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6.15공동선언 이행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지난 2000년 6월 15일, 분단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열린 남북정상회담은 통일의 이정표 6.15공동선언을 우리 민족에게 안겨 주었다. 역사적인 6.15공동선언은 반세기 동안 경색되어 있던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정치, 군사, 경제, 문화, 사회 전반에 걸쳐 인적, 물적 교류가 활발해졌고, 남북관계는 급속히 발전하였다.

하지만 지난 해 이명박 정부의 그릇된 대북정책으로 인해 남북관계는 중대한 위기를 맞으며 후퇴하게 되었다. 금강산과 개성관광은 중단되었고, 민족경제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개성공단 마저 위기에 처해졌다. 남북 당국 간 대화는 물론 민간교류도 중단되었다. 잘나가던 남북관계가 경색의 시대로 후퇴한 것이다.

경색이란 소통되지 못하고 막힘을 뜻한다. 인간의 몸도 원활하던 신진대사가 한 곳이라도 소통되지 못하고 막히게 되면 위험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최근 남북관계는 한 곳이 막힌 것이 아니라, 모든 분야가 막혀 버린 총체적 경색 국면이다.

이런 와중에 다행히 지난 1월 9일에 우리 대전충남지역을 포함한 전국의 52개 시군 농민들이 일 년 동안 땀과 정성으로 가꾸어온 174톤의 통일쌀을 뱃길을 통해 북으로 전달하였다. 경색된 남북관계로 인해 정부 차원의 교류가 부재하고, 정부지원이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모금과 농민들의 땀으로 키운 통일쌀을 북으로 전달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간 지속되었던 남북경색 국면을 풀기 위한 민간교류 차원의 물꼬를 틀게 된 것이다. 이 물꼬는 남측의 농민들에게는 희망을, 우리 민족에게는 통일을 안겨줄 시원한 마중물이 될 것이다.

이제는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한 때이다. 정부는 남북경색을 풀기 위한 민간차원의 마중물을 받아, 남북관계를 발전을 위해 대북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6.15공동선언과 10.4공동선언 이행에 나서는 것이다. 그래서 반드시 올해에는 민간차원의 한 바가지 마중물과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남북경색을 해갈시킬 통일샘물이 펑펑 솟아오르길 기대한다. 농사의 시작이 봄철 모내기 이듯... 남북관계의 새로운 시작이 올 봄에 통일쌀 모내기와 함께 시작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2009년 1월 15일
                       6.15공동선언실천 민족공동위원회 대전충남본부


* 이 글은 2009년 1월 15일자, 중도일보 기획, "2009 지역현안 NGO에 듣는다"에 기고된 글입니다.
http://www.joongdo.co.kr/jsp/article/article_view.jsp?pq=200901140113