈프롬은 15일(현지시각) 오후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를 통해, "가즈프롬 수뇌부의 주최로, 알렉세이 밀러 가즈프롬 회장과 김희용 북한 원유공업상이 오늘 (모스크바에서) 실무회동을 가졌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가즈프롬 측에 따르면, 이날 양측은 지난달 정상회담 합의에 의거 러시아로부터 한반도까지의 천연가스 수송 프로젝트 이행을 위한 실용적인 접근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특히 "양측은 가스관 프로젝트 및 관련 분야 협력 진전을 위한 공동 실무그룹 구성에 합의했다"고 했다.

이어 "양측은 프로젝트 이행 관련 정부 간 즉각적인 준비와 서명을 비롯해 가스관 건설에 대한 양 정부 차원의 전면적인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동 결과에 기초해, 가즈프롬과 북한 원유공업성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러시아를 방문 중인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가즈프롬측간의 한.러 회동도 이어졌으나, 남북.러 3자 회동은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관 관련 남북.러 회동 전망'과 관련, 정부 고위당국자는 "러시아가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지켜보죠"라고 다소 관망하는 태도를 견지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일 '추석맞이 특별좌담회'에서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한 데 대해서도 "그 빨리 된다는 게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긍정적 입장 보였다지만 제일 중요한 게 결국 통과료"라며 "북한으로선 이익을 극대화하려 하지 않겠나. 그게 시간이 오래 걸린다. 돈과 관련된 문제들은 시간이 걸린다"고 강조했다.

일차적으로 북.러 사이에서 가스관 통과 루트나 통과료 등을 둘러싸고 윤곽이 잡혀야 한.러 간에 의미있는 협의가 가능하다는 게 이 당국자의 설명이다. 그 외에도 "정치적으로 따져야 할 게 많으니까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비용'과 관련해 주목되는 게, 구소련에 진 북한 채무 탕감 문제다. 러시아측은 북한의 총 채무액이 110억불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1993년초 40억불 가량으로 책정됐는데 이자가 붙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북.러 정상회담 전후에도 러시아측 관리들이 이 문제를 언론에 흘리면서 북한측을 압박하기도 했었다. 14일자(현지시각) <이즈베스티야>는 "러시아 측은 110억불에 이르는 빚의 90%를 면제해주고 나머지 10%는 북한 영내에서 실시하는 공동사업에 이용하는 방안을 제기했다"면서 "북한측은 이 방안에 잠정 동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당국자는 "한 해 가스관 통과료가 1억불이라는 데, 11년치 통과료와 맞바꾸자는 것"이라며 "북한이 수용하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15일 러시아 재무부 공보실도 "최종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며 <이즈베스티야> 보도와 선을 그었다.

(2보,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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