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1일(현지시각) 부장관에 공식 취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이은 국무부 ‘넘버 2’ 자리로 수직상승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취임 선서를 하는 비건 부장관의 사진을 올리고 “이제 공식적이다. 스티븐 비건은 신임 국무부 부장관”며 “오늘 그의 취임 선서를 받아 영광이다. 그는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고 우리의 안보를 보장하는 외교정책의 실행에 있어 우리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적임자”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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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부장관은 대북특별대표 직함도 유지한 채 대북 협상 대표 역할을 계속할 예정이다. 상원 동아태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 의원은 지난 19일 비건 부장관 인준안의 상원 통과 뒤 환영 성명을 내어 “비건은 미국의 대북특별대표로 계속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언론은 폼페이오 장관이 내년 11월 캔자스주 상원의원 출마를 위해 상반기 중 물러나면 비건 부장관이 장관 대행을 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비건 부장관은 지난 15일부터 한국, 일본, 중국을 순서대로 방문해 북한의 동향과 향후 대응을 논의한 뒤 20일 귀국했다. 그는 이 기간에 북한 쪽에 만남을 공개적으로 제안했으나, 결국 북한과 접촉하지 못했다. 그는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이게 내 메시지다. 여러분 모두에게 ‘메리 크리스마스’가 되라는 것”이라며 “여러분은 내가 한국에서 한 말을 들었다. 그리고 그 발언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긴장고조 행위를 하지 말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향후 행동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하고 대북 대응과 무역 문제 등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시 주석과 우리의 대규모 무역 합의에 대해 아주 좋은 대화를 했다”며 “북한도 논의했다. 우리가 중국과 협력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연말 시한’과 함께 대미 압박을 가하고 있는 북한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시 주석에게 북한의 긴장고조 행위 억제와 이후 대응 공조에 대해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통화에서 “모든 당사자가 타협하고 대화 모멘텀을 유지해야 하며 이는 모든 당사자의 공동 이해에 기여할 것”이라며 모든 당사자가 북한 문제에 정치적 해결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전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20일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핵프로그램에 대한 가장 좋은 해결책은 정치적 해결이라고 분명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싸워 이길 수 있는 높은 대비태세를 확실히 하는 것”을 강조했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도 이 회견에서 북한의 행동에 관한 예측에는 말을 아끼면서 “우리는 어떤 것에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찰스 브라운 태평양공군사령관은 지난 17일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과 관련해 “내가 예상하기로는 장거리탄도미사일의 일종이 선물이 될 것”이라며 “크리스마스 전야냐, 크리스마스냐, 신년이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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