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3477

"평양 가는 길 많이 편해졌습니다"
고려항공 남측 단독 대리점 '아이컴퍼니' 이성원 대표
2009년 03월 24일 (화) 01:49:56 정명진 기자 http://onecorea615.cafe24.com/xe/tongilnews/mailto.html?mail=mjjung@tongilnews.com
북한을 방문하는 일이 예전보다 쉽지 않다. 금강산과 개성관광이 중단되면서 북한과의 거리감은 갈수록 멀어진다. 남북 경제협력사업이나 민간교류를 담당하는 이들도 이제는 제3국인 중국을 거쳐 평양을 방문하는 일이 더 빈번해졌다.

중국을 통해 평양을 방문하는 절차는 번거롭다. 평양으로 들어가는 고려항공 항공권과 북한 사증(비자)을 발급받기 위해 중국 현지 항공사를 직접 방문해야 하거나 대리할 수 있는 현지 조선족 교포를 고용해야 한다.

  83477_16001_1624.jpg  
▲ 이성원 '아이컴퍼니' 대표를 23일 <통일뉴스> 사무실에서 만났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예전에는 고려항공 예약이 된 줄 알고 중국에 갔다가 좌석이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만약에 서울에서 비행기가 늦어서 심양에서 평양으로 가는 비행기를 못 탔을 경우 대책이 없었지요."

이성원 '아이컴퍼니' 대표는 '어떻게 하면 평양에 편하게 갈 수 있을까'하는 점에 주목했다. 문제는 항공권이었다. 한번쯤 단체 평양방문 업무를 담당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10-20명의 항공권을 구입하기 위해 중국 위안화 '돈다발'을 몸에 품고 있는 것도 심적 부담이다.

하지만 이제는 떠나기 전에 서울에서 e-ticket(전자항공권)을 받아 마음 편히 평양으로 향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아이컴퍼니'가 북한 고려항공과 항공권 판매에 대한 남측 독점 판매 대리점 계약을 체결한 것.

"이제 많이 편해졌습니다. 고객이 연락만하면 저희가 온라인을 통해 고려항공의 대리회사인 북경의 대리점에 잔여좌석 사항과 예약 요청해서 예약확인증과 이티겟을 발부합니다."

이전에 북경을 경유해서 평양을 방문할 경우, 북측 비자 발급과 항공권 구매를 위해 북경에서 1박을 해야 했지만, 이제는 오전 북경행 비행기를 타면 중국에 입국하지도 않고 당일 평양에 도착할 수 있다.

이미 중국의 여행사와 함께 중국 여권 없이도 북측 사증(VISA)을 발급받을 수 있는 대행 시스템도 구축했다. 북경수도공항 국제환승구역의 고려항공 직원을 통해 항공권과 북측 사증을 받으면 된다.

수화물도 북경 공항에서 찾았다가 다시 고려항공에 싣는 번거로움 없이 인천공항에서 맡기면 평양에서 직접 찾을 수 있게 됐다.

  83477_15998_5952.jpg  
▲ 아이컴퍼니와 대리회사인 북경외기항공복무유한공사(北京外企航空服務有限公司)의 남측 독점 항공권 판매 대리점 계약서. [제공-아이컴퍼니]

이 대표는 그동안 불확실했던 고려항공 이용이 제도화 된 것이라며 "이북 기업의 남측 대리점은 최초가 아니겠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북한 고려항공 입장에서도 남측 이용객에 대한 시스템을 구축은 득이다.

"고려항공측에서도 그동안 고객관리가 안됐어요. 항공운항 스케줄이 변경되거나 이런 급박한 대처가 필요할 때 연락처가 없어서 남측 손님들한테 통보도 못했던 겁니다. 그러나 이제 그런 경우 저희를 통해 항시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이컴퍼니를 통해 고려항공 항공권을 구입해도 추가비용은 없다. 이 대표는 "비용은 저렴해지지 않았지만, 단체로 구입할 경우 할인해주는 방식이나 신용카드 결제 문제도 앞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계약 체결 이후 처음으로 이번 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15남측위), '겨레말 큰사전 편찬위원회'가 이 시스템을 이용한다.

"남북간 소통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

아이컴퍼니는 금강산 관광 사업을 주로 담당해왔다. 남북관계 정세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 사업이다 보니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6년 말 여행사를 개설하자마자 핵실험으로 한 차례 고비를 맞기도 했다.

이후 6.15남측위 금강산 기행사업도 하고 안치환, 인순이 콘서트와 함께하는 금강산 관광 상품을 내놓으면서 현대아산 대리점 중 열 손가락 안에 꼽히기도 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이후로 큰 타격을 받게 됐다.

"금강산 관광도 중단되고 개성공단도 중단되고 보니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어요. 그런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고민하다가 평양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한 것입니다. 필요하면 두들기고 반응이 있으면 되더라고요."

  83477_15999_1510.jpg  
▲ 북한의 민항기 '고려항공'. [자료사진-통일뉴스]
아이컴퍼니는 지난해 11월부터 중국경유 방북수속 대행업무를 진행해오다, 올해 3월 13일 고려항공의 대리회사인 북경외기항공복무유한공사(北京外企航空服務有限公司)와 남측 독점 항공권 판매 대리점 계약을 체결했다.

뿐만 아니다. 아이컴퍼니와 고려항공은 향후 항공기를 이용한 항공수화물운송과 항공특송사업도 전개하기로 합의했다.

"항공수화물 사업을 착안하게 된 것은 평양에서 20년 동안 사업을 해온 한 기업의 요청 때문이었어요. 옷을 만들어서 견본품을 보내는데도 시간이 너무 걸린다면서 그 문제를 해결해주면 좋겠다는 요청이었습니다."

이미 국제적 물류기업인 DHL이 이 사업을 독점하고 있지만 서울에서 평양까지 견본품이나 서류를 보내는데 1주일 가까이 걸린다. 하지만, 고려항공을 이용할 경우 1박 2일로 줄일 수 있게 된다.

아이컴퍼니는 우선적으로 4월말, 5월초순경부터 남북 경제협력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체와 인도적.사회문화 교류를 하는 단체들의 편의를 위해 항공수화물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12월경부터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개성의 경제협력협의사무소를 통한 남북 간 화물운송(택배)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남북경협을 하는 기업들은 이런 시스템이 절실하다.

"남과 북이 소통하는데 필요한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회사로 만들고 싶어요. 사람을 보내건 화물을 보내건 남과 북을 오가는 시스템을 구축해 갔으면 좋겠습니다. 남북 경협 관련해서 좋은 일을 같이 만들어 가겠습니다."

6.15공동위 남측본부 협동사무처장,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사무처장을 역임한 이성원 대표. 그의 이같은 노력이 갈수록 멀어지고 있는 남북간의 거리감을 조금씩 좁혀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관련기사
· 아이컴퍼니, 北 고려항공 남측 항공판매 독점계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