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식 통일, 현재진행형 - 10점
백낙청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1998년 <흔들리는 분단체제> 이후 8년만에 선보이는 백낙청의 사회비평서이자 시국평론집이다. 전작에서 선보였던 지은이의 통일담론의 뒤를 이어 '6.15 공동선언'으로 대표되는 현재의 남북 분단 상황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남북 관계를 조망하는 글들을 다수 실었다.

"어물어물 진행중인 한반도식 통일, 그 1차적 완성이 눈앞에 다가왔다!" 1980년대 말부터 줄기차게 분단체제론을 전개해 왔고, <흔들리는 분단체제>에서 이미 분단체제의 동요를 읽어낸 지은이는 이번에는 한반도식 통일이 이미 현재진행형 상황에 들어섰음을 주장한다.

통일을 지금의 분단체제보다 국민들이 더 나은 체제에서 살게 만드는 작업이라는 인식 하에서, 국가연합 형태의 점진적인 분단체제 극복을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보는 지은이는 이른바 '6.15 시대'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한다. 전쟁 같은 불가피한 파국을 전제로 하는 일회성 사건으로서의 통일이 아니라면, 통일은 어느 순간 '도둑같이' 찾아올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러한 시각을 바탕으로 지은이는 남북의 점진적 통합과 연계된 총체적 개혁을 6.15 시대의 목표로 제시하는 등 보다 확장된 주장을 내놓기도 한다. NL(민족해방파, 자주파), PD(민중민주파, 평등파), BD(부르조아민주주의, 온건개혁세력)의 3자결합을 제안하고,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에서 나타난 최장집 교수의 시각을 분단시대에 대한 고려가 간과되었다는 점에서 비판하는 것이 그 예이다.

그 외에 다국적 민족공동체이자 네트워크로서의 한인공동체 건설에 대한 주장, 지속가능한 발전을 대체할 '생명지속적 발전'의 제안, 지속불가능한 발전의 유공자로서 박정희에 대한 평가 등을 담았다.




백낙청 - 1938년에 태어났다. 고교 졸업 후 도미하여 브라운 대학.하버드 대학에서 수학했고, 1972년 하버드 대학에서 D. H. 로런스 연구로 영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6년 계간 「창작과비평」을 창간한 이래 편집인.발행인 등을 역임하며 분단현실의 체계적 인식과 실천적 극복에 매진해왔다. 제2회 심산상, 제1회 대산문학상(평론부문), 제14회 요산문학상, 제5회 만해상 실천상을 수상했다. 2006년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인으로 있다.

지은 책으로 <리얼리즘과 모더니즘>(공저),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1>,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2>, <민족문학의 새 단계:민족문학과 세계문학 3>, <통일시대 한국문학의 보람 - 민족문학과 세계문학4>, <분단체제 변혁의 공부길>, <서구 리얼리즘소설 연구>, <한국문학의 현단계>(2,3,4권 공저), <한국민족민중운동연구> 등이 있다.

이 밖의 작품으로 <현대문학을 보는 시각>, <흔들리는 분단체제>, <민족시인 신동엽>(공저), <민족주의란 무엇인가>, <성찰과 모색>, <증언으로서의 문학사>(공저), <21세기의 한반도 구상> 등이 있고, 엮은 책으로는 <어느 바람>, <송건호 전집>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목사의 딸들>,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전4권 공역) 등이 있다.

6.15 공동선언 이후의 세월 동안, 애초의 부푼 기대가 갖가지 난관으로 좌절을 겪는 가운데서도 남북관계가 꾸준히 진전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나는 진작에 흔들리던 분단체제가 드디어 허물어지기 시작했으며, '6.15시대'가 곧 분단체제의 해체기에 해당한다는 믿음을 굳히게 되었다.

즉 6.15 공동선언은 한반도의 통일을 독일식도 베트남식도 아닌 우리식으로 하자는 합의였을 뿐 아니라 이러한 한반도식 통일에 시동을 건 사건으로서, 이후 온갖 파란을 헤치면서 그러한 통일작업이 진행되어 왔다고 믿는 것이다. - 백낙청

    

책머리에

제1부
1. 6.15시대의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2. 6.15시대의 대한민국
3. 한반도의 통일시대와 한일관계
4. 분단체제와 '참여정부'
- 덧글: 변혁적 중도주의와 한국 민주주의

제2부
5.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새 발상
6. 6.15선언 이후의 분단체제 극복작업
7. 다시 지혜의 시대를 위하여
8. 통일작업과 개혁작업
- 덧글: 이수훈 교수의 분단체제론 비판에 답함
9. 한반도의 2002년

제3부
10. 한반도에 '일류사회'를 만들기 위해
11. 새만금 생태보존과 바다도시 논의
12. 동북아와 한반도의 평화체제는 가능한가
13. 21세기 한국과 한반도의 발전전략을 위해
14. 박정희 세대를 어?게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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